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신작 '가디스오더'.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카카오게임즈가 마침내 하반기 기대작 '가디스오더'의 정식 서비스를 지난 24일 개시했다.

직접 플레이해본 '가디스오더'는 2D 도트 그래픽 장인들이 모인 픽셀트라이브의 명성에 걸맞은 재미를 담고 있었다. 화려한 액션과 몰입감 있는 스토리, 과금 부담이 낮은 성장 시스템으로 완성도 높은 수동 액션의 진수를 보여줬다.

특히 3D 그래픽이 대세가 된 시장에서 '가디스오더'는 2D 도트 그래픽으로 차별화를 꾀했다. 도전적인 시도만으로도 높은 평점을 줄 수 있지만, 핵심은 이를 얼마나 현대적 감성에 맞춰 조화롭게 구성했는지에 달려있다. 단순 레트로 감성을 담은 것만으로는 높아진 게이머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가디스오더'는 지난 미디어 시연회보다도 한층 높은 완성도를 선보였다. 당시 단점으로 지적된 초반부 지루함, 단조로운 전투 액션을 대폭 개선해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했다.

초반부 스토리를 대폭 줄였다.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먼저 프롤로그에서 개발진은 약 20여분이 걸렸던 초반부를 과감히 줄였다. 주인공 '리즈벳'은 마지막 전투에서 발버둥치다 패배를 경험했던 시연 버전과 달리, 꿈 속에서 멸망의 전조를 엿본 뒤 곧바로 여정에 나서게 된다.

자칫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는 세계관 설명, 캐릭터의 배경 설정은 스토리를 진행하며 자연스럽게 풀어냈다. 빠른 전개, 액션 전투를 선호하는 게이머들의 니즈에 맞춰 구성을 변경해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2D 도트 그래픽으로 3D 이상의 완성도를 구현했다.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이 과정에서 픽셀트라이브의 2D 도트 그래픽 역량이 돋보였다. 2D라는 한정된 배경 속에서 자유롭게 움직이는 캐릭터, 배경 구성, 스토리 연출은 감탄이 나올 정도다. 여기에 성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부담없이 스토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시연 버전과 가장 달라진 부분은 전투 파트로, 다소 난잡했던 조작을 간소화해 직관적인 전투를 구현했다.

일반 공격과 특수기를 사용하면서, 강력한 공격은 패링·회피를 활용해 대응하는 구조다. 특수기를 사용할 때는 적의 공격으로 경직에 걸리지 않아 활용도가 한층 높아졌다. 게이지를 채우면 캐릭터마다 화려한 컷신과 함께 궁극기를 사용할 수 있다.

3명의 파티원들을 필요한 타이밍에 바꾸는 '태그' 기능도 어렵지 않게 익힐 수 있었다. 각 전투 시스템은 별도의 인터페이스에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설령 설명을 놓쳤더라도 '도움말' 탭에서 다시 확인 가능하다.

전투 파트는 보다 직관적으로 변했다.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일례로 적을 무력화시키는 '브레이크' 기술에 특화된 캐릭터를 활용하면 보스를 수월하게 처치할 수 있다. 태그 후에도 아군이 필드에 남아 전투를 돕기에 난이도가 한층 낮아졌다.

몬스터에게도 여러 패턴이 추가됐다. 강공격 시 패링·회피 밖에 없던 구성에서 벗어나 광역기가 발동되면 적의 뒤로 돌아가 공격하는 등 선택지가 다양해졌으며, 보스 역시 각종 패턴으로 공격해오는 만큼 액션의 가짓수가 한층 풍부해졌다.

이용자들은 기사(캐릭터) 조합을 통해 본래 전투력보다 강력한 보스를 제압할 수 있다. 강습, 돌격, 전술, 제압, 지원 등 5가지 클래스의 특성을 조합하면 궁극기 시전 시 링크 중인 기사들이 궁극 지원기를 사용하며, 약점 속성을 파훼할 시 더 많은 피해를 준다.

뽑기 허들을 낮춰 수집 난이도를 완화했다. (사진=인게임 화면 갈무리)

캐릭터 수집·성장 과정도 간단하게 구성됐다. 첫 SSR 뽑기에서는 20회만 시행해도 원하는 SSR 캐릭터를 얻을 수 있으며, 기본으로 제공되는 재화만 활용해도 초반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성장 시스템 또한 '레벨', '성물', '기술', '해방' 등 4가지만 고려하면 된다. 이중 과금이 필요한 요소는 타 게임의 전용무기와 같은 '성물', 돌파(같은 캐릭터를 연속 획득해 추가 능력치 획득)를 대체하는 '해방'이다.

'해방'은 고과금 유저를 위한 콘텐츠인만큼 '성물'만 획득하면 게임 플레이에는 무리가 없었다. '성물' 또한 꾸준히 게임을 플레이하면 누적되는 재화로 자연스럽게 해금하는 구조다. 과금 부담을 줄이고 누구나 진입할 수 있게 장벽을 낮춘 셈이다.

다만 일부 단점은 있었다. 모든 콘텐츠를 수동 조작으로 플레이해야 하는 만큼 피로도가 상당했다. '지루하지 않은 전투'를 모토로 높은 몰입도를 확보했지만, 게임을 오래 즐길수록 이는 양날의 검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화면을 연타해야 하는 모바일 환경 기반의 게임이기에 더욱 그랬다.

이를 의식한듯 개발진은 매 스테이지를 최대 10여분으로 간소화하고,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소탕' 기능을 통해 넘어갈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엔드 콘텐츠에 가까워질수록 클리어 난도는 더욱 높아지고, '소탕'만으로는 아쉬운 부분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해소하는 게 향후 숙제가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럼에도 '가디스오더'는 레드오션이 된 모바일 시장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수작이었다. 픽셀 그래픽과 수집형 RPG를 결합한 차별 요소, 수준높은 연출과 액션 전투를 기반으로 색다른 감성을 원하는 게이머들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랜 담금질을 거쳐 세상에 나온 만큼 가능성을 증명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