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 2TV 방송화면)
[뷰어스=노윤정 기자] ‘당신의 하우스헬퍼’ 보나와 이민영이 공감돼서 더 안타까운 현실을 그려냈다.
KBS 2TV 수목드라마 ‘당신의 하우스헬퍼’(극본 황영아, 김지선·연출 전우성, 임세준)에서 힘없는 인턴 임다영(보나)과 미혼모 차장 안진홍(이민영)은 사회생활에 지친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성추행과 협박을 당하고도 광고주의 갑질, 회사의 압박 때문에 졸지에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몰리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는 현실과 맞닿아 있어 더 안타깝다. 하지만 갑질에 맞서는 당당한 면모를 보여주며 열렬한 응원을 받고 있다.
배란통 때문에 복용하던 피임약을 회사에 떨어트린 다영. 이를 본 광고주 유한길(이신성)은 해서는 안 될 행동을 저질렀다. 회식 자리에서 다영과 단 둘이 남자 “오늘 밤을 나랑 같이 보내는 건 어때?”라며 성추행을 한 것이다. 한길의 악행은 멈추지 않고 진홍에게까지 이어졌다. 다영을 도와주기 위해 달려온 진홍의 휴대폰에서 “엄마”라는 목소리가 들리자 미혼모라는 사실을 약점으로 잡고 위협했다. “하여튼 여자들이 더 무섭다니까. 보면 하자 있는 사람들이 더 해”라는 그의 말에 진홍이 “혼자 묵묵히 아이 키우면서 회사에선 남들보다 몇 배로 일해 온 나를 네가 뭔데 비웃어?”라며 달려들었지만, 회사 사람들이 이를 목격하면서 일이 더욱 커지고 말았다.
엄연히 피해자인 다영과 진홍을 대하는 회사의 태도는 분노를 유발했다. 팀장은 광고주를 찾아가 무릎 꿇고 사과하라며 윽박을 지르고 팀원들은 “사정을 왜 말을 안 하고 속였냐가 중요한 거지. 신뢰의 문제잖아”라며 오히려 진홍을 탓한 것이다. 사실 혼전임신 미혼모라서 출산 휴가도 받을 수 없었고, 아이를 낳은 후에도 미혼모를 반기는 회사가 없는 씁쓸한 현실에 진홍으로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결국 진홍은 무릎을 꿇는 대신 사직서를 냈고, 다영은 증언을 하면 정규직 전환이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은근한 협박을 받았다. 이전까진 똘똘한 인턴과 엘리트 차장으로 불렸지만 그동안 이들이 쌓아온 노력은 현실의 벽 앞에서 무용지물이었다.
초반에는 그저 “광고계 선후배 사이”라고 말했던 다영과 진홍. 하지만 광고 기획을 함께 하고 서로의 이면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최고의 멘토와 멘티가 되었다. 다영은 “차장님은 정말 강하고 멋진 분이에요. 이제 제가 차장님 지켜 드릴 거예요”라며 자신을 위해 용기 있게 나서준 진홍에게 진심으로 고마워했다. 그리고 진홍은 자신을 지켜주겠다는 후배에게 “정규직 꼭 돼야지. 괜한 문제 일으키지 말고 그냥 눈 딱 감고 넘겨”라며 현실적인 걱정과 조언을 남겼다. 한길에게 주먹을 날리고 회사에는 사직서를 내고 나온 당당함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순식간에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뀌고, 갑이라는 이유만으로 범죄를 저지르고도 뻔뻔하게 구는 광고주의 모습은 결코 다영과 진홍에게만 일어난 일은 아니다. 남 일 같지 않은 현실에 공감하면서도 안타깝게 느껴지는 이유다. 하지만 불합리한 현실에도 기죽지 않는 다영과 진홍의 모습은 두 사람이 어떻게 갑질에 맞서게 될지 기대를 더하고 있다. 과연 다영은 진심으로 사과를 받아내고, 진홍을 복직시킬 수 있을까. ‘당신의 하우스헬퍼’ 21~22회는 8일 오후 10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