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코오롱 이웅열 전 회장(자료=연합뉴스)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 성분 조작 혐의를 받는 코오롱 그룹 이웅열 전 회장이 구속을 피했다. 심각한 부작용 우려가 있는 약물을 속여 판매한 정황에서 최종 책임자로 꼽히는 이 전 회장이 구속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는 당초 여론과 엇갈린 결과다.
특히 지난 4월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보사 임상3상 재개를 허용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약물을 투약 받은 환자가 최근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코오롱 측은 인보사 케이주에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유래세포를 사용했다.
업계는 서울중앙지법이 최근 코오롱 그룹 이웅열 전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고 6일 밝혔다. 법원은 이 전 회장에 대한 혐의를 입증할 만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시했다.
이로써 오너리스크는 어느 정도 해소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들은 미국 내 인보사 임상3상 재개를 허용한다는 FDA 허가를 받기도 해 얼핏 회생 가능성이 엿보이기도 한다. 다만 현재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임상 참가 환자 모집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어 당분간은 재개가 어려울 전망이다.
FDA는 지난 4월 11일 인보사 미국 임상3상 보류 해제 공문을 코오롱티슈진에 보냈다. 2액 성분 변경은 맞지만 이는 코오롱 측 고의가 아닌 실수나 착오였으며, 아직 부작용이나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으므로 임상 재개를 허용한다는 내용이다.
이는 코오롱생명과학 임원 3명이 보석으로 풀려나는 데 큰 영향을 줬다는 게 전문가 등의 분석이다. 이번 이웅열 전 회장 영장 기각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FDA 입장과는 달리 국내에서는 인보사 투약으로 인한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900여명에 이르는 수준이다. 특히 지난 2018년 양쪽 무릎에 인보사를 맞은 50대 남성이 올해 3월 급성백혈병 진단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후 두 달 만인 5월 해당 환자는 사망했다. 이외에도 인보사를 투약 받은 50대 여성도 지난해 사망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인보사 관련 부작용을 호소하는 피해자가 많지만, 코오롱 측은 인과관계가 규명되지 않았다는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임상 재개 준비는 다 마쳤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미국 내 환자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올해 안에는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인보사 미국 임상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더라도 국내에선 임상과정을 다시 거쳐야 된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