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뷰어스=손예지 기자]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논란이 여전히 거세다. 전 국민을 슬픔에 빠트린 ‘세월호 참사’를 희화화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제작진과 최승호 사장 등 MBC의 한발 느린 대응 방식이 논란을 키운 모양새다. 지난 5일 방송된 9회가 문제의 발단이 됐다. 제작진이 이영자의 어묵 먹방을 뉴스 속보 형식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사용한 것이다. 어묵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조롱할 때 쓰는 단어로 알려졌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더욱 실망케했다. 그러나 논란에 큰불을 지핀 것은 MBC와 제작진의 안일한 대처다. 별도의 공식 입장 없이 ‘전참시’ 재방송과 VOD 서비스 등에서 문제의 장면이 삭제됐고, 관련 사안으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던 ‘전참시’ 공식 홈페이지 내 시청자 게시판은 돌연 비공개로 전환됐다. MBC와 ‘전참시’ 제작진이 논란을 덮고 넘기려 했다는 정황을 충분히 의심해 볼 만한 상황이었다. 시청자들은 더욱 분노했고 9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전참시’ ‘전참시 세월호’ 등이 오를 정도로 논란이 커졌다. MBC와 제작진은 그제야 공식 사과에 나섰다. 보도자료를 통해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최승호 사장도 자신의 SNS에 “이 사건을 보고받은 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님께 직접 사과하고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그리고 시청자께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사진=MBC)   사과문 발표에도 비난은 계속됐다. 이번 논란으로 인한 ‘전참시’ 출연진의 손해를 걱정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논란이 된 장면의 주인공이었던 이영자가 녹화 불참 소식을 전했다. 이영자의 소속사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전하며 “프로그램 하차나 향후 출연 여부에 대해 제작진과 충분히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영자가 2014년 SBS ‘잘 먹고 잘사는 법-식사하셨어요?(이하 식사하셨어요)’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슬퍼하는 모습이 회자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이영자가 무슨 잘못이냐” “이영자는 얼마나 충격받았을까” “내가 이영자였다면 너무 끔찍했을 것”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출연진에 대한 MBC 측의 사과가 나온 것은 이후다. 10일 오전 최승호 사장이 자신의 SNS에 “이 사안으로 충격과 상처받은 출연자들, 특히 이영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은 것. 그는 “이영자는 누구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안타까워했다고 들었다”며 “그런 이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당했으니 충격과 아픔을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이영자와 관련한 대중의 반응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와 함께 덧붙인 글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20여 년 전 ‘생방송 토요일’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이영자와 인연을 맺었다면서 “이영자는 늘 녹화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배려했다” “‘전참시’가 시작한 뒤 한 번 녹화장을 찾아가 인사하려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 등의 말을 덧붙였다. 최승호 사장과 이영자의 과거 인연이 이번 사태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출연자에 대한 보상이나 프로그램의 방향을 설명하기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으로 보여 찝찝함이 남는다. 거듭된 ‘뒷북 대처’로 시청자들을 실망케 한 MBC와 ‘전참시’다. 현재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부적절한 화면이 프로그램에 사용된 경위를 밝히고자 조사에 나선 상태다. 이로 인해 ‘전참시’는 앞으로 2주간 결방할 예정이다. MBC는 “의혹이 남지 않도록 객관적 시각에서 조사하고, 그 결과를 시청자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이 말처럼 향후 발 빠른 대처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되찾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출연진의 상처를 보듬을지 지켜볼 일이다.

MBC·제작진 뒷북 대처 ‘전참시 논란’ 키웠다

손예지 기자 승인 2018.05.10 16:41 | 최종 수정 2136.09.16 00:00 의견 0
(사진=MBC)
(사진=MBC)

 

[뷰어스=손예지 기자] MBC ‘전지적 참견 시점(이하 전참시)’ 논란이 여전히 거세다. 전 국민을 슬픔에 빠트린 ‘세월호 참사’를 희화화했다는 이유도 있겠지만, 제작진과 최승호 사장 등 MBC의 한발 느린 대응 방식이 논란을 키운 모양새다.

