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아이러브유(사진=클립서비스 제공)
[뷰어스=김희윤 기자] 뮤지컬 ‘아이러브유’는 현실 속 사랑의 변주를 트렌디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결코 사랑이 어떻다 말하지 않는다. 단지 보여줄 뿐이다. 매순간 정형화돼 있지 않은 사랑의 모습을 유쾌하게 풀어가며 관객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아이러브유'가 지난 14일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6년 만에 막을 올렸다.
‘아이러브유’는 남녀의 첫 만남부터 연애, 결혼, 권태 등 사랑에 관한 각종 에피소드를 옴니버스 형식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가슴 떨리는 첫 데이트부터 결혼 후 육아에 치이고 권태기를 맞은 부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시기까지 전 생애에 걸쳐 누구나 한번쯤 경험할 수 있는 현실 밀착형 스토리가 일품이다. 총 2막 19장으로 구성된 각기 다른 20여 개의 에피소드는 독립된 이야기 구조를 띄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순차적으로 연결되는 구성으로 빠른 장면 전환을 보여준다. 모든 씬이 ‘사랑’이라는 주제의식을 관통한다는 점에서 더욱 유기적인 구성력이 돋보인다.
2011년 마지막 공연 이후 긴 공백을 가지며 에피소드 일부 내용이 트렌드에 맞게 수정됐다. 시대와 국적이 달라도 아이를 향한 부모의 애틋한 마음, 더 예뻐지고 싶은 여자의 욕망, 운전으로 남성성을 드러내고픈 남자의 과시욕 등 장면은 깊은 공감을 자아낸다. 바쁜 현대인들의 연애 과정에 대한 풍자와 순진무구한 낭만도 있다. 이 둘은 어느새 하나로 합쳐진다. 사랑이 현실이 되면서 새로운 형태로 자리하게 된다. 사랑은 하트 모양일 수도 있고 각지거나 가시 돋친 모습일 수도 있다. 공감하는 모습에 따라 그 형태를 달리한다.
뮤지컬 아이러브유(사진=클립서비스 제공)
무대구성도 인상적이다. 핑크빛이 감도는 2층짜리 공주풍 무대는 회전목마를 보는 듯 화려하면서도 인형의 집 같은 아기자기함이 있다. 캐릭터에 극적인 상황을 부여하기 위해 형형색색 화려한 조명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점이나 영상과 자막을 통해 관객에게 다가가는 점도 참신하다. 사랑의 변주가 부여되는 공간인 만큼 다양한 소품 활용으로 상황의 개연성을 살리는 점도 돋보인다.
물론 이 작품은 단 4명의 배우가 60여 가지 캐릭터를 소화하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멀티 캐릭터 연기가 가장 큰 매력이다. 1인 다역으로 다양한 남녀 간 상황을 표현하는 난이도 높은 무대에서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캐릭터 연기는 재치가 넘친다. 특히 탄탄한 실력과 매력을 갖춘 고영빈과 정욱진, 이정화는 물론 첫 뮤지컬 도전에 성공적으로 입성한 간미연이 충만한 연기로 작품의 완성도를 더한다.
다만 원조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로써 완성도에 비해 너무 잦은 장면 전환이 자칫 산만함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 물론 캐릭터화에 성공한 배우들의 밀고 당기는 호흡으로 어느 정도 극복 가능한 지점이기에 매 장면마다 속도전을 펼치며 관객 계층의 호응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뮤지컬 ‘아이러브유’는 2018년 3월 18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공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