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승언 제공 어릴 때부터 뭐 하나 꾸준히 하는 법이 없었던 소년이 있었다. 우연히 중학교 밴드 동아리에서 기타를 잡게 되기 전까지의 일이다. 현재 승언이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인 양범근은 유독 기타에 애착을 보였고, 온종일 기타를 잡고 연습하는 게 일상이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그는 스스로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승언이 됐다.  2015년 본명인 양범근으로서 EP 앨범 ‘허밍’을 발매했고, 이번 앨범부터 ‘승언’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다시 출발했다. 활동명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당시 어머니가 실제 아들의 이름을 바꾸려고 지어온 승언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결국 지금의 활동명으로 사용하게 됐다. “본명 양범근으로 활동하던 시절, 그러니까 스무 살 이전에 썼던 곡들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색을 잡아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허밍’ 앨범의 수록곡들은 어린 소년의 풋풋한 마음이 느껴져요. 4년이 지나도 승언의 ‘연서’ 앨범은 확실히 이전보다 진중해지고, 어른스러워진 소년의 마음이 담겼어요. 단순히 작업하면서 성장했다고 말하기 보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조금 더 성숙하게 표현하게 되는 과정을 알아가게 됐다고 말하고 싶네요”  사진=승언 제공 승언의 목소리로 채워진 앨범은 대부분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뼈아픈 이별의 상황을 그리고 있는 다수의 수록곡들도 한없이 잔잔하다. 단순히 사랑 혹은 이별의 감정을 토해내는 것이 아니라, 차분한 그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듣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듯 하다.  “사랑이라는 감정과 과정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또 그렇게 만들어진 제 음악이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고요. ‘연서’의 수록곡들은 기본적으로 경험담이지만, 상상을 통한 각색이 있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저는 사랑에 관한 노래를 쓸 때 듣는 이들이 노래의 대상을 ‘연인’으로만 한정 짓지 않도록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다소 직설적이고, 비유가 덜하지만 그렇기에 모든 상황에 대입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쓴 가사들이에요”  ‘연서’라는 앨범명을 결정하는 계기가 된 수록곡 ‘편지’를 비롯해 이번 앨범에는 ‘봄’ ‘나 혼자 했던 사랑’ ‘염원’ ‘러브 송’(Love Song) ‘위로’ ‘잔상’ 등 총 7곡이 담겨 있다. 이별 후의 이야기를 다룬 곡이 많은 만큼 그는 “혹시나 (전 연인이)노래를 듣는다면 기분 나빠하지 않고, 못 다한 마음이 뒤늦게라도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는 승언의 새로운 시도도 있었다. 수록곡 ‘잔상’은 프로듀서 CullEN.의 편곡을 통해 알앤비 장르의 곡으로 재탄생됐다.  “기본적으로 전 듣기 편한 노래를 추구해요. 고음을 내지르지 않아도 멜로디가 그 사람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 저만 할 수 있는 스타일의 곡을 만들고자 노력하죠. 사실 가사에 있어서는 어릴 적부터 글은 쓴다는 행위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부끄럽고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부족한 글 솜씨로 담은 노랫말을 좋아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생기다 보니 억지로 꾸미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것에 조금은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웃음)”   사진=승언 제공 중학교 시절 지방에서 대안학교 기숙생활을 했던 승언은 이후 쭉 서울에 거주하면서 음악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음악 활동을 위해 스무 살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혼자의 힘으로 힘든 환경에서 음악을 해나가고 있지만 그는 지금의 생활에 안주하지도, 혹은 좌절하지도 않았다.  “소위 말하는 인디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들은 다들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온종일 알바를 하고 남는 시간에 곡 작업을 하는 것이 힘들지만 당연하다는 생각이에요. ‘설 수 있는 무대가 없다’ ‘기회가 없다’는 말들은 사실 무의미한 것 같아요. 인디 밴드뿐 아니라 회사에 소속되어 데뷔한 이들도 무대에 서는 게 어려운 건 마찬가지잖아요. 마냥 시장 자체를 탓하는 것보다 제 몫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음악을 해나갈 것인지 고민하는 게 옳다고 봐요. 언젠가 빛을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어요”  어린 시절 넬, 김광석, 데미안 라이스, 제이슨 므라즈 등의 음악에 영향을 받고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갖게 된 승언은 이번 앨범을 통해 꾸준히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 싱글 앨범을 주기적으로 발매하면서 사람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음악이 당장에 어떤 큰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자만은 하지 않았다.  “3분, 길게는 6분가량의 제 노래를 듣는 그 순간만큼은 리스너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그들에게 조그마한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아요. 꾸준히 음악을 하고 싶어요. 현실에 부딪혀 음악을 그만두지 않길 바라고, 꼭 뮤지션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인디;파인(人)더] 싱어송라이터 승언, 잔잔한 멜로디에 담은 공감의 메시지

“현실에 부딪혀 음악 그만두지 않길”

박정선 기자 승인 2019.12.13 10:05 | 최종 수정 2019.12.15 14:40 의견 0
사진=승언 제공

어릴 때부터 뭐 하나 꾸준히 하는 법이 없었던 소년이 있었다. 우연히 중학교 밴드 동아리에서 기타를 잡게 되기 전까지의 일이다. 현재 승언이라는 예명으로 활동 중인 양범근은 유독 기타에 애착을 보였고, 온종일 기타를 잡고 연습하는 게 일상이 됐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그는 스스로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싱어송라이터 승언이 됐다. 

