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36. 금주의 가수는 서울문(Seoulmoon)입니다.
■ 서울을 모티브로 하는 밴드
서울문은 각 팀에 몸담고 있는 멤버 세 명이 뭉쳐 2016년 데뷔한 새로운 밴드다. 멤버는 기타 김혜미(24아워즈), 베이스 이루리(바이바이배드맨), 드럼 신혜미(챔피언스)다. 보컬은 김혜미가 맡고 있으며, 다른 멤버들도 코러스 등에 참여한다. 이들은 서울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모인 만큼 서울을 모티브로 한 음악을 내놓고 있다.
서울문은 디지털 싱글 ‘처음 봤을 때’를 시작으로 ‘미스터리 걸스 클럽(Mystery Girls Club)’ ‘언제까지나’ ‘파인애플’ ‘바다바다’ ‘해 뜰 때까지’, 그리고 최근의 ‘아쿠아’까지 다수의 싱글을 선보였다.
그 중 대표곡을 꼽자면 ‘처음 봤을 때’다. 데뷔곡이어서도 있지만, 이 노래는 단 한 곡만으로 서울문이 지닌 개성을 모두 보여주기 때문에 훌륭하다. 청량함을 주축으로 반복되는 사운드와 가사부터 창법까지, 서울문이 생각하는 도시의 이미지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이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나갈지 잘 알려준다. 다만 처음으로 발표한 곡이기에 다른 곡들보다 좀 더 단순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 "청량함의 반복"...차별화된 ‘서울 표현법’
3명으로 이루어진 밴드, 게다가 멤버 모두가 여성인 밴드는 드물기에 서울문의 존재는 반갑다. 멤버 수는 적지만 사운드는 결코 허전하지 않다. 서울문의 연주는 마치 바쁘게 흘러가는 도시의 모습처럼 쉴 틈 없이 흘러간다. 통통 튀는 경쾌함과 흥이 넘치는 발랄함은 가득 찬 사운드에 한 몫 한다.
동시에 서울문의 노래에서는 휴양지에서 느낄 수 있는 여유로움도 풍긴다. 이는 청량한 신스 사운드를 바탕으로 한 덕분으로 보이는데, 이 소리들은 반대로 도시의 모던함 혹은 네온사인 같은 화려함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다.
이렇게 성격이 다른 요소들이 모인 서울문의 노래는 색다른 신선함을 주기에 충분하다. 아울러 지금껏 ‘서울’하면 떠올리는 이미지나 다뤄지는 방식은 어두운 쪽에 가까웠기 때문에 서울문의 ‘서울 표현법’은 더욱 눈에 띈다.
신곡 '아쿠아' 커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지점은 또 있다. 바로 반복과 창법이다. 서울문의 노래에서는 보통 하나의 표현이 연달아 반복된다. 이 표현은 ‘처음 봤을 때’ ‘언제까지나’ ‘바다’처럼 제목인 경우가 있고, “이런 날에/이런 날 생각나”처럼 특정한 문장인 경우도 있다. 이 파트의 멜로디 역시 리드미컬하게 반복된다.
이 반복은 음계로도 이어진다. 해당 후렴구는 음폭은 그리 크지 않은 몇 개의 음들로 단순하게 구성된다. 그래서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까지 묻어난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기존 도시를 다루는 작법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이야기를 하듯 툭툭 뱉어 부르고, 합창하듯 멤버들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보컬 또한 이런 요소를 극대화한다. 그리고 이것들은 일종의 운율감을 형성해 상당한 중독성을 선사한다.
어떻게 보면 ‘이런 노래 스타일이 어떻게 서울을 표현할까?’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서울문은 ‘도시’하면 떠오르는 강박적인 이미지를 벗어났다. 공간적인 측면에 얽매이지 않는다. 단지 서울로부터 떠오르는 모든 것들을 다양한 범위로,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소화할 뿐이다.
■ 추천곡 ‘아쿠아’
‘아쿠아’: 비오는 날을 생각하며 공간감을 살려 만들었다는 곡. 장마철을 맞은 요즘 이 노래를 들으면 촉촉한 감성이 들 법하다. 또한 “이런 날에/이런 날 생각나/내 마음속에 더/선명히 떠올라” “이런 날에/빗소리 들려와/내 마음속에 더/퍼져서 들어와”같이 귀엽게 반복되는 후렴구는 축 처지는 흐린 날 기분이 좋아지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