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HB엔터테인먼트) [뷰어스=노윤정 기자] 정재영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든다. 연기가 그 자체로 하나의 '수작(秀作)'이라는 생각말이다. 그래서일까, 정재영은 그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작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 시청자들이 자신의 이름만 보고도 작품을 믿고 보게 만든다. 정재영은 그런 힘을 가진 배우다. 지난 1996년 연극 ‘허탕’으로 데뷔한 정재영의 주 활동 무대는 스크린이었다. 정재영은 단역부터 시작해 영화계에서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넓혀왔다. ‘킬러들의 수다’(2001), ‘피도 눈물도 없이’(2002), ‘실미도’(2003) 등의 작품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아는 여자’(2004)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는다. 이후 ‘웰컴 투 동막골’(2005), ‘바르게 살자’(2007), ‘강철중: 공공의 적 1-1’(2008), ‘김씨 표류기’(2009), ‘이끼’(2010), ‘내가 살인범이다’(2012), ‘역린’(2014),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2015),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하며 장르와 배역을 가리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자연히 관객들은 정재영의 출연작이라는 이유 하나로 작품을 보기 위해 기꺼이 극장으로 향했다. (사진=KBS2, OCN 방송화면) 그렇게 20여년 활동하며 대체불가한 배우로 자리매김한 정재영의 활동 무대가 브라운관까지 확대된다. 정재영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관객을 몰입시키던 힘을 브라운관에서도 발휘하고 있다. 드라마는 영화보다 긴 호흡을 갖는다. 그러다 보니 극 중반부쯤 이르면 시청자들의 집중도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정재영은 시청자들이 작품에 끝까지 몰입하게끔 만드는 장악력을 보여준다. 정재영은 2015년 방영작 KBS2 ‘어셈블리’로 드라마에 데뷔한다. '어셈블리'에서 정재영은 평범한 용접공에서 서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되는 진상필 역을 맡았다. 진상필은 영화 관객들을 사로잡던 정재영의 연기 내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캐릭터다. 투박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속은 따뜻하고 정의로운 인물이다. 정재영의 연기력은 진상필이라는 대본 속 캐릭터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살아 숨 쉬는 인물로 만든다. 작품이 우리 사회와 정치에 던지는 신랄한 메시지는 정재영이라는 배우를 만나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OCN ‘듀얼’에서도 정재영은 형사 장득천으로 분해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증명한다. 극 중 정재영은 딸을 바라볼 때의 애정 가득한 눈빛과 형사로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장득천이라는 한 캐릭터 안에서 모두 보여준다. 정의로운 형사가 딸을 구하기 위해 범법 행위를 저지르는 모습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격한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들을 시청자에게 부담스럽지 않도록 표현한다. 순박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던 진상필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없는 모습이었다. (사진=MBC 방송화면) 작품마다 다른 색깔을 가진 캐릭터를 제 옷 입은 듯 자연스럽게 화면 위에 구현한다. 그러다 보니 작품의 몰입도는 자연히 높아진다. 때문에 안방극장에서 정재영의 연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시청자 입장에선 행복한 일이다. 정재영은 자신이 선택한 세 번째 드라마 MBC ‘검법남녀’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첫 방송 전 ‘검법남녀’의 관전 포인트를 꼽을 때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단연 정재영의 출연이었다. 이것이 바로 정재영이라는 배우의 이름이 가진 힘이다. 그리고 정재영은 그 기대를 200% 충족시키고 있다. ‘검법남녀’에서 정재영이 분한 백범은 자타공인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지만 지독한 완벽주의에 까칠한 성격을 가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10년차 법의관이다. 백범은 정재영 특유의 담백한 연기가 빛을 발하는 캐릭터다. 일단, 지극히 냉소적이다. 은솔(정유미)이나 차수호(이이경)가 정황과 심증으로 사건의 범인을 추리하는 것을 ‘소설 쓴다’고 일침하고 피해자에 감정이입하는 대신 부검을 통해 나온 팩트만을 바라본다. 일견 냉정하게 보이는 모습이다. 또한 백범은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실수에도 매섭게 화를 내고 “나가”라고 호통 치는 일이 일상이다. 표현이 거칠고 화를 내는 장면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백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느낀다. 무심한 표정과 말투, 그 안에 깊이 있는 감정을 담는 정재영의 연기 덕분이다. 감탄스러울 만큼 노련한 완급조절이다. 뿐만 아니라 정재영은 백범이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거짓말하며 은솔(정유미)을 골려주는 장면, 차수호(이이경)가 ‘고맙다’고 말하는 백범의 목소리를 녹음해 놀리자 성질부리는 장면 등에서 의외의 웃음을 선사했다. 과거 회상 장면에서 보여준 연인 한소희(이언정)를 향한 눈빛은 다정함 그 자체였다. 이처럼 정재영은 백범이 순간순간 보여주는 인간적인 면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표현해낸다. 냉소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백범이라는 캐릭터가 따뜻하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검법남녀’는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꼴찌로 출발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상승세를 보이더니 경쟁작들을 제치고 새롭게 월화극 왕좌에 올랐다. 첫 회에서 4.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이하 동일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8.2%(6월 5일 방송분)까지 치솟았다. 에피소드 위주로 흘러가는 스토리라인,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리얼리티를 살린 세트와 특수분장 등 ‘검법남녀’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극의 중심을 잡는 정재영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검법남녀’의 인기에 크게 기여했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작품을 보게 만들고,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쉽게 끊을 수 없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정재영이란 배우가 가진 힘이다. ‘검법남녀’는 이제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전개와 함께, 과연 정재영이 남은 회 차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기대가 커진다.

