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아내를 죽였다' 스틸 배우 데뷔 10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았다. 이시언은 감초연기로 혹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렸지만, 주연의 위치에 쉽게 설 수 없었다. 그래서 그의 첫 주연작 ‘아내를 죽였다’는 그에게도, 그의 팬들에게도 중요했다. 결론부터 언급하면 작품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질감 없이 연기 변신에 성공하며 새 얼굴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11일 개봉한 이 영화는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 정호(이시언 분)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이시언이 주연을 맡아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주목한 점은 두 가지였다. 그가 90분이 넘는 드라마를 온전히 홀로 끌고 갈 수 있는 내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리고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각인된 ‘허당’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지였다.  영화 초반부 코믹함을 싹 뺀 진지한 얼굴로 등장한 이시언은 이러한 우려의 시선을 완벽하게 지웠다. 술이 덜 깨 허술한 모습으로 등장했을 때는 이전의 편안한 매력이 먼저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별거 중인 아내가 살해 됐다는 소식과 자신이 용의 선상에 올랐다는 말을 접하자 웃음기를 완전히 지우고 경찰에게 프라이팬을 휘두르며 강렬하게 영화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전날 밤의 일이 기억나지 않자 불안감에 시달리며, 절박하게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는 극한 상황에 몰린 인물을 처절하게 표현해 보는 이들을 몰입하게 한다. 사진=영화 '아내를 죽였다' 스틸 ‘아내를 죽였다’는 이시언의 감정 연기가 관객 몰입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남편 정호가 자신의 전날 밤 행적을 되짚으며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영화의 쫄깃함과 스릴감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의 시선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만큼,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속에서 정호의 감정 변화가 제대로 전달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시언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과 상황이 극으로 치닫자 모든 것을 걸고 저항하는 처절함 등 어려운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하며 그동안 쌓은 내공을 제대로 보여줬다. 다만 ‘아내를 죽였다’ 전개가 허술해 방향을 잃자 이시언의 연기가 후반부 다소 흔들린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누명을 벗기 위해 분투하며 쫄깃한 스릴을 만들던 정호가 아내에 대한 사랑을 뒤늦게 깨닫고 오열하는 등 신파적인 장면을 만들게 되고, 이시언이 갑작스러운 감정의 전개를 적절한 연기로 메워주지 못하면서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영화의 반전을 위해 정호의 성격이 갑자기 급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등 캐릭터의 성격이 일관되지 못해 연기에 의문이 남는 장면들도 일부 있었다. 작품 자체의 문제로 인해 배우의 연기에도 구멍이 생긴 셈이다. 중반 이후까지 새로운 모습을 이질감 없이 연기하며 주연의 무게감을 의연하게 소화하던 이시언이기에 후반부 단점이 더욱 아쉽다. 그럼에도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줬던 ‘허당’ 매력을 벗어나 연기자로서 새로운 매력을 증명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도전이 됐을 것이다.

[스타 초점] 데뷔 10년만에 첫 주연… ‘아내를 죽였다’ 이시언, 절반의 성공

장수정 기자 승인 2019.12.17 13:22 | 최종 수정 2019.12.21 09:18 의견 0
사진=영화 '아내를 죽였다' 스틸

배우 데뷔 10년 만에 첫 주연을 맡았다. 이시언은 감초연기로 혹은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름을 알렸지만, 주연의 위치에 쉽게 설 수 없었다. 그래서 그의 첫 주연작 ‘아내를 죽였다’는 그에게도, 그의 팬들에게도 중요했다.

결론부터 언급하면 작품 완성도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이질감 없이 연기 변신에 성공하며 새 얼굴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11일 개봉한 이 영화는 음주로 전날 밤의 기억이 사라진 남자 정호(이시언 분)가 아내를 죽인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사투를 그린 스릴러다. 이시언이 주연을 맡아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주목한 점은 두 가지였다. 그가 90분이 넘는 드라마를 온전히 홀로 끌고 갈 수 있는 내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그리고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각인된 ‘허당’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지였다. 

영화 초반부 코믹함을 싹 뺀 진지한 얼굴로 등장한 이시언은 이러한 우려의 시선을 완벽하게 지웠다. 술이 덜 깨 허술한 모습으로 등장했을 때는 이전의 편안한 매력이 먼저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별거 중인 아내가 살해 됐다는 소식과 자신이 용의 선상에 올랐다는 말을 접하자 웃음기를 완전히 지우고 경찰에게 프라이팬을 휘두르며 강렬하게 영화의 포문을 열었다.

이후 전날 밤의 일이 기억나지 않자 불안감에 시달리며, 절박하게 사건을 추적하는 과정에서는 극한 상황에 몰린 인물을 처절하게 표현해 보는 이들을 몰입하게 한다.

사진=영화 '아내를 죽였다' 스틸

‘아내를 죽였다’는 이시언의 감정 연기가 관객 몰입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남편 정호가 자신의 전날 밤 행적을 되짚으며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영화의 쫄깃함과 스릴감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의 시선으로 사건이 진행되는 만큼,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 속에서 정호의 감정 변화가 제대로 전달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이시언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에 대한 불안감과 상황이 극으로 치닫자 모든 것을 걸고 저항하는 처절함 등 어려운 감정을 깊이 있게 표현하며 그동안 쌓은 내공을 제대로 보여줬다.

다만 ‘아내를 죽였다’ 전개가 허술해 방향을 잃자 이시언의 연기가 후반부 다소 흔들린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누명을 벗기 위해 분투하며 쫄깃한 스릴을 만들던 정호가 아내에 대한 사랑을 뒤늦게 깨닫고 오열하는 등 신파적인 장면을 만들게 되고, 이시언이 갑작스러운 감정의 전개를 적절한 연기로 메워주지 못하면서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영화의 반전을 위해 정호의 성격이 갑자기 급변하는 것처럼 보이는 등 캐릭터의 성격이 일관되지 못해 연기에 의문이 남는 장면들도 일부 있었다.

작품 자체의 문제로 인해 배우의 연기에도 구멍이 생긴 셈이다. 중반 이후까지 새로운 모습을 이질감 없이 연기하며 주연의 무게감을 의연하게 소화하던 이시언이기에 후반부 단점이 더욱 아쉽다. 그럼에도 ‘나 혼자 산다’에서 보여줬던 ‘허당’ 매력을 벗어나 연기자로서 새로운 매력을 증명했다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는 도전이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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