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김경락 교보생명 광명FP지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헌혈이 급감하며 혈액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21년째 꾸준한 헌혈로 이웃에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이가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주인공은 교보생명 광명FP지점장인 김경락 씨(51세)다.
김 씨가 본격적으로 헌혈을 시작하게 된 것은 교보생명 지점장으로 근무하던 2000년부터다. 평소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온 그는 작은 실천으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점에 이끌려 헌혈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
“그 당시 혈액을 외국에서 수입한다는 신문기사를 읽었어요. 내가 찾던 봉사활동이 이거구나 생각했죠. 헌혈은 혼자서도 쉽게, 꾸준히 실천할 수 있으면서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일이잖아요. 그렇게 시작한 헌혈이 벌써 20년을 넘겼네요”
20년 넘게 보험사 지점장으로 근무하며 고객의 미래를 든든하게 지켜준 것처럼 헌혈을 통해 이웃들에게 생명존중과 사랑이라는 생명보험의 소중한 가치를 전한 것이다. 20여 년간 꾸준히 헌혈하다 보니 헌혈횟수는 지금까지 362회에 이른다. 한 번의 헌혈로 3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하니 어림잡아도 1000여 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린 셈이다. 총 헌혈량은 145리터(ℓ)로, 성인 남성 29명의 전체 혈액량과 맞먹는다. 김 씨처럼 300회 이상 헌혈해 대한적십자사로부터 헌혈유공장 최고명예대장을 받은 사람은 전국 200여 명에 불과하다.
지속적으로 헌혈에 동참하다 보니 생명나눔 실천에도 관심이 생겨 조혈모세포(골수) 기증과 장기 기증 동의서에 서명하기도 했다. 김 지점장은 요즘도 주말을 활용해 정기적으로 집 근처 ‘헌혈의 집’을 방문한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 달에 두 번은 헌혈한다. 그는 “1시간 정도(성분헌혈의 경우) 시간을 투자하면 소중한 생명을 살릴 수 있다”며, “꾸준히 헌혈하려면 평소 식습관 조절, 운동 등 건강관리도 해야 돼 자연스레 건강도 얻게 됐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헌혈을 실천하며 보람을 느끼는 순간도 많았다.
“2000년 초 같이 근무하던 재무설계사(FP) 2명이 연이어 본인과 시어머니 수술 때문에 급하게 수혈이 필요했어요. 마침 모아뒀던 헌혈증을 30매씩 보내줘 모두 수술을 잘 마칠 수 있었죠. 고마워하던 동료의 모습을 지금도 잊을 수 없습니다”
그 후 혈액이 필요한 소방관, 백혈병에 걸린 동료 등 주변 이웃을 위해 대부분의 헌혈증을 기증해 왔다. TV에서 어려운 사연을 보거나 구세군 자선냄비, 고속도로 휴게소 모금함 등 도움이 필요한 곳이면 모아둔 헌혈증을 아낌없이 내어준다. 최근에는 사내 인트라넷에서 긴급히 피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보고 헌혈증을 우편으로 보내기도 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 받아 그는 2017년 ‘대한적십자총재상’을, 2019년에는 ‘보건복지부장관상’을 수상했다. 보건복지부장관상은 헌혈인에게 주는 최고 훈격의 상으로, 전혈헌혈 50회, 성분헌혈 100회 이상 실천한 사람 가운데 매년 전국 15개 혈액원에서 1명씩 추천해 최종 선발한다. 지난해에는 사내에서 ‘자랑스런 교보인상’ 사회봉사부문 본상을 최초로 수상하기도 했다.
김 지점장은 최근 헌혈 감소세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최근 국내 혈액 보유량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서 걱정된다”며, “헌혈을 할 때 체온 측정, 마스크 착용, 손소독제 구비 등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하고 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헌혈에 적극 동참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김 지점장은 최근 가족과 헌혈을 함께 하고, 사내에서도 다른 직원과 FP들에게 헌혈을 독려하는 등 헌혈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다.
그는 “헌혈은 혈액을 소모하는 게 아니라 다시 새로운 피를 만드는 것”이라며, “내 피로 다른 생명을 구할 수 있고 내 몸도 건강해지는 보람된 일이라 매번 헌혈할 때마다 기분이 좋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강이 허락하는 한 계속 헌혈을 할 것”이라며, “앞으로 6~7년간 꾸준히 참여하며 헌혈 500회를 채워 더 많은 이웃을 돕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