'검법남녀' 정재영이란 이름이 가진 힘

노윤정 기자 승인 2018.07.04 10:25 | 최종 수정 2137.01.04 00:00 의견 0
(사진=HB엔터테인먼트)
(사진=HB엔터테인먼트)

[뷰어스=노윤정 기자] 정재영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든다. 연기가 그 자체로 하나의 '수작(秀作)'이라는 생각말이다. 그래서일까, 정재영은 그가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 작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인다. 시청자들이 자신의 이름만 보고도 작품을 믿고 보게 만든다. 정재영은 그런 힘을 가진 배우다.

지난 1996년 연극 ‘허탕’으로 데뷔한 정재영의 주 활동 무대는 스크린이었다. 정재영은 단역부터 시작해 영화계에서 조금씩 자신의 입지를 넓혀왔다. ‘킬러들의 수다’(2001), ‘피도 눈물도 없이’(2002), ‘실미도’(2003) 등의 작품을 통해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아는 여자’(2004)에서 처음으로 주연을 맡는다. 이후 ‘웰컴 투 동막골’(2005), ‘바르게 살자’(2007), ‘강철중: 공공의 적 1-1’(2008), ‘김씨 표류기’(2009), ‘이끼’(2010), ‘내가 살인범이다’(2012), ‘역린’(2014), ‘열정 같은 소리하고 있네’(2015),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 등 다수 작품에 출연하며 장르와 배역을 가리지 않는 연기력을 보여준다. 자연히 관객들은 정재영의 출연작이라는 이유 하나로 작품을 보기 위해 기꺼이 극장으로 향했다.

(사진=KBS2, OCN 방송화면)
(사진=KBS2, OCN 방송화면)

그렇게 20여년 활동하며 대체불가한 배우로 자리매김한 정재영의 활동 무대가 브라운관까지 확대된다. 정재영은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 관객을 몰입시키던 힘을 브라운관에서도 발휘하고 있다. 드라마는 영화보다 긴 호흡을 갖는다. 그러다 보니 극 중반부쯤 이르면 시청자들의 집중도가 흐트러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한다. 하지만 정재영은 시청자들이 작품에 끝까지 몰입하게끔 만드는 장악력을 보여준다.

