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어메이징 완벽치킨'. (사진=김성준 기자) 치킨값에 갈수록 살이 붙고 있습니다. 일부 메뉴에 배달비까지 더해진 가격이긴 하지만, 우스갯소리로 말하던 ‘치킨 3만원 시대’가 결국 현실로 다가왔죠. 과거엔 퇴근길 야식이나 맥주 안주 등 대표적인 서민 음식 중 하나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주문을 한 번 더 고민하게 만드는 비싼 몸이 됐습니다. 지갑이 가벼워진 소비자들은 꾸준히 가격이 오른 프랜차이즈 치킨 대신 냉동 제품 등 비교적 저렴한 대안을 찾아 눈을 돌리고 있죠. 대형마트에서도 일찌감치 이런 ‘대안’ 중 하나를 제시한 바 있는데요. 임대료,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는 자체 델리코너를 활용해 가격을 확 낮춘 이른바 ‘마트 치킨’을 선보였었죠. 한때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는 등 부침이 있긴 했으나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고, 최근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다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기존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까지 가세해 ‘가성비 치킨’을 앞다퉈 내놓는 상황이죠. 이마트 역시 이런 '가성비 치킨'에 대한 수요 증가에 발맞춰 ‘마트 치킨’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기존에 판매하던 ‘생생치킨’에서 가격을 더욱 낮춰 ‘어메이징 완벽치킨’으로 새단장한건데요. ‘1마리 648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마트 치킨 특성을 고려해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된 레시피로 개발했다는 점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이마트는 ‘어메이징 완벽치킨’ 출시를 위해 7개월 전부터 물량 계획, 레시피, 물류 구조 등 사전 기획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제품 구매부터 시식까지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1시간 전엔 와야 돼요”…줄 서서 기다리는 ‘귀하신 몸’ 이마트 델리코너에서 치킨을 기다리는 소비자들. (사진=김성준 기자) 프랜차이즈 치킨 대비 절반도 채 안 되는 가격인 만큼, ‘어메이징 완벽치킨’ 인기는 출시 직후부터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점포마다 일정 시간에 한정된 수량을 내놓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는데요. 치킨이 나오는 시간이면 이마트 델리 코너에는 긴 줄이 생기기 일쑤였죠. ‘30분쯤 전에 줄을 서면 충분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인근 이마트를 방문했던 첫 구매시도는 보기 좋게 실패했습니다. 담당 직원은 “여기는 준비되는 수량이 많지 않아서 보통 1시간 전엔 와서 줄을 서야 살 수 있다”고 귀띔했죠. 이마트 점포마다 ‘어메이징 완벽치킨’이 나오는 시각도, 수량도 조금씩 달랐습니다. 실패 없는 구매를 위해선 미리 사전 조사가 필요한 셈인데요. 사람이 언제, 얼마나 모이느냐에 따라 치킨을 구매 가능한 시간도 천차만별인 만큼, 결국엔 과할 정도로 일찍 줄을 서는 것 외엔 정답이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치킨 대기줄에는 ‘팀 플레이’를 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는데요. 가족이나 지인과 마트를 함께 방문해 한 명은 줄을 서고, 한 명이 장을 보는 식이었죠. 시간을 아끼면서 치킨도 구매한다는 전략입니다. 약 40분 정도 일찍 도착해 줄을 섰던 세 번째 시도에서 간신히 치킨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시간엔 치킨 18마리가 준비됐는데, 40분 전에 줄을 섰음에도 대기 번호는 10번대였습니다. 1인당 1마리 구매 제한이 있긴 했지만, 줄을 선 지인에게 일행이 합류하는 등 대기줄이 엄격하게 관리되는 것은 아니라 변수가 많았습니다. 매장 직원은 치킨이 나오는 시간마다 구매에 실패한 소비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죠. ■튀김옷 두꺼운 심심한 ‘통닭’ 맛…조미료·소스 곁들이기 무난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어메이징 완벽치킨'. (사진=김성준 기자) 어렵게 구한 치킨은 옅은 갈색 빛깔을 띠고 있었는데요. 크리스피한 후라이드 치킨보다는 전통적인 ‘시장 통닭’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튀김옷이 통닭보다는 두꺼워서 전체적인 모습은 반죽이 얇은 후라이드 치킨이었습니다.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된 레시피로 개발했다는 만큼, 구매 후 약 5시간 정도 지난 뒤 190도에 약 5분간 조리했는데요. 기름이 조금 배어나온 점을 제외하면 겉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만큼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튀김옷의 바삭함은 확실하게 살아있었습니다. 튀김옷 반죽에는 쌀가루와 15종의 향신료가 사용됐다고 하는데요. 느끼함이 좀 덜하고 쌀 특유의 고소한 맛이 나긴 했지만, 특별히 향이 크게 두드러지진 않았습니다. 치킨은 총 8조각 이었는데요. 8호 닭을 사용한 만큼 닭다리는 조금 작아 보였지만, 다른 큼직한 조각들 덕분에 양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치킨 속살은 기대 이상으로 촉촉했는데요. 보통 ‘뻑뻑살’이라고 부르는 닭가슴살 부위도 부드럽게 먹을 수 있었고, 닭 비린내나 잡내도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닭고기 신선도는 상당히 좋아 보입니다. 닭고기 자체에는 염지가 거의 안 돼 있는지 조금 심심한 편이었는데요. 튀김옷도 짭짤한 맛보다는 고소한 맛이 강해 전체적으로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옅은 향도 가미돼 그냥 먹어도 나쁘진 않았지만, 소금과 후추 또는 양념소스 등을 곁들여도 잘 어울리는 무난한 맛입니다. 전반적으로 튀김옷이 조금 두껍다는 점을 제외하면, 강렬한 맛의 프랜차이즈 치킨보다는 간이 심심한 시장 통닭에 가까운 맛인데요.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대체로 프랜차이즈 치킨보다는 조금 모자라다고 느낄 듯합니다. 다만 가격 면에서는 둘을 같은 비교선상에 놓기가 곤란할 정도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가격을 고려하면 ‘완벽’이란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구매 난이도가 상당한 만큼 치킨만을 위해 마트를 방문하긴 애매하겠지만,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길이라면 시간을 좀 더 투자할 가치는 충분할 것 같네요.

