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보린'으로 유명한 삼진제약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3000억원을 돌파했다. 삼진제약에서 40년 이상 몸담은 최용주 대표의 내실경영을 통한 체질개선이 효과를 낸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진제약은 지난해 별도재무제표 기준 매출 3084억원으로 전년보다 5.6%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2억원, 당기순이익은 407억원을 기록해 각각 57.1%, 115.3% 급증했다. 삼진제약이 매출 3000억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2021년 이후 300억원 아래로 내려갔던 영업이익도 반등에 성공했다.

외형성장은 항혈전제 플래리스, 건기식 브랜드 하루엔진, 게보린 등 주요 품목의 성장세가 실적을 견인한 덕분이다. 아울러 일부 수익성이 낮은 품목들을 정리하며 원가율 개선에도 나선 결과 2023년 7%에 수준에 머물렀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0.4%로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최용주 대표가 내세웠던 내실경영이 결실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2021년부터 삼진제약을 이끌고 있는 최 대표는 삼진제약에서 영업부 이사와 상무, 전무, 부사장을 거치는 등 약 40년 이상 근무하면서 삼진제약의 강점과 약점을 모두 파악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삼진제약의 체질개선은 최 대표가 수장에 올라 리더십을 발휘한 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 대표는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이 필수적이라고 판단,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 많은 역량을 쏟아 왔다. 먼저 지난 2021년 12월 '혁신신약 개발을 통한 글로벌 제약사로 도약'을 목표로 마곡 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이후 신약연구개발에 특화된 판교중앙연구소와 본사에 있던 임상·개발팀 구성원들을 마곡 연구센터에 집결시켜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임상·허가 등의 최종 단계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시스템 구축 이후 R&D 비용을 지속적으로 증가시켰다. 삼진제약의 R&D 비용은 2021년 303억원에서 2023년 354억원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했고 매년 매출의 10% 이상을 R&D 비용으로 투입하고 있다. 현재 개발을 진행중인 파이프라인에서는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제 ‘AR1001’ 상용화에 대한 관심이 높다. AR1001은 2023년 아리바이오로부터 기술이전을 받아 공동개발에 착수한 물질로 삼진제약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이 빠르다.

현재 미국과 한국을 포함해 글로벌 11개국에서 임상 3상에 진입하거나 임상시험 계획을 승인받았다. 공동개발이지만 AR1001이 상용화에 성공할 경우 삼진제약의 첫 신약이 된다. 또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를 개발하는 글로벌 빅파마와도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중장기적 글로벌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신약 후보물질 발굴 역시 이어지고 있다. 중심은 항암제와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등 대사질환치료제다. 삼진제약은 2022년부터 현재까지 항암제 7개, MASH 4개 등 총 16개의 신약 후보물질을 탐색해 개발하고 있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원가 개선 등에 따라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며 법인세 환급 등에 따라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늘었다”며 “올해도 지속 가능한 성장 목표로 지속적으로 투자를 이어가며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