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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금융회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비정규직노동자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정규노동자들은 코로나 확진자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데도 유급휴가를 쓸 수도, 휴업수당도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전국사무금융노동조합연맹과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은 지난 2일 ‘재난 앞에서 어떠한 차별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금융업권의 특수고용노동자들은 40만명에 육박한다. 각 금융회사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라는 지침만 내리고 있다. 보험설계사 등 특수고용노동자들은 고객과의 서로 만나기 어려운 상황이라 상담도 계약도 되지 않는 상황이다. 계약이 없으면 소득도 없기 때문에 특수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질병에 대한 위기만 아니라 생존의 위기에도 내몰리고 있다.
실제로 대면을 통해 영업을 하는 보험설계사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고객과의 만남이 미뤄지거나 취소되면서 실적과 함께 소득이 줄어들었다. 주요 보험사들은 전속 설계사들에게 영업 자제를 권고하기도 했다. 거기다 보험설계사 사이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면서 일부 지점들은 폐쇄되는 등 영업활동은 더 위축됐다.
지난해 9월 3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예규 제326호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에 대한 거래상 지위남용행위 심사지침’을 살펴보면 영업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달성실적을 인사고과 및 보수산정 및 지급에 일방적으로 반영하는 행위를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는 예시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계약감소에 따른 책임을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에게만 부과하도록 거래조건을 설정하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로 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노조는 “법으로 명시돼 있는데도 불구하고 금융회사와 정부 당국은 공정거래위원회 예규를 시행할 의사가 없다”며 “사실상의 하청이라고 할 수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원청인 금융회사를 상대로 아무 것도 할 수 없어 더욱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제조업에서는 원청이 책임을 비껴난 순간 산업재해가 발생했었고, 이는 곧 김용균법으로 상징화됐다”며 “금융업에서는 원청이 모든 책임을 특수고용 노동자에게만 전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대책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또한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휴가도 쓸 수 없고, 휴업수당도 받을 수 없고, 수입을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화해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아플 때는 유급휴가로 쉴 수 있고, 잠시 원청이 일을 멈출 때는 휴업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