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분기 창사 이래 최대 매출과 함께 공시기준 누적 수주 금액 5조5193억원을 기록하면서 10개월 만에 전년도 연간 수주 금액(5조4035억원)을 넘어서는 대기록을 달성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성장세에는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의 리더십이 큰 기여를 했다고 보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존림 대표는 2020년 12월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로 선임된 후 연이은 실적개선에 성공하고 있다. 2021년 연 매출 1조5860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 3조13억원으로 제약바이오업계 최초 3조 클럽에 가입했다. 2023년에는 3조6946억원으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실적 역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 3분기 누적매출은 4조2484억원, 영업이익 1조691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연초에 제시했던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를 20~25%에서 25~30%로 상향 조정하며 실적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대 전망치인 30% 성장을 달성한다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은 5조9115억원으로 6조원에 근접하게 된다.

■30년 제약바이오 전문가, '연매출 6조' 달성 초읽기

이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존림 대표의 30년 글로벌 제약바이오 경력이 있다. 1961년생인 존림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스탠퍼드대학교 대학원에서 화학공학 석사학위를 받았고 노스웨스턴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마쳤다. 이후 글로벌 제약사 로슈, 제넨텍에서 생산, 영업, 개발 총괄 및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했다. 2018년 존림 대표는 CMO2센터장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모더나 백신 생산위탁, 글로벌 빅파마와의 계약을 성사한 점을 인정받아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존림 대표는 취임 이후 수주 확대에 성공하며 큰 실적 개선을 이뤘다. 2018년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빅파마 고객사는 3곳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글로벌 매출 상위 제약사 20곳 중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최근 일본 톱10 제약·바이오 기업 중 4곳과 계약을 체결하고 1곳과 최종 협의 중으로 글로벌 40위권 제약사 대상 수주 활동도 강화하고 있다. 존림 대표의 글로벌 네트워크 역량을 기반한 현장경영 전략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연간 수주 현황을 보면 수주 실적은 2021년 1조1602억원→2022년 1조7835억원→2023년 3조5009억원→2024년 5조4035억원→2025년 10월 5조5193억원으로 지속성장했다. 창사 이래 누적 수주액은 2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물론 존림 대표의 리더십은 단순 실적 상승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개인정보 무단 노출 및 인권 침해 발생 이슈에 대해 '내부 추스리기'에 직접 나서 CEO로써의 책임있는 자세를 취했다. 존림 대표는 대표이사 이메일로 전체 직원에게 직접 공식 사과,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바라보고 있음을 표한 것이다. 이와 함께 노조와 직접 면담하며 재발 방지 대책과 임직원과의 소통 강화도 약속했다.

■생산능력 확대와 함께 ADC·CDO 등 미래 먹거리 확보 주력

대형 수주를 통해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수익 기반을 탄탄하게 다진 존림 대표는 생산능력 확대와 동시에 ADC(항체약물접합체)와 위탁개발(CDO) 등 유망한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회사의 지속 성장을 꾀할 계획이다. 차세대 모달리티인 ADC(항체약물접합체)를 생산할 수 있는 전용 시설을 구축해 올해 3월 본격적인 가동을 시작했다. 지상 4층 규모의 이 ADC 생산시설은 세계 최대 CDMO시설인 송도 1·2캠퍼스 인근에 자리잡은 지리적 이점과 기존 항체·세포주 기술을 바탕으로 초기 개발단계부터 상업생산까지 ADC 개발·생산의 전 과정을 서비스할 계획이다. 2027년 1분기에는 ADC DP(완제의약품) 전용 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ADC는 항체와 약물을 접합시켜 암세포를 주변 세포를 손상시키지 않고 표적으로 삼은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타격, 사멸하는 기술로 글로벌 ADC 시장은 2023년 13조원에서 2028년 39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고객 만족과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품질 경영 역시 존림 대표가 지속적으로 강조해온 핵심 경영 철학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 제조품질승인 건수는 존림 대표 취임 이후 빠르게 늘어 2020년 94건에서 2025년 11월 395건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존림 대표는 2020년 12월 취임 이후 다음 해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CMO 등 모든 사업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그의 목표는 취임 5년만에 현실이 됐다. 업계는 존림 대표를 필두로 글로벌 바이오업계에서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날개짓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