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씨잼, 바스코 인스타그램)
[뷰어스=한수진 기자] 한솥밥 먹는 두 래퍼가 대마초 흡연 혐의로 나란히 구치소에 수감됐다. 바로 저스트뮤직 소속의 씨잼과 빌스택스(바스코)다.
래퍼의 대마초 흡연이 처음 있는 일도 아닌 만큼 여론도 그리 놀랍지도 않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이 두 사람을 옹호하고 나선 이들을 보고 있자니 이들의 영향력에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려야 할 때인 듯싶다.
지난 28일 씨잼에 이어 빌스택스도 대마초 흡연(마약류 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수원구치소에 수감 소식이 전해졌다.
디스패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씨잼은 호기심에 대마초를 피웠고, 누군가의 신고로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됐다. 빌스택스도 씨잼이 불구속 입건 됐을 당시 검거된 8명 중 한 명이었다는 소식이 뒤늦게 알려졌다.
씨잼은 힙합씬에서 최고의 인가를 구가하는 래퍼다. 인기 프로그램인 엠넷 래퍼 서바이벌 ‘쇼미더머니5’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던 인물. 지난 2016년 비와이와 발매한 ‘퍼즐’은 당시 음원차트 1위까지 찍었다. 이미 여러 차례 방송에 출연해 출중한 랩 실력을 드러냈고, 이를 바탕으로 힙합씬 뿐 아니라 대중에게도 친숙해졌다. 그가 출연하는 공연엔 관객들로 넘쳐나고, SNS 팔로우는 29만2000명에 달한다. 파급력이 상당한 아티스트다. 빌스택스도 마찬가지다. 수십년간 래퍼로 활동해온 그는 '쇼미더머니'뿐 아니라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씨잼의 대마초 흡연 소식을 접한 뒤 일부 팔로워들이 보인 반응(사진=씨잼 인스타그램)
대마초 흡연 보도 직후 씨잼의 SNS를 살폈다. 씨잼은 대마초 흡연이 보도되기 2시간 전에도 SNS에 게시물을 올렸다. 해당 게시물에는 ‘앨범 내고 들어가’ ‘그래도 명반 하나 만들고 들어갈 듯’ ‘이게 진짜 스웨그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그를 옹호하고 나선 이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띈다. 범법 행위도 감싸줄 정도로 팬사랑이 넘쳤다.
우려되는 점은 씨잼과 빌스택스의 음악을 소비하는 연령층이 낮다는 점이다. 힙합 음악의 주 소비층은 10~20대다. 이들을 옹호하고 나선 이들 중 10대도 섞여 있다. 연예인의 영향력은 인터넷 및 SNS 등 소통 창구의 다양화로 막강한 파급력을 가지게 됐다. 무명 연예인의 사연마저 소비되고 있는 상황. 이들과 같은 유명 아티스트는 그 영향력과 파급력이 훨씬 강하다. 씨잼과 바스코가 포털 실시간검색어 1위를 차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프랑스 사회학자 에드가 모랭은 저서 ‘스타’에서 “스타는 영웅시되고 신격화되며 찬미의 대상 그 이상이다. 스타는 또한 숭배의 주체이기도 하다. 종교의 싹이 스타의 주위에서 형성된다”라고 연예인의 영향력을 언급한 바 있다. 위처럼 맹목적 지지로 이어진 팬 행위는 이들의 정서와 대중문화에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더 이상 래퍼들도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피할 수만은 없다. 그간 상당수의 래퍼들이 “표현의 자유”와 “나는 그저 힙합하는 사람”이라는 변명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해 왔다. 힙합이 메이저 음악으로 떠오르면서 상당수의 래퍼들이 스타 반열에 올랐지만 이에 못지않게 각종 사건사고로 사회면에 이름을 올렸다. 이센스, 아이언의 마약, 스윙스, 창모, 블랙넛의 가사 논란, 정상수의 폭행 입건 등을 비롯해 한솥밥 먹는 씨잼, 바스코의 동반 구치소 행까지. 현재 두 사람의 소속사 저스트뮤직 측은 일언반구의 사과나 변명도 없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중이다. 그들의 영향력을 고려해 최소한의 사과로라도 이번 사건이 잘못된 행위임을 인지 시켜야 함에도 말이다.
단, 음악으로 보답하겠다는 식상한 멘트는 넣어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