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인간의 공존: 금융과 기술이 만들어갈 미래'를 주제로 강연하는 정동선 박사 모습, 사진=문재혁 기자)

"미래의 결제 주체는 인간이 아니라 AI가 될 겁니다. 이들이 어떤 체인 시스템 위에서 거래하느냐가 세상의 결제를 주도하는 기본 모드를 결정할 겁니다"

1일 서울 여의도 TWO IFC에서 열린 '서울 핀테크 위크 2025'에서 뇌과학자인 장동선 박사는 'AI와 인간의 공존 : 금융과 기술이 만들어갈 미래 사회'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강연을 통해 장 박사는 AI로 인한 금융 질서 재편과 삶의 변화는 필연적인 흐름이라고 강조하며 원하는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AI 금융을 이해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 박사는 "인간의 뇌는 30만년 전 원시 인류 시절과 지금의 뇌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우리의 능력치가 올라간 순간은 문자, 인터넷 같은 도구를 발명한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시대의 도구는 AI 라고 정의하며 "이미 전 세계 인구의 1/3 이상이 매주 한번 이상 AI를 사용할 정도로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장 박사는 이러한 AI 기술의 급격한 확산과 발전으로 안정적인 학업과 직장생활, 노후 연금 수령으로 완결되는 기존의 '잘 사는 삶'이란 표준 공식이 무너질 것"이라 경고했다. 그는 "AI, 자동화 기술이 인간 노동을 대체함에 따라 기존 세수 구조가 흔들리며 재정이 악화되고 있다"며 "디지털 전환이 빠른 나라일수록 이러한 흐름이 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기존 데이터를 AI가 가능한 정보로 가공하는 '토큰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AI가 물리적 신호를 토큰으로 변환해 학습한다면 인간의 건강이나 생각의 가치까지 토큰화해, 디지털 자산의 형태, 즉 돈으로 환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인 예시로는 건강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 평가의 새 기준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들었다. 장 박사는 "스마트 글래스·링으로 식사, 수면, 운동 등 건강 데이터를 수집후 토큰화해 대출 심사나 취업 평가에 반영하는 시스템이 도입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화 스테이블코인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장 박사는 "AI 에이전트 서비스가 확산되며 AI가 거래 주체로 자리 잡을수록 AI 간 결제가 쉬운 블록체인 시스템이 결제를 주도하는 하나의 기본이 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현재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블록체인 거래의 주요 결제 수단인 만큼,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해 대응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금융 트렌드와 관련해 장 박사는 "앞으로 20년 내 세계 청년 인구의 90%가 글로벌 사우스(인도·동남아·아프리카 등)에서 나올 것"이라며 "이들은 전통적인 자국 화폐보다 암호화폐 거래에 익숙한 세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금융이 어떻게 바뀔까?'라는 물음이 생존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질문이 될 것"이라며 "우리가 원하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선 새로운 기술에 대해 투기적인 관점보다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지를 고민하는 관점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사진=서울시 유튜브 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