[김성준의 도시락] “가격은 완벽”…이마트 ‘어메이징 치킨’

이마트, 델리 코너 강화 위해 ‘1마리 6480원’ 치킨 연중 내내 운영
점포별 시간·수량 상이해 구매 난이도↑…1시간씩 대기줄 이어지기도
시간 지나도 ‘바삭’, 담백한 ‘시장 통닭’ 맛…가격 자체가 경쟁력

김성준 기자 승인 2024.08.31 07:00 의견 0
이마트 '어메이징 완벽치킨'. (사진=김성준 기자)

치킨값에 갈수록 살이 붙고 있습니다. 일부 메뉴에 배달비까지 더해진 가격이긴 하지만, 우스갯소리로 말하던 ‘치킨 3만원 시대’가 결국 현실로 다가왔죠. 과거엔 퇴근길 야식이나 맥주 안주 등 대표적인 서민 음식 중 하나로 여겨졌지만, 이제는 주문을 한 번 더 고민하게 만드는 비싼 몸이 됐습니다. 지갑이 가벼워진 소비자들은 꾸준히 가격이 오른 프랜차이즈 치킨 대신 냉동 제품 등 비교적 저렴한 대안을 찾아 눈을 돌리고 있죠.

대형마트에서도 일찌감치 이런 ‘대안’ 중 하나를 제시한 바 있는데요. 임대료, 인건비 등을 절감할 수 있는 자체 델리코너를 활용해 가격을 확 낮춘 이른바 ‘마트 치킨’을 선보였었죠. 한때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불거지는 등 부침이 있긴 했으나 꾸준히 명맥을 이어왔고, 최근 고물가 흐름이 이어지면서 다시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기존 대형마트는 물론 편의점까지 가세해 ‘가성비 치킨’을 앞다퉈 내놓는 상황이죠.

이마트 역시 이런 '가성비 치킨'에 대한 수요 증가에 발맞춰 ‘마트 치킨’을 새롭게 선보였습니다. 기존에 판매하던 ‘생생치킨’에서 가격을 더욱 낮춰 ‘어메이징 완벽치킨’으로 새단장한건데요. ‘1마리 648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워, 마트 치킨 특성을 고려해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된 레시피로 개발했다는 점을 무기로 삼았습니다. 이마트는 ‘어메이징 완벽치킨’ 출시를 위해 7개월 전부터 물량 계획, 레시피, 물류 구조 등 사전 기획을 진행했다고 하는데요. 제품 구매부터 시식까지 직접 체험해봤습니다.

