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B737-900.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통해 '메가캐리어'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사 간 통합 시너지로 대외적 불안 요소를 극복,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목표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인수 절차를 마무리지으며 올해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다. 양사의 유상 승객 운송 거리를 합하면 글로벌 10위권 항공사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보유 항공기 수도 대한항공 158대, 아시아나항공 68대를 합치면 총 226대로 늘어난다.
항공업계는 '규모의 경제' 논리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산업 중 하나다. 이에 대한항공은 향후 항공기 가격, 임대료, 공항 사용료 등 전 사업 영역에서 이전보다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중복 노선이 합쳐지는 등 운항 효율화를 통해 기존보다 많은 신규 노선 취항을 기대해볼 수 있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16조1166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은 화물사업의 성장이 실적을 견인했으며, 알리·테무 등 중국 온라인 쇼핑몰의 인기에 글로벌 전자상거래 규모가 크게 증가한 덕분이다.
여기에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이 합쳐지면 에프앤가이드 기준 올해 예상 매출액은 22조8470억원, 영업이익은 2조473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27.9%, 14.8% 증가한 수치다.
또 최근 해외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관광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를 떠난 우리 국민은 2868만6435명으로, 2019년의 100%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과 비교하면 26.2% 늘어났다.
대한항공은 올해 전 사업 분야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화물사업 분야에서는 최근 트럼프 발 관세폭탄 우려로 화물 운임이 추락하고 있는 만큼 화주들과 신규 수출처를 발굴하고, 화물전용항공사와의 협력을 강화해 글로벌 서비스 네트워크를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전자상거래 화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주요 노선을 중심으로 화물 운항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오는 6월부터 인천공항 제1화물터미널 시설을 리뉴얼해 아시아나항공의 화물 물량을 처리할 계획이다. 여기에 운송 프로세스 효율화, 디지털 물류 서비스 강화 등 최적화된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운항 노선도 늘린다. 올해 중국, 일부 장거리 노선 등 고수요 노선을 확대하고, 부정기편을 적극 운항해 관광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대항항공은 오는 4월 인천-고베 노선 신규 취항을 앞두고 있다. 해당 노선은 국내 항공사 중 최초로 운영된다.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작업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대한항공은 지난 11일 발표한 신규 CI(기업 로고)를 시작으로 조직 문화 융합, 마일리지 통합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먼저 새로운 유니폼과 항공기 도색 등의 작업은 기존 도색 주기에 맞춰 단계적으로 진행, 관련 비용을 최소화한다. 마일리지 통합의 경우 공정위와 적정 비율을 논의하고 있으며, 향후 10년 간 정부의 감독 하에 항공운임 인상 등의 사안은 소비자 편익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마무리할 방침이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은 인지하고 있으며, 양사 직원들의 정서와 가치관을 고려해 점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는 새로운 기업가치 'KE Way'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사랑받는 항공사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