현대제철 포항공장 (사진=현대제철)
■ 포항 2공장 철강 수요 급감으로 전면 휴업···희망퇴직·사업부 매각 등 구조조정 본격화
현대제철이 철강 경기 침체의 여파로 경북 포항 2공장에 대한 전면 휴업에 들어갔다. 철강 수요 급감으로 생산 물량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서 현대제철은 자동차용 강판 공급처를 한국GM까지 확대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지난 7일부터 포항 2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하고 휴업에 돌입했다. 포항 2공장은 이미 지난해 11월에도 폐쇄가 추진된 바 있다. 당시 철강 업황 부진으로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고 현대제철은 공장 폐쇄 방침을 내놨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로 폐쇄는 철회됐고 이후 제한적 생산만 이어왔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철강 수요 위축과 내수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운영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결국 전면 휴업이 결정됐다. 현대제철은 구조조정도 병행하고 있다. 포항 공장 기술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했고 포항 1공장 내 중기사업부는 매각 절차를 진행 중이다.
■ 한국GM에 첫 강판 납품…당장 성과보다 거래처 다변화 의미
철강 시장 불황 속에서 현대제철은 새로운 수요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이르면 오는 9월부터 한국GM에 연간 약 10만t 규모의 자동차용 강판을 처음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현대제철은 그동안 현대차와 기아 등 그룹사에 집중적으로 자동차 강판을 공급해왔다. 한국GM은 중국 바오산강철이나 포스코 등으로부터 강판을 공급받았지만 최근 미중 무역 갈등으로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제철과 한국GM의 협력은 모회사인 현대차그룹과 GM 간 협력 흐름과도 맞물린다. 지난해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메리 바라 GM 회장은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두 그룹은 공동 구매, 공동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GM과의 거래가 단순한 납품을 넘어 현대제철의 외부 공급 확대를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 침체가 극심해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는 어렵겠지만, 공급망 다변화로의 의미는 충분할 것”이라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