지난 5일 방송된 9회가 문제의 발단이 됐다. 제작진이 이영자의 어묵 먹방을 뉴스 속보 형식으로 내보내는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보도 화면을 사용한 것이다. 어묵은 극우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조롱할 때 쓰는 단어로 알려졌기 때문에 시청자들을 더욱 실망케했다.

그러나 논란에 큰불을 지핀 것은 MBC와 제작진의 안일한 대처다. 별도의 공식 입장 없이 ‘전참시’ 재방송과 VOD 서비스 등에서 문제의 장면이 삭제됐고, 관련 사안으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던 ‘전참시’ 공식 홈페이지 내 시청자 게시판은 돌연 비공개로 전환됐다. MBC와 ‘전참시’ 제작진이 논란을 덮고 넘기려 했다는 정황을 충분히 의심해 볼 만한 상황이었다. 시청자들은 더욱 분노했고 9일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전참시’ ‘전참시 세월호’ 등이 오를 정도로 논란이 커졌다.

MBC와 제작진은 그제야 공식 사과에 나섰다. 보도자료를 통해 “긴급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안을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의 책임을 물어 유사 사건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방지책을 강구하겠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최승호 사장도 자신의 SNS에 “이 사건을 보고받은 뒤 유경근 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님께 직접 사과하고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그리고 시청자께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사진=MBC)
(사진=MBC)

 

사과문 발표에도 비난은 계속됐다. 이번 논란으로 인한 ‘전참시’ 출연진의 손해를 걱정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논란이 된 장면의 주인공이었던 이영자가 녹화 불참 소식을 전했다. 이영자의 소속사는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고 전하며 “프로그램 하차나 향후 출연 여부에 대해 제작진과 충분히 협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영자가 2014년 SBS ‘잘 먹고 잘사는 법-식사하셨어요?(이하 식사하셨어요)’에서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을 만나 슬퍼하는 모습이 회자되기도 했다. 네티즌들은 “이영자가 무슨 잘못이냐” “이영자는 얼마나 충격받았을까” “내가 이영자였다면 너무 끔찍했을 것”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출연진에 대한 MBC 측의 사과가 나온 것은 이후다. 10일 오전 최승호 사장이 자신의 SNS에 “이 사안으로 충격과 상처받은 출연자들, 특히 이영자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적은 것. 그는 “이영자는 누구보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안타까워했다고 들었다”며 “그런 이가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당했으니 충격과 아픔을 짐작하고도 남는다”고 말했다. 이영자와 관련한 대중의 반응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와 함께 덧붙인 글의 의도를 이해하기 어렵다. 20여 년 전 ‘생방송 토요일’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이영자와 인연을 맺었다면서 “이영자는 늘 녹화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을 배려했다” “‘전참시’가 시작한 뒤 한 번 녹화장을 찾아가 인사하려고 했는데 이런 일이 생겼다” 등의 말을 덧붙였다. 최승호 사장과 이영자의 과거 인연이 이번 사태와 어떤 연관이 있을까. 출연자에 대한 보상이나 프로그램의 방향을 설명하기보다 감정에 호소하는 것으로 보여 찝찝함이 남는다.

거듭된 ‘뒷북 대처’로 시청자들을 실망케 한 MBC와 ‘전참시’다. 현재는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부적절한 화면이 프로그램에 사용된 경위를 밝히고자 조사에 나선 상태다. 이로 인해 ‘전참시’는 앞으로 2주간 결방할 예정이다. MBC는 “의혹이 남지 않도록 객관적 시각에서 조사하고, 그 결과를 시청자와 국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이 말처럼 향후 발 빠른 대처로 시청자들의 신뢰를 되찾고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과 출연진의 상처를 보듬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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