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문다영 기자)
[뷰어스=문다영 기자] 서점에 가서 신간 코너에 있는 신간 중 눈길을 끄는 신간을 집어들었습니다. 책의 바다에서 아무거나 집어 읽을 수 있다는 건 행운이에요. '그냥 집어 본' 신간 다섯권을 소개합니다.
(사진=문다영 기자)
■ 투 더 레터 (사이먼 가필드 지음 | 김영선 옮김 | 글담)
디지털 시대, 이메일에 가려진 ‘편지’의 가치와 역할에 주목하는 책. 현존하는 편지 중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것이라 추정되는 고대 로마 시대 편지 서판부터 이메일의 탄생과 그 존폐 가능성까지, 편지가 지나온 무려 스무 세기의 시간을 되짚는다. 이 방대한 편지의 역사 속에는 편지에 대해 우리가 몰랐던 사실과 뒷이야기가 가득하다. 실로 ‘편지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겼다 할 만하다. 등장인물도 화려하다. 키케로, 세네카, 플리니우스, 페트라르카, 에라스무스, 셰익스피어, 오스카 와일드, 나폴레옹, 제인 오스틴, 에밀리 디킨슨, 루이스 캐럴, 버지니아 울프 등을 통해 편지의 역사를 되짚는다.
휴대성 ★★☆☆☆ 두껍고 무겁다
가독성 ★★★☆☆ 주석이 페이지 밑. 글자크기는 좀 작다
한줄평 ★★★★☆ 손편지가 쓰고 싶어진다
(사진=문다영 기자)
■ 불안과 함께 살아지다 (민이언 지음 | 다반)
동서양 철학을 넘나들며 파헤친 ‘불안’에 대한 진실과 한국의 아티스트 20명이 그려낸 40점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는 책.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삶의 불안을 이해하고 오히려 불안이 주는 힘으로 삶의 방향성을 다시 찾도록 한다. 불확실성이 건네는 불안과 걱정은, 사력을 다해 이 삶을 살아내고자 하는, 내가 살아있다는 존재감을 인식케 하는 긴장감이기도 하다는 설명이 인상깊다.
휴대성 ★★★☆☆ 적당한 무게와 크기
가독성 ★★★★☆ 그림의 힘
한줄평 ★★★★☆ 철학과 그림을 영유하는 충만한 시간
(사진=문다영 기자)
■ 프롬 토니오 (정용준 지음 | 문학동네)
2009년 ‘현대문학’으로 등단한 정용준 작가의 두 번째 장편. 시공간을 초월해, 삶과 죽음까지도 넘어 사랑에 도달하고자 하는 인물을 등장시킨다. 바닷속의 바다, 우리가 아직 아는 바 없고 경험한 적 없으나 그렇기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는 불가시(不可視)의 세계. 오십 년의 시차를 온몸으로 견뎌내 삶의 세계로 돌아온 인물 토니오. 그런 토니오를 나름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는 미국인 화산학자 시몬, 일본인 지진학자 데쓰로가 있다. 이들을 통해 소중한 사람을 잃은 깊은 슬픔에 빠져 있던 인물들이 죽음보다는 삶의 손을, 고통보다는 함께했던 기억의 손을, 절망보다는 숭고함의 손을 드는 과정을 담아낸다.
휴대성 ★★★★☆ 가볍다
가독성 ★★★★☆ 문단 나눔의 여유
한줄평 ★★★★☆ 물가에 내려앉은 긴 여운
(사진=문다영 기자)
■ 얼음에 갇힌 여자 (로버트 브린자 지음 | 서지희 옮김 | 북로드)
에리카 경감 시리즈 1편. 시나리오 작가로 활동하던 로버트 브린자의 첫 번째 하드보일드 스릴러다. 섬세하면서도 발 빠른 외유내강의 에리카 경감은 선과 악의 구별이 모호한 현실의 경계에서 자신만의 직감과 원칙으로 사건을 파헤치고, 필요하다면 윗선과의 충돌도 마다하지 않는다. 남부러울 것 없던 삶을 살아 온 젊고 아름다운 여인의 처참한 시체, 정체를 알 수 없는 범인 사이에서 에리카 경감은 예리한 분석과 열정으로 사건을 파고든다.
휴대성 ★★★☆☆ 적당한 무게감
가독성 ★★★★☆ 보통의 편집
한줄평 ★★★★☆ 즐거운 팝콘타임
(사진=문다영 기자)
■ 딸은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 아니다 (가야마 리카 지음 | 김경은 옮김 | 걷는나무)
엄마의 한마디에 마음이 복잡해지는 당신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가 힘든 당신을 위한 일본 최고 정신과 전문의의 심리 수업. 엄마를 사랑하지만, 엄마가 힘든 딸들을 위한 심리 치유서다. 딸을 자신의 분신이라 생각한 엄마는, 딸의 인생에 사사건건 간섭하며 자신이 못다 이룬 꿈을 딸에게 투영한다. 저자는 여성들이 딸로 살아가며 부딪히는 고민에 대한 심리학적 해결책을 이 책 한 권에 담았다. 책은 진료실에서 만난 딸들의 사례와 신문기사, 소설, 영화 속 이야기를 통해 얽히고설킨 모녀관계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감정들을 하나하나 차례로 살핀다. 어릴 적 엄마와의 애착관계를 바탕으로 현재의 모녀 사이를 진단하며, 세월이 흘러 노인이 된 엄마와의 관계에 대해서도 경험에서 길어 올린 조언을 건넨다.
휴대성 ★★★★★ 작고 가볍다
가독성 ★★★★☆ 컬러와 그림이 돕는다
한줄평 ★★★☆☆ 엄마를 미워하게 된 이유가 이거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