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DIMF 개막작이었던 영국 스팸어랏 공연 컷(사진=DIMF 제공) [뷰어스=김희윤 기자] 무대와 객석 사이가 한층 가까워졌다. 공연 형식이 다양해지면서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오늘날 무대예술은 관객 유입을 위해 보다 자극적인 체험을 요구한다. 이에 관객들도 단순 관람을 바탕으로 좀 더 적극적인 참여를 원하게 됐다. 과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관객들의 행보가 공연계 큰 줄기로 뻗어나갈 수 있을 지 짚어본다. ■ 관객 참여형 공연의 대두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공연을 ‘관객 참여형 이머시브’라고 한다. 이는 전형적인 무대 상연의 틀을 깨고 관객과 배우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공연 방식이다. 때에 따라 관객이 직접 무대에 개입하기도 한다. 국내에선 주로 어린이극이나 이벤트성 장면에서 쓰여 왔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연출이 관객의 큰 호응을 이끌자 확장 유입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이제는 꽤 많은 공연에서 이 같은 시도를 볼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관객 참여 공연이 대중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관객참여 공연이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교수는 “공연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관객들을 참여시킴으로써 단순 관찰자가 아닌 이야기 안에 자신의 생각이나 결정 등을 관여하게끔 하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대개 이머시브 공연의 특징은 일회적인 즉흥성에 연유해 관객몰이를 주도한다는 점이다. 그날그날 관객들의 대응방식에 따라 공연의 즐거움이 다르다. 즉흥성에서 비롯된 반응의 의외성이 곧 즐거움의 정도를 결정한다. 또한 관객은 공연 참여라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더욱 감상에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열린 형식이 감상하는 주체의 마음을 열게 만든다. 관객이 공연에 직접 참여한다는 의식을 가짐으로써 극 설정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능동적으로 개입되는 공연계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 이머시브 형태가 시도된 공연들 관객 참여형 공연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난타’를 꼽을 수 있다. ‘난타’는 관객들을 무대 위로 초대해 함께 공감하는 무대를 보여준다. 특히 직접 놀이를 할 기회를 마련해주는 등 쌍방향 소통 공연의 한 형태를 보여준다. 물론 관객참여의 정도 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연극도 있다. 우선 ‘쉬어매드니스’는 매번 관객의 추리를 통해 범인이 바뀌거나, 형사 배우에게 제보를 할 수 있는 등 관객 참여의 폭이 넓다. ‘죽여주는 이야기’는 애초부터 관객 참여를 염두에 둔 극이라 관객이 참여하지 않으면 해당 장면 서사 진행이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관객 참여 정도가 적극적이다.   각 포스터 뮤지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뮤지컬 ‘무한동력’에서는 배우가 관객에게 직접 찾아가 반응을 유도해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있다. ‘넌센스2’는 무대 속 무대라는 특성을 살려 관객들의 참여가 포인트라 할 정도로 역할이 많다. ‘프리즌’도 관객이 극의 흐름상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하며, 창작가무극 ‘굳빠이 이상’에서도 관객이 작품 속에 들어가 공연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관객 참여 비중이 높은 공연이다. 아울러 국내에서 이머시브 형태가 가장 크게 시도된 기획공연으로 1인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를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배우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대본을 보지 못하고, 배우의 즉흥연기와 관객의 참여로 극이 완성되는 구조다. 리허설과 연출, 무대세트가 없이 배우와 관객만 존재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 관객참여극 전망 어떨까 관객 참여극 발전 방향의 길은 넓다. 실제로 관객 참여형 공연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연극양식 측면에서도 무대예술이 관객에게 특별한 순간을 체험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공연이 관객을 참여시키는 실험을 더욱 많이 쓸 것이라는 전망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사진=픽사베이) 다만 예술의 성취도 면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머시브 공연 형식은 장면이 즉흥적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공연의 완성도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지금과 같은 고정식 객석을 지닌 정형화된 극장 구조에서는 관객 참여 방식이 주로 소소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무대예술은 새로운 실험을 지속해야 한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비중을 높여나가며 적극적인 관객 참여 유도를 해나가는 일이 무대예술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관객참여극, 공연계 트렌드로 자리 잡을까

김희윤 기자 승인 2018.06.11 10:33 | 최종 수정 2136.11.19 00:00 의견 0
제11회 DIMF 개막작이었던 영국 스팸어랏 공연 컷(사진=DIMF 제공)
제11회 DIMF 개막작이었던 영국 스팸어랏 공연 컷(사진=DIMF 제공)

[뷰어스=김희윤 기자] 무대와 객석 사이가 한층 가까워졌다. 공연 형식이 다양해지면서 관객 참여를 유도하는 작품들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이다. 오늘날 무대예술은 관객 유입을 위해 보다 자극적인 체험을 요구한다. 이에 관객들도 단순 관람을 바탕으로 좀 더 적극적인 참여를 원하게 됐다.

