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금 체불에 대한 지급을 요청했다 (사진=현대중공업 노조 제공)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사내하청지회가 임금 체불과 관련해 원청인 현대중공업을 향해 직접 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측은 대금이 정상 지급되고 있다며 책임을 회피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 11일 노조는 울산 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업 불황 이후) 지난 2년 동안 밥 먹듯이 벌어졌던 20~30% 임금체불은 마침내 100%가 돼 버렸다"며 "원청인 현대중공업이 체불임금 105억 원 지급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에서 건조와 도장 작업을 맡고 있는 21개 업체 하청노동자 2,600여 명은 지난 10일 월급을 한 푼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앞서 21개 사내하청 업체 대표들은 지난달 말 원청의 7월 기성금 세금계산서 발행 서명을 거부하면서 이달 10일 해당 하청업체 노동자 월급 전액과 4대 보험료 체납 사태가 발생했다.
하청업체 대표들은 현재 수준의 기성금으로는 사업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하고 원청인 현대중공업에 단가 인상을 요구하는 차원에서 집단으로 서명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금체불을 한 하청업체는 건조부 10개 업체와 도장부 11개 업체다.
조선업종의 불황이 계속되면서 지난 2016년~2017년 하청업체 전반에 구조조정과 임금삭감이 이뤄졌고, 이에 폐업에 따른 체불, 체당금 처리 급증, 원청 지원금 중간착불 등으로 만성화된 상황이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전액체불 사태 이후 1년 4개월 만에 다시 벌어진 일이다"며 "체불과 체납의 구렁텅이에서 헤어나지 못한 게 벌써 2년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은 하청노동자 체불임금을 직접 지급하고 근본대책을 마련하라"며 "4대보험료도 원청이 직접 공단에 납부하라"고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대부분의 노조원들은 울산고용노동지청에 대한 요구사항도 털어놨다. 이들은 체불사업장에 대한 근본대책 수립을 지도·감독하고, 원·하청 사용자들을 강력히 처벌해줄 것을 촉구했다.
임금 체불 문제에 대해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공사 대금은 계약에 따라 정상 지급되고 있고, 이번 일은 장기간 조선업 불황으로 일부 협력사가 경영상 어려움을 겪으며 발생한 것으로 안다"며 "협력사와 상생할 수 있는 지원 방안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