■“1시간 전엔 와야 돼요”…줄 서서 기다리는 ‘귀하신 몸’

이마트 델리코너에서 치킨을 기다리는 소비자들. (사진=김성준 기자)

프랜차이즈 치킨 대비 절반도 채 안 되는 가격인 만큼, ‘어메이징 완벽치킨’ 인기는 출시 직후부터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이마트는 점포마다 일정 시간에 한정된 수량을 내놓는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는데요. 치킨이 나오는 시간이면 이마트 델리 코너에는 긴 줄이 생기기 일쑤였죠. ‘30분쯤 전에 줄을 서면 충분하겠지’라는 생각으로 인근 이마트를 방문했던 첫 구매시도는 보기 좋게 실패했습니다. 담당 직원은 “여기는 준비되는 수량이 많지 않아서 보통 1시간 전엔 와서 줄을 서야 살 수 있다”고 귀띔했죠.

이마트 점포마다 ‘어메이징 완벽치킨’이 나오는 시각도, 수량도 조금씩 달랐습니다. 실패 없는 구매를 위해선 미리 사전 조사가 필요한 셈인데요. 사람이 언제, 얼마나 모이느냐에 따라 치킨을 구매 가능한 시간도 천차만별인 만큼, 결국엔 과할 정도로 일찍 줄을 서는 것 외엔 정답이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치킨 대기줄에는 ‘팀 플레이’를 하는 소비자들이 많았는데요. 가족이나 지인과 마트를 함께 방문해 한 명은 줄을 서고, 한 명이 장을 보는 식이었죠. 시간을 아끼면서 치킨도 구매한다는 전략입니다.

약 40분 정도 일찍 도착해 줄을 섰던 세 번째 시도에서 간신히 치킨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해당 시간엔 치킨 18마리가 준비됐는데, 40분 전에 줄을 섰음에도 대기 번호는 10번대였습니다. 1인당 1마리 구매 제한이 있긴 했지만, 줄을 선 지인에게 일행이 합류하는 등 대기줄이 엄격하게 관리되는 것은 아니라 변수가 많았습니다. 매장 직원은 치킨이 나오는 시간마다 구매에 실패한 소비자들에게 양해를 구하느라 진땀을 빼는 모습이었죠.

■튀김옷 두꺼운 심심한 ‘통닭’ 맛…조미료·소스 곁들이기 무난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어메이징 완벽치킨'. (사진=김성준 기자)

어렵게 구한 치킨은 옅은 갈색 빛깔을 띠고 있었는데요. 크리스피한 후라이드 치킨보다는 전통적인 ‘시장 통닭’에 가까워 보였습니다. 튀김옷이 통닭보다는 두꺼워서 전체적인 모습은 반죽이 얇은 후라이드 치킨이었습니다.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된 레시피로 개발했다는 만큼, 구매 후 약 5시간 정도 지난 뒤 190도에 약 5분간 조리했는데요. 기름이 조금 배어나온 점을 제외하면 겉모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한 만큼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튀김옷의 바삭함은 확실하게 살아있었습니다. 튀김옷 반죽에는 쌀가루와 15종의 향신료가 사용됐다고 하는데요. 느끼함이 좀 덜하고 쌀 특유의 고소한 맛이 나긴 했지만, 특별히 향이 크게 두드러지진 않았습니다. 치킨은 총 8조각 이었는데요. 8호 닭을 사용한 만큼 닭다리는 조금 작아 보였지만, 다른 큼직한 조각들 덕분에 양이 부족하다고 느껴지진 않았습니다.

치킨 속살은 기대 이상으로 촉촉했는데요. 보통 ‘뻑뻑살’이라고 부르는 닭가슴살 부위도 부드럽게 먹을 수 있었고, 닭 비린내나 잡내도 거의 느낄 수 없었습니다. 닭고기 신선도는 상당히 좋아 보입니다. 닭고기 자체에는 염지가 거의 안 돼 있는지 조금 심심한 편이었는데요. 튀김옷도 짭짤한 맛보다는 고소한 맛이 강해 전체적으로 담백한 맛이었습니다. 옅은 향도 가미돼 그냥 먹어도 나쁘진 않았지만, 소금과 후추 또는 양념소스 등을 곁들여도 잘 어울리는 무난한 맛입니다.

전반적으로 튀김옷이 조금 두껍다는 점을 제외하면, 강렬한 맛의 프랜차이즈 치킨보다는 간이 심심한 시장 통닭에 가까운 맛인데요.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소비자가 아니라면 대체로 프랜차이즈 치킨보다는 조금 모자라다고 느낄 듯합니다. 다만 가격 면에서는 둘을 같은 비교선상에 놓기가 곤란할 정도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가격을 고려하면 ‘완벽’이란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입니다. 구매 난이도가 상당한 만큼 치킨만을 위해 마트를 방문하긴 애매하겠지만,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길이라면 시간을 좀 더 투자할 가치는 충분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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