과연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관객들의 행보가 공연계 큰 줄기로 뻗어나갈 수 있을 지 짚어본다.

■ 관객 참여형 공연의 대두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공연을 ‘관객 참여형 이머시브’라고 한다. 이는 전형적인 무대 상연의 틀을 깨고 관객과 배우 사이의 경계를 허무는 공연 방식이다. 때에 따라 관객이 직접 무대에 개입하기도 한다. 국내에선 주로 어린이극이나 이벤트성 장면에서 쓰여 왔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연출이 관객의 큰 호응을 이끌자 확장 유입되기 시작했다. 덕분에 이제는 꽤 많은 공연에서 이 같은 시도를 볼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관객 참여 공연이 대중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관객참여 공연이 각광받는 이유에 대해 뮤지컬평론가 원종원 교수는 “공연은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하면서 “관객들을 참여시킴으로써 단순 관찰자가 아닌 이야기 안에 자신의 생각이나 결정 등을 관여하게끔 하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대개 이머시브 공연의 특징은 일회적인 즉흥성에 연유해 관객몰이를 주도한다는 점이다. 그날그날 관객들의 대응방식에 따라 공연의 즐거움이 다르다. 즉흥성에서 비롯된 반응의 의외성이 곧 즐거움의 정도를 결정한다. 또한 관객은 공연 참여라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더욱 감상에 몰입하고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무엇보다 관객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열린 형식이 감상하는 주체의 마음을 열게 만든다. 관객이 공연에 직접 참여한다는 의식을 가짐으로써 극 설정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능동적으로 개입되는 공연계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 이머시브 형태가 시도된 공연들

관객 참여형 공연의 가장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난타’를 꼽을 수 있다. ‘난타’는 관객들을 무대 위로 초대해 함께 공감하는 무대를 보여준다. 특히 직접 놀이를 할 기회를 마련해주는 등 쌍방향 소통 공연의 한 형태를 보여준다.

물론 관객참여의 정도 면에서 보다 적극적인 연극도 있다. 우선 ‘쉬어매드니스’는 매번 관객의 추리를 통해 범인이 바뀌거나, 형사 배우에게 제보를 할 수 있는 등 관객 참여의 폭이 넓다. ‘죽여주는 이야기’는 애초부터 관객 참여를 염두에 둔 극이라 관객이 참여하지 않으면 해당 장면 서사 진행이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관객 참여 정도가 적극적이다.

 

각 포스터
각 포스터

뮤지컬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뮤지컬 ‘무한동력’에서는 배우가 관객에게 직접 찾아가 반응을 유도해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이 있다. ‘넌센스2’는 무대 속 무대라는 특성을 살려 관객들의 참여가 포인트라 할 정도로 역할이 많다. ‘프리즌’도 관객이 극의 흐름상 중요한 역할을 맡기도 하며, 창작가무극 ‘굳빠이 이상’에서도 관객이 작품 속에 들어가 공연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관객 참여 비중이 높은 공연이다.

아울러 국내에서 이머시브 형태가 가장 크게 시도된 기획공연으로 1인극 ‘하얀 토끼 빨간 토끼’를 꼽을 수 있다. 이 작품은 배우가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대본을 보지 못하고, 배우의 즉흥연기와 관객의 참여로 극이 완성되는 구조다. 리허설과 연출, 무대세트가 없이 배우와 관객만 존재한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다.

■ 관객참여극 전망 어떨까

관객 참여극 발전 방향의 길은 넓다. 실제로 관객 참여형 공연에 대한 대중적 관심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연극양식 측면에서도 무대예술이 관객에게 특별한 순간을 체험시킨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공연이 관객을 참여시키는 실험을 더욱 많이 쓸 것이라는 전망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다만 예술의 성취도 면에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머시브 공연 형식은 장면이 즉흥적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공연의 완성도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나 지금과 같은 고정식 객석을 지닌 정형화된 극장 구조에서는 관객 참여 방식이 주로 소소하게 다뤄질 수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무대예술은 새로운 실험을 지속해야 한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관객을 작품 속으로 끌어들이는 비중을 높여나가며 적극적인 관객 참여 유도를 해나가는 일이 무대예술의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