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외에서 관련 약물 임상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연구자 임상이 전체의 65% 차지하고 있으나 국내에선 제약사 임상 건수가 더 높다. 국내 제약사는 코로나19 관련 약물 개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수익성이 낮은 후보물질에 대한 임상 계획은 없어 진정성 논란이 일고 있다.
국가임상시험지원재단(KoNECT)은 지난 22일 기준 전 세계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941건 중 치료제 임상이 905건, 백신 임상이 36건이라고 23일 밝혔다. 백신 임상의 경우 비 감염자를 표본으로 하는 만큼 도의적 문제가 거론돼 건수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발표된 국내외 임상 동향을 보면 치료제 임상 가운데 연구자 임상이 591건, 제약사 임상 297건, 미국립보건원(NIH) 등 지원 임상이 17건이다. 연구자 임상 비중이 전체의 65%나 차지하지만 제약사 임상은 절반 수준이다.
국내 진행 중인 코로나19 치료제, 백신 임상 목록(자료=한국임상시험포털)
국내 상황은 다르다. 연구자 임상 건수에 비해 제약사 임상이 많은데 최근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높다고 거론된 덱사메타손과 라록시펜 관련 임상은 진행 계획조차 없는 모습이다.
국내에서 승인된 치료제 임상은 지난 3월 2일부터 지난 17일까지 총 13건이다. 이 가운데 6건이 제약사 임상이고 7건이 연구자 임상이다. 백신 임상은 2건에 불과했는데 모두 제약사가 진행하는 임상이다.
국내 제약사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치료제 후보로는 렘데시비르와 레보비르, EC-18, 피라맥스정, CKD-314 등이 있다. 백신 후보 약물은 INO-4800(이노비오)와 GX-19(제넥신) 2건이다.
약 7,600원 가량인 저렴한 가격의 스테로이드제제 덱사메타손과 골다공증 약 라록시펜의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해외 연구팀에 의해 발견됐지만 국내에서는 관련 임상 계획이 없다. 반면 현재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임상을 진행 중인 렘데시비르의 경우 치료제로 개발 되더라도 1인당 치료비가 약 551만원이나 드는 고비용 약물로 알려진 바 있다.
특히 덱사메타손과 라록시펜의 경우 특허가 종료돼 시중에 이미 복제약이 대량 유통되고 있어 경쟁력이 없는 약물로 평가되고 있다. 기존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의해 덱타메타손제제 판매 허가를 받은 국내 제약사는 무려 110개, 라록시펜 허가 보유 제약사는 41개나 된다. 이처럼 많은 제약사 가운데 해당 약물들로 임상을 진행하거나 계획하고 있는 제약사가 단 한 곳도 없다.
덱사메타손과 라록시펜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시장성 결여로 관련 임상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마찬가지로 두 약품에 대한 허가를 모두 가지고 있는 안국약품은 부작용과 효과에 대한 충분한 검증이 부족해 임상을 진행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해당 약물들에 대해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 또한 아직 확신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관련 데이터가 확실하게 나온 이후에는 국내 제약사들이 낮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덱사메타손과 라록시펜 임상에 나설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