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숏터뷰 화면 캡처)
[뷰어스=이소희 기자] “아구럴수도있겠당”. 유세윤 인스타그램에 가면 볼 수 있는 문구다. 말 그대로 '아, 그럴 수도 있겠다'는 의미다. 유세윤은 게재하는 사진마다 해당 문구로 태그도 단다. 이제는 하나의 아이덴티티가 됐다. 그래서 처음에는 자신의 유행어인가 싶지만, 유세윤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니 그냥 탄생한 말이 아니다.
평소 우리는 대화를 할 때 ‘아, 그럴 수도 있겠다’라고 종종 말한다. 이 말은 일종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내가 직접 겪어본 건 아니지만, 너는 그렇게 생각했구나’ ‘나와 의견이 다르지만 너는 그렇게 여기는구나’라고 마음을 열어야 나올 수 있다. 그러니 ‘틀림’이 아닌 ‘다름’을 이해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자신의 소신을 꺾거나 완강하게 밀어 붙이는 게 아니라, 빽빽하게 들어찬 고집 사이사이 공간(가능성)을 부여하는 것이다.
유세윤은 디자인프레스와 인터뷰에서 “이 세상에 이해 못 할 일은 없다, 벌어지지 않을 일은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라고 밝혔다. 그렇게 유세윤은 다름을 인정하며 생각의 폭을 넓혀간다.
(사진=월세 유세윤 뮤비 캡처, '아는 형님' 캡처)
유세윤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은 그가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는 소상공인을 돕기 위해 100만원으로 광고를 만들겠다는 파격적인 회사 방침을 내세웠다. 유튜브에서는 일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유세윤TV’부터 엄마와 함께 진행하는 토크쇼 ‘엄마는 뚜비뚜비다’까지 보다 정제되지 않은 영상 콘텐츠를 게재한다.
‘월간 윤종신’을 패러디한 ‘월세 유세윤’으로는 매달 신곡을 발표하는데, ‘진지해서 웃긴’ 신곡들이다. 뮤직비디오 역시 깜짝 놀랄 만 한 이야기로 채워진다. 가령 자신이 냉면을 먹으며 립싱크를 하는 장면이라든가, 노래가 나오지 않는 영상(이 영상에는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는 유세윤이 등장한다. 그래서 우리는 노래를 들을 수가 없다) 등이다.
심지어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도 짧은 순간순간들을 재미있는 연출로 포착한 영상을 공개한다. 이런 작업방식은 방송에서도 빛을 발했다. 유세윤이 JTBC ‘아는 형님’을 통해 강호동, 홍진영과 촬영한 ‘복을 차버렸어’ 뮤직비디오는 획기적이다. 장난감 기차에 카메라를 태워 달리샷을 찍고, 셀카봉을 여러 개 연결해 부감샷을 찍기도 한다.
혹자의 눈에는 이런 유세윤의 콘텐츠가 그저 ‘병맛’ ‘B급’이라고만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유세윤이 지니고 있는 특유의 정서일 뿐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벌어질 수 없는 일’ 혹은 ‘고퀄리티와는 동떨어진 일’이라고 생각한 것들을 괘념치 않고 자신만의 표현법으로 구현해냈다는 것이다.
(사진=월세 유세윤 커버)
그의 상상력은 고정관념을 뛰어 넘는 ‘틀의 파괴’에 가깝다. 예를 들어 ‘월세 유세윤’을 살피면, 싱글 ‘가평 가는 길’의 커버는 ‘혹시 가평 놀러가게 되면 #ㄱㅍㄱㄴㄱ 태그해줘~ 모아서 뮤직비디오 만들게’라고 적힌 쪽지를 찍은 사진이다. 노래 제목만 해도 ‘조한이형’ ‘운동할 때 들으면 좋은 노래’ ‘중2병’ ‘흐앤므(H&M)’ 등이다. 유세윤이 아니면 나올 수 없는 것들이다.
이런 유세윤을 보면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주체할 수 없는 사람’으로 느껴진다. 능력치를 떠나, 무한한 가능성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어서 그런 건 아닐까. 적어도 유세윤에게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사고하고 그것을 어떤 적절한 방식으로 풀어냈느냐’지, ‘내가 틀렸을까’ ‘이렇게 해도 괜찮을까’라는 옳고 그름의 문제는 아닌 걸로 보인다.
‘표현’ 그 자체에 집중하는 유세윤에게 ‘아, 그럴 수도 있겠다’는 말은 결정적으로 본인 스스로에게 던지는 말일 수도 있겠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 유세윤의 콘텐츠를 보며 다시 한 번 자유로운 사고방식이 주는 깨달음을 얻는다. ‘아, 구럴 수도 있겠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