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이 ‘시상식’이라기보다는 연말 특집 프로그램 성격이 짙어진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그래도 아쉬움 덜한 진행과 구성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진행된 2019 MBC 방송연예대상은 진행자부터 불안불안했다. 전현무를 중심으로 마마무 화사와 블락비 피오가 MC로 나섰다. 홍윤희와 함께 오프닝 무대를 마친 전현무가 의상을 갈아입기 위해 아주 잠시 ‘뜬’ 시간조차 화사와 피오는 끌고가지 못했다. 피오가 연신 대본에 적힌 것을 그대로 읽는다고 언급하는 것도 부적절해 보였다. 수상자 호명을 위해 나온 구구단 미나와 ‘호텔 델루나’의 인연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끌고 나가려는 피오의 모습은 안타까웠다.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면서 시상자, 수상자 소개만 하는 화사의 존재는 굳이 필요해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1부 마지막에 솔로곡으로 장식한 화사가 더 빛나보였다. 축하 무대만 꾸며도 될 화사였던 셈이다. 이해하기 힘든 수상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예능부문 남자 신인상에 장성규와 함께 수상한 유산슬은 어울리지 않았다. 누가 봐도 유재석의 신인상 수상이다. 캐릭터화 된 유재석이라며 ‘유체이탈’식으로 말할 수 있지만, 그건 예능이라는 범위 안에서다. 유산슬에게 신인상을 줌으로써 앞서 언급했듯이 MBC는 스스로 시상식이 아닌 연말 특집 프로그램으로 규정한 것이다. 인기상을 받은 ‘편애중계’는 수상자가 호명되는 순간부터 서장훈과 김병현이 수상 소감을 하고 내려가는 순간까지 어색했다. 지난 11월 5일에 첫 방송한 프로그램이고, 아직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평가받기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당혹스러운 표정의 김병현이 “이걸 받아도 되나 모르겠다. 진짜 한 게 없어서 받아도 되나 싶다”고 말한 수상 소감이 수상 분위기를 대변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초반 나왔던 감동적인 소감이나 예능인들의 재기 발랄한 참여는 시상식을 빛냈다. 라디오 부문 신인상과 예능부문 신인상을 바당 2관왕의 된 장성규는 “제가 사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저는 장성규라는 사람을 하찮게 여겼고 무시했는데, 이제 와서 과거에 제가 무시했던 장성규에서 사과하고 싶다. 성규야 미안하다. 생각보다 너는 괜찮은 친구였는데, 내가 너무 무시했던 거 같다. 지금까지 잘해줬고 수고했다. 네가 나여서 너무 좋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사진=MBC 캡쳐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수상한 장도연은 “방송 3사 연예대상에서 상 받은 것이 처음이다. 자리에 앉아 무대까지 올라가는 계단을 세어봤는데, 다섯 계단이다. 그 다섯 계단을 올라오는데 13년이 걸렸다”고 말해 큰 박수와 함께, 동료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뮤직&토크 부문 여자 최우수상 ‘구해줘 홈즈’ 김숙은 “작년에 TV로 연예대상을 봤는데, 그때 송은이 언니가 이십 몇 년 만에 여기 왔다고 말했을 때, 왜 그런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 못했다. 그런데 제가 25년 만에 처음 시상식에 왔다. 송은이 언니 마음을 이제 알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가장 주목받았던 사람은 대상 후보였던 김구라였다. 김구라는 28일 SBS 연예대상 대상 후보 인터뷰에서 “(내가)대상후보인 것이 스스로가 납득이 안 되는데 시청자들이 납득이 될까 걱정스럽다”면서 “방송사에서 구색을 맞추려고 8명 넣은 것 같다. 복잡한 감정으로 앉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런 생각을 한다. 이름을 밝히지 않겠지만 연예대상도 물갈이를 해야 한다”며 “아무런 콘텐츠 없이 한 두 사람의 개인기로 시간 때우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김구라는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더라. 유재석 씨가 대상을 받았는데 검색어에 제가 올라 죄송스러웠다”며 논란이 된 박나래, 김성주의 리액션에 대해 “제가 과장된 퍼포먼스를 하는 와중에 김성주와 박나래가 예능적인 리액션 해준거다. 박나래가 너무 괘념치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또 박나래나 홍현희, 장도연은 무대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박나래는 양세형과 시상자로 나와 짧은 콩트로 순식간에 무대를 휘어잡았고, 장도연은 지코랑 등장해 애드리브와 재치있는 진행으로 시청자와 지코를 들었다 놨다 했다. 오히려 이런 시간에 진행자들은 리액션은 불구하고, 진행조차 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연예대상에 참여하는 노홍철은 “5년 전에 죽을죄를 지었다. 죽을 때까지 무게를 견디며 살아갈거다”라고 지난 2014년 음주운전 사건을 언급하며 “오늘 좋은 날인데 들떠서 사고치는 연예인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대상에는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의 박나래가 유재석, 전현무, 김구라, 이영자 등을 제치고 3수만에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 명단>   ▲대상=박나래(‘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올해의 예능인상=이영자, 유재석, 박나래, 김구라, 전현무, 김성주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나 혼자 산다’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송은이(‘전지적 참견 시점’), 양세형(‘전지적 참견시점’ ‘호구의 연애’ ‘구해줘 홈즈’) ▲뮤직&토크 부문 최우수상=김숙(‘구해줘 홈즈’), 노홍철(‘같이 펀딩’ ‘구해줘 홈즈’)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양희은(‘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화사(‘나 혼자 산다’), 성훈(‘나 혼자 산다’), 유병재(‘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뮤직&토크 부문 우수상=안영미(‘라디오스타’), 조세호(‘놀면 뭐하니?’‘언니네 쌀롱’) ▲라디오 부문 우수상=산들(‘산들의 별이 빛나는 밤에’), 옥상달빛(‘푸른밤 옥상달빛입니다’) ▲베스트커플상=기안84-헨리 ▲올해의 작가상=정다운 작가(‘구해줘 홈즈’) ▲공로상=김현철, 유영석, 윤상(‘복면가왕’) ▲인기상=김병현, 서장훈, 안정환(‘편애중계’) ▲멀티테이너상=유준상(‘같이펀딩’), 한혜연(‘나혼자산다’) ▲글로벌 트렌드상=‘복면가왕’ ▲버라이어티 부문 특별상=설민석(‘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뮤직&토크 부문 특별상=박현우, 정경천, 이건우(‘놀면 뭐하니?’)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장도연 ▲베스트 팀워크상=기안84, 이시언, 헨리, 성훈(‘나 혼자 산다’) ▲신인상=홍현희, 장성규, 유산슬 ▲라디오 부문 신인상=김이나, 장성규

