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젠스타즈, 하이스타미디어)
[뷰어스=손예지 기자] 판타지 휴먼 멜로라는 독특한 장르를 내세운 KBS2 ‘우리가 만난 기적’이 순항하고 있다. 평범한 가장 송현철B(고창석)가 신의 실수로 죽은 뒤, 정반대의 삶을 살던 동명이인 송현철A(김명민)의 몸에 영혼으로 들어가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가족과 직장 안에서 펼쳐지는 현실적인 이야기에 판타지 요소가 어우러지며 색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이에 방송 3회 만에 시청률 10%를 돌파하고, 지난 9~10회 각각 시청률 11.9%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도 경신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김명민의 1인 2역 연기가 주축이 되는 가운데, 판타지와 극적인 캐릭터, 일상적인 인물을 각각 맡으며 이를 뒷받침하고 있는 세 배우를 꼽아봤다.
(사진=KBS)
#최성원
최성원은 극 중 송현철A가 지점장으로 근무 중인 신화은행의 하수빈 대리를 맡았다. 사고 전 송현철A에게 구박받기 일쑤였던 터라 그가 나타나면 몸을 사리는 것이 일상이 됐다. 특히 송현철A에게 무릎을 까인 뒤 화장실에서 울먹이는 모습은 ‘상사 갑질’에 고통받는 ‘을’의 모습을 생생히 그려내며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선사했다. 극과 현실의 경계를 허무는 최성원의 실감 나는 연기가 큰 몫을 하고 있다.
최성원은 2015년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주인공 덕선(혜리)의 남동생 노을 역을 맡아 얼굴을 알렸다. 혜리의 동생이라기에는 다소 성숙한 외모였으나 말투와 표정 연기는 고등학생 그 자체라 당시 반전 매력의 주인공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위기에 부딪혔다. 2016년 5월 급성 백혈병으로 활동을 중단한 것. 다행히 지난해 12월 완치 판정을 받고 활동을 재개한 상태다. ‘우리가 만난 기적’에 앞서 지난 2월에는 연극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에도 출연했다.
TV 시청자들에게는 ‘응답하라 1988’ 속 노을로 익숙한 얼굴이지만, 최성원의 연기 경력은 그보다 오래됐다. 2007년 스테디셀러 뮤지컬 ‘김종욱 찾기’로 데뷔해 수많은 무대극과 영화, 드라마를 거쳤다. 탄탄하게 쌓은 필모그래피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기대된다. 최성원은 오는 6월 개봉하는 영화 ‘탐정: 리턴즈’에도 출연해 권상우·성동일·이광수·서영희 등과 호흡을 맞췄다.
(사진=KBS)
#윤지혜
윤지혜가 연기하는 곽효주는 이야기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송현철A와 같은 은행에서 근무하는 차장으로, 그의 내연녀였다. 그러나 송현철A가 사고로 기억을 잃은 뒤 냉랭하게 돌변하더니 그를 두고 윗선과 모종의 거래를 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윤지혜의 존재감만으로 극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윤지혜의 데뷔작은 1998년 영화 ‘여고괴담’. 출발부터 강렬했다. 특유의 서늘함이 느껴지는 눈매와 차분한 목소리 등이 윤지혜만의 캐릭터를 만들었다. 이에 영화 ‘청춘’(2000)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2003) ‘강력3반’(2005) ‘예의없는 것들’(2006) ‘채식주의자’(2010) ‘군도:민란의 시대’(2014) ‘아수라’(2016), 드라마 ‘아일랜드’(2004) ‘케세라세라’(2007) ‘절정’(2011) ‘유령’(2012) ‘상류사회’(2015) ‘대박’(2016) 등을 통해 안방극장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끊임없이 대중을 만날 수 있었다.
그런 그의 활약이 돋보였던 작품은 영화 ‘군도:민란의 시대’다. 의적 무리의 홍일점 마향으로 몸 사리지 않는 액션 연기와 오직 눈빛만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카리스마를 보여줘 당시 호평을 받았다.
(사진=KBS)
#김재용
이른바 ‘만.찢.남(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다. 김재용이 연기하는 마오 얘기다. 마오는 신계 공화국을 다스리는 수장님의 근위 수석이다. 극 중 한순간의 실수로 송현철A·B의 운명을 바꿔놓은 초보 신(神) 아토의 지원요청으로 지상에 내려왔다. 이 범상치 않은 신은 가진 인격만 1만1984명에 달한다. 신의 실수로 갈등에 처한 인간들을 돕기 위해 그는 적재적소에서 인격들을 활용해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4회에 처음 등장해 ‘남신 비주얼’을 뽐내며 주목받은 김재용은 능청스러운 연기로 극의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잘생긴 외모와 안정적인 연기력. 어디서 나타난 신인 배우인가 싶지만, 김재용의 본업은 아이돌이다. 2014년 보이그룹 헤일로로 데뷔해 활동하고 있다. 국내 인지도는 낮지만, 유럽 투어와 일본 단독 공연을 열 만큼 높은 해외 인기를 자랑한다. 헤일로는 지난 1일 디지털 싱글 ‘O.M.G’를 내놓고 새 미니 음반 발매를 예고하기도 했다.
김재용은 ‘우리가 만난 기적’으로 처음 연기에 도전했다. 그런데도 능숙한 연기로 극에 녹아들며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는 것. 그는 헤일로 무대에서도 단연 시선을 붙잡는 멤버다. 눈빛과 춤 소화력이 남다르다. 지난해 발표한 미니 3집 ‘히어 아이 엠(HERE I AM)’에는 자작곡 ‘겁이 나’를 실으며 작사·작곡 실력도 인정받았다. 그야말로 다재다능한 아이돌 재용의 활약이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