2015년 본명인 양범근으로서 EP 앨범 ‘허밍’을 발매했고, 이번 앨범부터 ‘승언’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다시 출발했다. 활동명에 대해 고민하고 있던 당시 어머니가 실제 아들의 이름을 바꾸려고 지어온 승언이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결국 지금의 활동명으로 사용하게 됐다.

“본명 양범근으로 활동하던 시절, 그러니까 스무 살 이전에 썼던 곡들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색을 잡아가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허밍’ 앨범의 수록곡들은 어린 소년의 풋풋한 마음이 느껴져요. 4년이 지나도 승언의 ‘연서’ 앨범은 확실히 이전보다 진중해지고, 어른스러워진 소년의 마음이 담겼어요. 단순히 작업하면서 성장했다고 말하기 보다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조금 더 성숙하게 표현하게 되는 과정을 알아가게 됐다고 말하고 싶네요” 

사진=승언 제공

승언의 목소리로 채워진 앨범은 대부분 차분하고 편안한 느낌이다. 뼈아픈 이별의 상황을 그리고 있는 다수의 수록곡들도 한없이 잔잔하다. 단순히 사랑 혹은 이별의 감정을 토해내는 것이 아니라, 차분한 그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듣는 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듯 하다. 

“사랑이라는 감정과 과정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표현하고 싶어요. 또 그렇게 만들어진 제 음악이 조금이나마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고요. ‘연서’의 수록곡들은 기본적으로 경험담이지만, 상상을 통한 각색이 있다고 봐야겠죠? 그리고 저는 사랑에 관한 노래를 쓸 때 듣는 이들이 노래의 대상을 ‘연인’으로만 한정 짓지 않도록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다소 직설적이고, 비유가 덜하지만 그렇기에 모든 상황에 대입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쓴 가사들이에요” 

‘연서’라는 앨범명을 결정하는 계기가 된 수록곡 ‘편지’를 비롯해 이번 앨범에는 ‘봄’ ‘나 혼자 했던 사랑’ ‘염원’ ‘러브 송’(Love Song) ‘위로’ ‘잔상’ 등 총 7곡이 담겨 있다. 이별 후의 이야기를 다룬 곡이 많은 만큼 그는 “혹시나 (전 연인이)노래를 듣는다면 기분 나빠하지 않고, 못 다한 마음이 뒤늦게라도 전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쿠스틱 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는 승언의 새로운 시도도 있었다. 수록곡 ‘잔상’은 프로듀서 CullEN.의 편곡을 통해 알앤비 장르의 곡으로 재탄생됐다. 

“기본적으로 전 듣기 편한 노래를 추구해요. 고음을 내지르지 않아도 멜로디가 그 사람에게 잘 전달될 수 있는, 저만 할 수 있는 스타일의 곡을 만들고자 노력하죠. 사실 가사에 있어서는 어릴 적부터 글은 쓴다는 행위에 대한 거부감이 있어서 부끄럽고 자신이 없었어요. 하지만 부족한 글 솜씨로 담은 노랫말을 좋아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생기다 보니 억지로 꾸미지 않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솔직하게 담아내는 것에 조금은 자신감이 생긴 것 같아요(웃음)”  

사진=승언 제공

중학교 시절 지방에서 대안학교 기숙생활을 했던 승언은 이후 쭉 서울에 거주하면서 음악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음악 활동을 위해 스무 살부터 아르바이트를 하며 스스로의 삶을 개척해 나가고 있다. 혼자의 힘으로 힘든 환경에서 음악을 해나가고 있지만 그는 지금의 생활에 안주하지도, 혹은 좌절하지도 않았다. 

“소위 말하는 인디이기 때문에 겪는 어려움들은 다들 비슷할 거라고 생각해요. 저 역시 온종일 알바를 하고 남는 시간에 곡 작업을 하는 것이 힘들지만 당연하다는 생각이에요. ‘설 수 있는 무대가 없다’ ‘기회가 없다’는 말들은 사실 무의미한 것 같아요. 인디 밴드뿐 아니라 회사에 소속되어 데뷔한 이들도 무대에 서는 게 어려운 건 마찬가지잖아요. 마냥 시장 자체를 탓하는 것보다 제 몫으로 받아들이고, 어떻게 음악을 해나갈 것인지 고민하는 게 옳다고 봐요. 언젠가 빛을 보길 바라는 마음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어요” 

어린 시절 넬, 김광석, 데미안 라이스, 제이슨 므라즈 등의 음악에 영향을 받고 싱어송라이터의 꿈을 갖게 된 승언은 이번 앨범을 통해 꾸준히 공연을 이어갈 예정이다. 또 싱글 앨범을 주기적으로 발매하면서 사람들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그렇다고 자신의 음악이 당장에 어떤 큰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자만은 하지 않았다. 

“3분, 길게는 6분가량의 제 노래를 듣는 그 순간만큼은 리스너들과 감정을 공유하고, 그들에게 조그마한 위로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아요. 꾸준히 음악을 하고 싶어요. 현실에 부딪혀 음악을 그만두지 않길 바라고, 꼭 뮤지션으로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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