[2019 MBC 연예대상] 엉성한 진행‧이해 못할 수상…‘감동 소감’‧‘재치 넘친 참여’가 살려

박나래, 3수 만에 대상 수상

유명준 기자 승인 2019.12.30 01:15 | 최종 수정 2019.12.30 15:42 의견 0
사진=연합뉴스


방송사들의 연말 시상식이 ‘시상식’이라기보다는 연말 특집 프로그램 성격이 짙어진 것은 오래전 일이지만, 그래도 아쉬움 덜한 진행과 구성을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

2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MBC에서 진행된 2019 MBC 방송연예대상은 진행자부터 불안불안했다. 전현무를 중심으로 마마무 화사와 블락비 피오가 MC로 나섰다. 홍윤희와 함께 오프닝 무대를 마친 전현무가 의상을 갈아입기 위해 아주 잠시 ‘뜬’ 시간조차 화사와 피오는 끌고가지 못했다. 피오가 연신 대본에 적힌 것을 그대로 읽는다고 언급하는 것도 부적절해 보였다. 수상자 호명을 위해 나온 구구단 미나와 ‘호텔 델루나’의 인연을 언급하며 이야기를 끌고 나가려는 피오의 모습은 안타까웠다.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면서 시상자, 수상자 소개만 하는 화사의 존재는 굳이 필요해 보이지 않았다. 차라리 1부 마지막에 솔로곡으로 장식한 화사가 더 빛나보였다. 축하 무대만 꾸며도 될 화사였던 셈이다.

이해하기 힘든 수상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예능부문 남자 신인상에 장성규와 함께 수상한 유산슬은 어울리지 않았다. 누가 봐도 유재석의 신인상 수상이다. 캐릭터화 된 유재석이라며 ‘유체이탈’식으로 말할 수 있지만, 그건 예능이라는 범위 안에서다. 유산슬에게 신인상을 줌으로써 앞서 언급했듯이 MBC는 스스로 시상식이 아닌 연말 특집 프로그램으로 규정한 것이다.

인기상을 받은 ‘편애중계’는 수상자가 호명되는 순간부터 서장훈과 김병현이 수상 소감을 하고 내려가는 순간까지 어색했다. 지난 11월 5일에 첫 방송한 프로그램이고, 아직 시청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평가받기 어려운 프로그램이다. 당혹스러운 표정의 김병현이 “이걸 받아도 되나 모르겠다. 진짜 한 게 없어서 받아도 되나 싶다”고 말한 수상 소감이 수상 분위기를 대변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송 초반 나왔던 감동적인 소감이나 예능인들의 재기 발랄한 참여는 시상식을 빛냈다.

