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대표이사 회장이 작년 6월 27일 경북 포항시 포항제철소 4고로 풍구에 화입을 하고 있다. (사진=포스코홀딩스)
■ 대미 철강 정책…가격 경쟁력 위기 동시에 새로운 기회
오는 12일(현지시간)부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철강·알루미늄 25% 관세가 시행되면서 포스코가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 가격 경쟁력 약화 위기와 동시에 특수강 수요 증가의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면서 특수강 사업이 확대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2018년부터 쿼터제로 인해 연 263만 톤으로 제한됐던 대미(對美) 철강 수출량이 이제는 25%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게 된다. 대미 수출용 철강 제품에 관세가 붙으면 한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모색할 여지도 있다.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확대가 쿼터제 해제와 맞물려 철강 기자재 수출이 확대될 수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알래스카 천연가스 프로젝트’는 포스코의 고급강재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 극저온 강재 기술력으로 돌파구 마련
철강 업계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트럼프 2기는 출범 직후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알래스카 천연자원 개발 규제 철폐와 LNG 프로젝트 승인을 단행했다. 현재 미국 알래스카·루이지애나주를 포함한 11개 LNG 프로젝트가 건설 전 단계에 있으며, 내년까지 최종투자결정(FID)을 완료할 계획이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핵심은 약 1천300여㎞ 가스관과 LNG 액화터미널 건설에 있다. 연중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북극권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천연가스를 액화해 운반해야 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엔지니어링 및 기술 인력 설루션 기업인 'NES Fircroft'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 터미널 액화열차, 저장탱크, 터미널 시설 및 해상 서비스 시설, LNG 운반선을 수용할 수 있는 선적 부두 등 공사에 10만∼15만t의 철강재가 사용될 것으로 추산된다.
광양 제철소의 고망간강 생산라인 (사진=포스코)
포스코는 극저온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LNG 플랜트용 특수강 개발 및 공급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은 영하 163도의 극저온을 견디면서도 마모와 부식에 강한 특수 합금강으로,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포스코는 현재 멕시코 생산법인을 통해 북미 시장에 진출해 있으며, 미국 내 직접 투자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하지만 인도 지역에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이어서 미국 내 제철소 설립이 신속하게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미국 내 주요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현지 생산 확대를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관세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도모할 계획이다.
■ S&P,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대응
한편 글로벌 신용평가사 S&P는 포스코홀딩스, 포스코,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철강 부문의 실적 부진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의 적자 가능성이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포스코는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올해 61개 저수익 사업 및 비핵심자산을 매각하고 1조5000억원의 추가 현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스테인리스스틸을 제조하는 중국 장쑤성 장가항포항불수강 제철소 매각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 이차전지 양대 부문의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가깝게 줄어들면서 내린 특단의 조치다.
중국의 철강 감산이 실질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글로벌 철강 가격 안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감산이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저가 중국산 제품과의 경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포스코는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수출 전략을 강화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품질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제조 원가 혁신에 몰두해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