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사진=워너브라더스 제공)
[뷰어스=남우정 기자] “기대가 없는 것 보단 낫죠”
원작이 있는 작품을 영화화 할 때는 기대와 부담이 함께 따라다닌다. ‘인랑’도 마찬가지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인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원작과 비교는 당연한 수순이다. 하지만 ‘인랑’ 프로젝트에 참여한 강동원은 부담보단 기대감에 무게를 뒀다.
“부담은 1도 없었어요. 오히려 ‘가려진 시간’을 만들 때가 더 부담 됐어요. 어찌됐든 기대라는 걸 해주니까 아예 없는 것보단 낫다고 생각해요. ‘인랑’은 6년을 준비했어요. 출연 결정을 하고 시나리오를 받았지만 제작에 못 들어갔죠. 아무래도 장르적 특성 때문인지 섣불리 도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해가 안 되는 지점이기도 해요”
일본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시키면서 김지운 감독은 한국의 통일 이슈를 끌고 들어왔다. 원작에서 새롭게 재탄생 된 ‘인랑’은 남북한이 통일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후 반통일 테러단체인 섹트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 경찰조직 특기대와 정보기관인 공안부를 중심으로 한 절대 권력기관 간의 숨 막히는 대결을 그린다. 그 안에서 강동원은 늑대로 불리는 인간병기로 분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SF 장르라는 점도 신선하지만 강동원은 감정이 드러나지 않은 임중경이라는 캐릭터를 맡아 배우로서도 도전을 했다.
“장르적인 특성도 있지만 크게 SF라는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 난 그냥 액션 멜로 영화라고 생각했어요. 감정 표현이 없는 캐릭터잖아요. 처음부터 한 톤으로 가지고 가야겠다고 플랜을 세웠어요. 그 캐릭터가 가진 묵직함을 전하고 싶었어요. 관객들이 어떻게 판단할 지는 모르겠지만”
‘인랑’에서 강동원은 약 40kg에 육박하는 특수 제작된 강화복을 입고 연기를 펼친다. 극 후반부 같은 조직의 장진태 역 정우성과의 강화복 액션은 낯설지만 새로운 모습이다. 얼굴에 마스크까지 씌우지만 강동원은 그 안에서도 연기를 펼쳐 김지운 감독의 극찬을 받았다.
“안에선 잘 안 보여요. 실제로 불이 나오니까 시야가 안 보이죠. 사실 억울한 지점도 있어요. 촬영 회차가 굉장히 많은데 영화에 갑옷입고 있는 게 많더라고요(웃음) 강화복 연기를 굳이 다 할 필요가 있나 싶었기는 했는데 다르긴 하더라고요.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죠. 아무래도 액션팀 분들은 특화된 분들이라 감정 신에서 서툴 수 있어요”
‘인랑’은 특기대와 공안부 등 각 집단들의 암투를 그리지만 그 안에서 임중경과 이윤희(한효주)의 로맨스가 또 다른 축을 이룬다.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인간 병기 보다는 사랑꾼에 가깝다는 평도 들린다.
“일단 임중경은 이윤희를 만나면서 감정이 터지는 사람이에요. 특기대에 큰 목적을 가지고 들어갔지만 ‘현실은 다르구나’ 생각하던 찰나에 운명처럼 자신과 같은 사람을 만난거죠. 자신과 조직에 대해 다시 고민을 하게 된 것이라고 봤어요”
‘인랑’ 다음으로 강동원이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할리우드 영화인 ‘쓰나미LA’다. 강동원은 이번 작품으로 할리우드에 진출한다. 강동원은 미국에서 생활하고 영어 공부를 하며 각별한 준비를 하고 있다. 하지만 배우로서 고민이 많은 시점이라고 고백했다.
“지금이 질풍노도의 시기에요. 외국에서 생활하면서 작품을 준비하는데 거기 있으면 ‘내가 거기서 살아남을 수 있나’ ‘인생을 허비하는 게 아닌가’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럼에도 강동원은 계속 해야한다고 말한다. 좋은 배우로 남고 싶은 목표가 그를 움직이게 만든다.
“요즘 쉽지가 않아요. 고민이 정말 많거든요. 그렇다고 지금 이대로 가는 것도 싫고 계속 해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