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 스미스 지음 | 김지은 옮김 | 시드니 스미스 그림 | 책읽는곰 | 40쪽 | 1만 3000원
지난해 연말, 아동보호단체인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이색 사진전을 개최한 바 있다. 이 사진전의 이름은 '별의별 차별이야기'로 그 취지는 아동의 눈높이에서, 아동이 생각하는 사회적 위험과 차별에 대해 어른들이 생각해보자는 것이었다.
아이들이 직접 찍었고, 초등학생 평균키인 120cm에 맞춰 전시한 작품들에서 아이들은 어른들 기준에 맞춘 공중화장실과 대중교통에 대한 위험과 차별에 대해 알렸다. 이는 아동을 사회가 보호할 취약한 존재만으로 인식하는 데서 더 나아가 하나의 인격체로 보자는 취지에서 의미깊은 행사였다.
캐나다인 그림책 작가 시드니 스미스의 '괜찮을 거야'도 같은 시선의 작품이다. 이 책은 아동들이 바라보는 세상에 대해 그리며 거대한 세상에서 살아가는 작은 존재를 격려한다.
눈이 내리는 어느 추운 겨울날, 한 아니가 버스에서 내려 도심 한가운데로 들어선다. 사람들은 작은 아이를 보지 못하고 혹은 무심하게 지나친다. 택시들이 빵빵거리고 공사장에서 들리는 쿵쾅 소리가 아이에게 얼마나 위협적으로 다가올지 어른들은 눈치채지 못한다. 북적거리는 거리의 풍경마저 아이에겐 무서운 존재지만 아이는 마치 주문처럼 '괜찮을 거야'를 되뇌이며 거리를 지난다.
작가는 아이의 목소리를 통해 낯설고 거대한 세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나아가는 작은 존재들을 격려한다. 언젠가는 홀로서기를 해야만 하는 아이들에게, 용기 내어 홀로서기를 하고 있을 이들에게 두렵고 불안하겠지만 너는 괜찮을 거라고 따뜻하게 말을 걸어오는 책이다. 동시에 작가에게는 그림적 재능 뿐 아니라 스토리텔러로서의 재능을 증명한 작품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