정재영은 2015년 방영작 KBS2 ‘어셈블리’로 드라마에 데뷔한다. '어셈블리'에서 정재영은 평범한 용접공에서 서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이 되는 진상필 역을 맡았다. 진상필은 영화 관객들을 사로잡던 정재영의 연기 내공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캐릭터다. 투박하고 거칠어 보이지만 속은 따뜻하고 정의로운 인물이다. 정재영의 연기력은 진상필이라는 대본 속 캐릭터를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살아 숨 쉬는 인물로 만든다. 작품이 우리 사회와 정치에 던지는 신랄한 메시지는 정재영이라는 배우를 만나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OCN ‘듀얼’에서도 정재영은 형사 장득천으로 분해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다시 한 번 증명한다. 극 중 정재영은 딸을 바라볼 때의 애정 가득한 눈빛과 형사로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을 장득천이라는 한 캐릭터 안에서 모두 보여준다. 정의로운 형사가 딸을 구하기 위해 범법 행위를 저지르는 모습에 설득력을 부여하고 격한 감정을 쏟아내는 장면들을 시청자에게 부담스럽지 않도록 표현한다. 순박하고 정겨운 느낌을 주던 진상필의 이미지를 떠올릴 수 없는 모습이었다.

(사진=MBC 방송화면)
(사진=MBC 방송화면)

작품마다 다른 색깔을 가진 캐릭터를 제 옷 입은 듯 자연스럽게 화면 위에 구현한다. 그러다 보니 작품의 몰입도는 자연히 높아진다. 때문에 안방극장에서 정재영의 연기를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은 시청자 입장에선 행복한 일이다. 정재영은 자신이 선택한 세 번째 드라마 MBC ‘검법남녀’에서도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첫 방송 전 ‘검법남녀’의 관전 포인트를 꼽을 때 가장 먼저 언급된 것은 단연 정재영의 출연이었다. 이것이 바로 정재영이라는 배우의 이름이 가진 힘이다. 그리고 정재영은 그 기대를 200% 충족시키고 있다.

‘검법남녀’에서 정재영이 분한 백범은 자타공인 최고의 실력을 자랑하지만 지독한 완벽주의에 까칠한 성격을 가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10년차 법의관이다. 백범은 정재영 특유의 담백한 연기가 빛을 발하는 캐릭터다. 일단, 지극히 냉소적이다. 은솔(정유미)이나 차수호(이이경)가 정황과 심증으로 사건의 범인을 추리하는 것을 ‘소설 쓴다’고 일침하고 피해자에 감정이입하는 대신 부검을 통해 나온 팩트만을 바라본다. 일견 냉정하게 보이는 모습이다. 또한 백범은 사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실수에도 매섭게 화를 내고 “나가”라고 호통 치는 일이 일상이다. 표현이 거칠고 화를 내는 장면이 많다. 하지만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백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느낀다. 무심한 표정과 말투, 그 안에 깊이 있는 감정을 담는 정재영의 연기 덕분이다. 감탄스러울 만큼 노련한 완급조절이다.

뿐만 아니라 정재영은 백범이 표정 하나 바뀌지 않고 거짓말하며 은솔(정유미)을 골려주는 장면, 차수호(이이경)가 ‘고맙다’고 말하는 백범의 목소리를 녹음해 놀리자 성질부리는 장면 등에서 의외의 웃음을 선사했다. 과거 회상 장면에서 보여준 연인 한소희(이언정)를 향한 눈빛은 다정함 그 자체였다. 이처럼 정재영은 백범이 순간순간 보여주는 인간적인 면을 섬세한 감정 연기로 표현해낸다. 냉소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백범이라는 캐릭터가 따뜻하게 느껴지도록 만든다.

‘검법남녀’는 동시간대 드라마 시청률 꼴찌로 출발했다. 하지만 시청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상승세를 보이더니 경쟁작들을 제치고 새롭게 월화극 왕좌에 올랐다. 첫 회에서 4.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이하 동일 기준)로 시작한 시청률은 8.2%(6월 5일 방송분)까지 치솟았다. 에피소드 위주로 흘러가는 스토리라인,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전개, 리얼리티를 살린 세트와 특수분장 등 ‘검법남녀’의 성공 요인은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극의 중심을 잡는 정재영의 압도적인 존재감이 ‘검법남녀’의 인기에 크게 기여했다. 시청자들로 하여금 작품을 보게 만들고,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쉽게 끊을 수 없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정재영이란 배우가 가진 힘이다. ‘검법남녀’는 이제 후반부에 접어들었다. 갈수록 흥미를 더해가는 전개와 함께, 과연 정재영이 남은 회 차를 어떻게 끌고 나갈지 기대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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