라디오 부문 신인상과 예능부문 신인상을 바당 2관왕의 된 장성규는 “제가 사과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 저는 장성규라는 사람을 하찮게 여겼고 무시했는데, 이제 와서 과거에 제가 무시했던 장성규에서 사과하고 싶다. 성규야 미안하다. 생각보다 너는 괜찮은 친구였는데, 내가 너무 무시했던 거 같다. 지금까지 잘해줬고 수고했다. 네가 나여서 너무 좋다”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사진=MBC 캡쳐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을 수상한 장도연은 “방송 3사 연예대상에서 상 받은 것이 처음이다. 자리에 앉아 무대까지 올라가는 계단을 세어봤는데, 다섯 계단이다. 그 다섯 계단을 올라오는데 13년이 걸렸다”고 말해 큰 박수와 함께, 동료들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뮤직&토크 부문 여자 최우수상 ‘구해줘 홈즈’ 김숙은 “작년에 TV로 연예대상을 봤는데, 그때 송은이 언니가 이십 몇 년 만에 여기 왔다고 말했을 때, 왜 그런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하는지 이해 못했다. 그런데 제가 25년 만에 처음 시상식에 왔다. 송은이 언니 마음을 이제 알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가장 주목받았던 사람은 대상 후보였던 김구라였다. 김구라는 28일 SBS 연예대상 대상 후보 인터뷰에서 “(내가)대상후보인 것이 스스로가 납득이 안 되는데 시청자들이 납득이 될까 걱정스럽다”면서 “방송사에서 구색을 맞추려고 8명 넣은 것 같다. 복잡한 감정으로 앉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런 생각을 한다. 이름을 밝히지 않겠지만 연예대상도 물갈이를 해야 한다”며 “아무런 콘텐츠 없이 한 두 사람의 개인기로 시간 때우는 일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말해 화제를 모았다. 

이날 김구라는 “자고 일어났더니 스타가 됐더라. 유재석 씨가 대상을 받았는데 검색어에 제가 올라 죄송스러웠다”며 논란이 된 박나래, 김성주의 리액션에 대해 “제가 과장된 퍼포먼스를 하는 와중에 김성주와 박나래가 예능적인 리액션 해준거다. 박나래가 너무 괘념치 말길 바란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또 박나래나 홍현희, 장도연은 무대 위아래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줬다. 박나래는 양세형과 시상자로 나와 짧은 콩트로 순식간에 무대를 휘어잡았고, 장도연은 지코랑 등장해 애드리브와 재치있는 진행으로 시청자와 지코를 들었다 놨다 했다. 오히려 이런 시간에 진행자들은 리액션은 불구하고, 진행조차 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연예대상에 참여하는 노홍철은 “5년 전에 죽을죄를 지었다. 죽을 때까지 무게를 견디며 살아갈거다”라고 지난 2014년 음주운전 사건을 언급하며 “오늘 좋은 날인데 들떠서 사고치는 연예인 없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대상에는 ‘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의 박나래가 유재석, 전현무, 김구라, 이영자 등을 제치고 3수만에 수상자로 선정됐다. 

<수상자 명단>
 
▲대상=박나래(‘나 혼자 산다’ ‘구해줘 홈즈’)
▲올해의 예능인상=이영자, 유재석, 박나래, 김구라, 전현무, 김성주
▲올해의 예능 프로그램상=‘나 혼자 산다’
▲버라이어티 부문 최우수상=송은이(‘전지적 참견 시점’), 양세형(‘전지적 참견시점’ ‘호구의 연애’ ‘구해줘 홈즈’)
▲뮤직&토크 부문 최우수상=김숙(‘구해줘 홈즈’), 노홍철(‘같이 펀딩’ ‘구해줘 홈즈’)
▲라디오 부문 최우수상=양희은(‘여성시대 양희은 서경석입니다’)
▲버라이어티 부문 우수상=화사(‘나 혼자 산다’), 성훈(‘나 혼자 산다’), 유병재(‘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뮤직&토크 부문 우수상=안영미(‘라디오스타’), 조세호(‘놀면 뭐하니?’‘언니네 쌀롱’)
▲라디오 부문 우수상=산들(‘산들의 별이 빛나는 밤에’), 옥상달빛(‘푸른밤 옥상달빛입니다’)
▲베스트커플상=기안84-헨리
▲올해의 작가상=정다운 작가(‘구해줘 홈즈’)
▲공로상=김현철, 유영석, 윤상(‘복면가왕’)
▲인기상=김병현, 서장훈, 안정환(‘편애중계’)
▲멀티테이너상=유준상(‘같이펀딩’), 한혜연(‘나혼자산다’)
▲글로벌 트렌드상=‘복면가왕’
▲버라이어티 부문 특별상=설민석(‘선을 넘는 녀석들 리턴즈’)
▲뮤직&토크 부문 특별상=박현우, 정경천, 이건우(‘놀면 뭐하니?’)
▲베스트 엔터테이너상=장도연
▲베스트 팀워크상=기안84, 이시언, 헨리, 성훈(‘나 혼자 산다’)
▲신인상=홍현희, 장성규, 유산슬
▲라디오 부문 신인상=김이나, 장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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