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밤' 김강우   [뷰어스=한유정 기자]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관객들은 이제부터 범인 찾기에 나설 준비를 한다. 그런데 초반부터 범인을 공개해버린다. 이런 설정 자체가 ‘사라진 밤’의 자신감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사체보관실에 있던 재벌가 여인 설희(김희애)의 시체가 사라지면서 ‘사라진 밤’은 시작한다. 형사인 중식(김상경)은 그녀의 남편인 진한(김강우)를 의심하고 아내를 죽이고 완벽 계획을 세운 진한은 혼돈에 빠진다.  스페인 영화 ‘더 바디’를 리메이크 한 ‘사라진 밤’은 복수에 초점을 맞췄던 원작과 달리 시체를 찾아가는 것에 집중한다. 혼돈에 휩싸인 진한과 마찬가지로 관객들은 설희의 생사에 의문을 가지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시간과 장소다. ‘사라진 밤’은 단 하룻밤 사이에 국과수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으로 장소와 시간을 제한하자 몰입도는 더욱 커진다.  영화의 후반부에 들어서면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라진 밤’의 가장 큰 반전이자 키포인트다. 열심히 시체찾기를 따라나섰던 관객들은 앞서 깔아놨던 복선들이 촘촘히 엮어지는 걸 보고 크게 뒤통수를 맞는다. 허투루 버리는 컷 없이 101분이라는 러닝타임도 적당하다. 후반부 감정적으로 늘어질 수 있는 부분도 차단했다.    김상경은 남다른 촉을 가진 중식으로 분했는데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완성했다. 다만 중식은 초반부엔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지지 않아 유달리 튄다. 이런 설정이 후반부에 이뤄질 변화를 극대화하기 위한 계산이었다면 효과적이다.  관객들의 감정선을 끌고 가는 것은 진한이다. 진한은 아내를 죽인 살인자지만 재벌가 여인인 설희의 장식물로 살아온 인물이다. 김강우는 폭 넓은 감정 연기와 심리묘사로 악역이지만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김희애는 분량은 많지 않지만 나오는 장면마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 7일 개봉.

‘사라진 밤’, 잘 빠진 스릴러의 등판

한유정 기자 승인 2018.03.07 11:12 | 최종 수정 2136.05.11 00:00 의견 0
'사라진밤' 김강우
'사라진밤' 김강우

 

[뷰어스=한유정 기자]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관객들은 이제부터 범인 찾기에 나설 준비를 한다. 그런데 초반부터 범인을 공개해버린다. 이런 설정 자체가 ‘사라진 밤’의 자신감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하 국과수) 사체보관실에 있던 재벌가 여인 설희(김희애)의 시체가 사라지면서 ‘사라진 밤’은 시작한다. 형사인 중식(김상경)은 그녀의 남편인 진한(김강우)를 의심하고 아내를 죽이고 완벽 계획을 세운 진한은 혼돈에 빠진다. 

스페인 영화 ‘더 바디’를 리메이크 한 ‘사라진 밤’은 복수에 초점을 맞췄던 원작과 달리 시체를 찾아가는 것에 집중한다. 혼돈에 휩싸인 진한과 마찬가지로 관객들은 설희의 생사에 의문을 가지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한다. 

쫄깃한 긴장감을 선사하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은 시간과 장소다. ‘사라진 밤’은 단 하룻밤 사이에 국과수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벌어지는 사건으로 장소와 시간을 제한하자 몰입도는 더욱 커진다. 

영화의 후반부에 들어서면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사라진 밤’의 가장 큰 반전이자 키포인트다. 열심히 시체찾기를 따라나섰던 관객들은 앞서 깔아놨던 복선들이 촘촘히 엮어지는 걸 보고 크게 뒤통수를 맞는다. 허투루 버리는 컷 없이 101분이라는 러닝타임도 적당하다. 후반부 감정적으로 늘어질 수 있는 부분도 차단했다. 

 

김상경은 남다른 촉을 가진 중식으로 분했는데 특유의 능청스러운 연기로 완성했다. 다만 중식은 초반부엔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와 어우러지지 않아 유달리 튄다. 이런 설정이 후반부에 이뤄질 변화를 극대화하기 위한 계산이었다면 효과적이다. 

관객들의 감정선을 끌고 가는 것은 진한이다. 진한은 아내를 죽인 살인자지만 재벌가 여인인 설희의 장식물로 살아온 인물이다. 김강우는 폭 넓은 감정 연기와 심리묘사로 악역이지만 연민이 느껴지는 캐릭터를 완성했다. 김희애는 분량은 많지 않지만 나오는 장면마다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하다. 7일 개봉.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