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SBS 이판사판 방송화면)
[뷰어스=이건형 기자] SBS 새 수목드라마 ‘이판사판’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KBS ‘마녀의 법정’를 잇는 법정드라마인 만큼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았던 상황. 어떤 식으로 첫 방송을 풀었는지 분석해보고 앞으로의 가능성을 점쳐봤다.
■ 스토리
미성년자강간살인으로 복역 중인 오빠의 비밀을 밝히려는 법원의 자타 공인 꼴통 판사 이정주(박은빈)와 그녀에게 휘말리게 된 차도남 엘리트 판사 사의현(연우진)의 좌충우돌 이야기를 그린 법정드라마로 코믹, 스릴러, 서스펜스, 멜로 등 다양한 장르가 복합돼 있다.
주인공인 이정주는 정의로운 판사보단 잘 나가는 판사가 되려고 하지만 불의를 참지 못하는 욱하는 성격이 늘 일을 그르치고 만다. 법정에서 반성의 기미가 없는 피고인을 향해 육두문자 날리며 법복까지 벗어던질 정도로 감정에 휘둘리는 캐릭터다. 반면 또 다른 주인공 사의현은 특유의 유연함과 현명함으로 원고와 피고를 중재하는 조정의 달인으로 불리는 엘리트 판사다.
■ 첫방 업&다운
UP: 법정드라마는 많았지만 판사가 주인공이던 드라마는 없었다. 이는 검사와 변호사의 갈등을 통해 더 극적인 상황을 연출할 수 있는 장치로 여겨진다. ‘이판사판’은 늘 중재자 역할에만 그쳤던 판사를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에서 시도와 발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DOWN: 과유불급이다. 과한 캐릭터 설정이 이입을 방해하고, 주인공 이정주의 행동은 현실감이 떨어진다. 판사인 이정주가 법정에서 법복을 벗어던지며 피고인에 욕을 하는 장면이 그 예다. 또 성희롱 미수, 절도, 법정 모독, 강간 위기 등 첫방부터 한 인물이 겪는 사건들은 알맹이 없이 자극적 소재로만 남발된다. 더 아쉬운 건 조연, 엑스트라의 대사톤과 시선 처리마저 시대를 역행한 듯 부자연스럽다.
(사진=SBS 이판사판 방송화면)
■ 시청자의 눈
“첫방부터 너무 무리수를 둔다” “드라마 설정이 너무 과하다” 등의 댓글이 주를 이었다. 특히 같은 판사지만 여자 주인공은 사고뭉치 캐릭터로, 남자 주인공은 지적이고 이성적 캐릭터라는 부분에 대해서 “성차별이 아니냐”는 반응까지 일었다. 법정드라마에서 기대하는 특유의 긴장감과 판사라는 직업에 대한 제작진의 이해도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대다수다.
■ 흥행 가능성
소재는 신선하나 판사라는 직업에 대한 분석이 허술하다는 느낌이 짙다. 특히 캐릭터의 과한 설정이 가장 큰 문제다. 법정드라마라고 해서 꼭 무겁게 풀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의 틀은 필요하다. 특히 판사라는 직업이 베일에 가려진 만큼 시청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실상적 부분도 다뤄야 할 필요가 있다. 아직 첫방인 만큼 앞으로 충분히 풀어나갈 수 있는 문제다.
첫방 시청률은 1회 6.9%, 2회 8.0%(닐슨코리아)를 기록했다. 전작 ‘당신이 잠든 사이에’ 시청률 보단 낮지만 2회 시청률은 동시간대 방영한 드라마 중 가장 높다. 출발이 나쁘지 않다. 다만 자연스러움이 추세인 만큼 전체적으로 차분해진다면 좋은 성적을 기대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