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영(사진=필름케이) [뷰어스=남우정 기자] “어릴 땐 서른이 진짜 어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서른에 가까워지다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크게 다른 게 없어요” 서른을 앞두고 있는 박보영은 담담했다. 조급함 보다는 더 많은 걸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졌다. 데뷔 12년차 배우이기에 가질 수 있는 여유일까. 하지만 박보영은 연기를 하면서 여유를 느꼈던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고민을 끊임없이 해오면서 터득한 노하우였다.  “지금까지 일 하면서 느낀 것은 내 맘대로 될 수 있는 건 없다는 거예요. 일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어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서 선택한 작품도 있었어요. 스펙트럼을 조금씩 동그랗게 넓혀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한두 해로 끝날 고민이 아니니까요. 혹여는 그런 작품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겸허하게 받아들여야하겠죠. 항상 나를 왜 그런 이미지로만 봐줄까 고민이 많았는데 너무 바꿔버리는 건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여러 작품을 해가는 게 나름의 대비책이에요. 한쪽 이미지로만 커지고 싶지 않아서 욕심을 부리게 된 적도 있는데 그럴 땐 작품 텀이 길어졌어요” 얼마나 고민이 많았는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느껴졌다. 그런 시기에 박보영은 자신을 알아보는 이가 없는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짓고 별을 보며 생각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박보영은 여전히 고민이 많았다. 지금이 제일 고민이 많은 시기라고 했지만 그 고민이 쉽게 털어놓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너무 채찍질만 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올해 목표도 ‘작년보다 더 나를 사랑하기’라고 말했다.  “내가 가진 고민이 다른 이들에겐 고민이 아닌 걸로 다가올 수 있잖아요. 어떤 이에겐 배부른 소리가 될 수도 있어서 고민을 이야기하는 게 어려워졌어요. 지금은 꿈을 꾸기 보단 한 해 한 해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올해 목표는 작품이 아니라 작년의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해주자에요. 어릴 때부터 노출이 되었잖아요. 그 때를 생각하면 내가 나 자신을 너무 안 예뻐하고 자책하고 싫어했더라고요. 못난 사람이라고 항상 생각을 했어요. 누가 지적을 해주면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책망했어요. 자기애가 부족한 사람이라서요. 그래서 지금 노력하고 있고 많이 나아졌어요”  ■ “나랑 안 닮아서 더 매력적인 승희, 동경의 대상이였죠” 이번 영화 ‘너의 결혼식’ 역시 박보영은 고민하고 자신의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었기에 선택했다.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과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의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 박보영은 실제 본인의 성격과는 전혀 다른 승희에게 매력을 느꼈다.  “대중들은 나의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데 드라마론 그런 걸 보여주려고 해요. 아무래도 욕심을 다 버리긴 어려워서 영화는 내 안에서 욕심 부릴 수 있는 걸 선택해요. 승희는 마냥 밝고 사랑스러운 역할이 아니라 좋았어요. 나랑 안 닮아서 더 매력적이고 동경의 대상이에요. 현실에서 나는 눈치도 많이 보고 우유부단한 면이 많은데 승희는 완전 다른 친구죠. 후회가 없는 친구인 것 같아서 더 멋있어요” ‘케미요정’답게 박보영은 이번 작품에서 상대역인 김영광을 그야말로 빛나게 만들어줬다. 우연의 시선으로 흘러가는 영화에서 자신의 역할이 다소 밉게 그려지더라도 말이다.  “일단 내가 그런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작품을 할 때 다 잘해야 좋은 영화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내가 더 잘해야 한다’ 생각은 작품이 이상하게 가는 지름길이에요. 특히나 이번 영화는 우연이의 시선으로 가야 되니까 우연이가 멋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 거니까요. 자칫 집착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김)영광 오빠가 그렇게 표현해서 순수하게 비춰지는 것 같아요. 내가 한 건 딱히 없어요. 빨리 친해지려고 했던 정도?” 첫사랑에 관련된 영화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첫사랑과 남녀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박보영은 자신이 경험한 첫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박보영이 생각하는 첫사랑의 조건은 무엇일까.  “승희는 자신의 일대기를 같이 한 친구가 첫사랑이잖아요. 이런 걸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난 누군가 첫사랑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어요. 사연 많은 이별이나 몇날 며칠을 울었던 기억도 없어요. 좋아하는 감정은 알지만 사랑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일단 첫사랑이라면 일단 엄청난 사연이 있어야 해요(웃음) 엄청나게 고통을 겪어야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지금까지 사랑을 한다고 했는데 그런 걸 보면 내가 한건 뭔가 싶어요(웃음)”

[남우정의 마주보기] 박보영이 스스로를 사랑하기까지

남우정 기자 승인 2018.08.23 11:23 | 최종 수정 2137.04.14 00:00 의견 0
박보영(사진=필름케이)
박보영(사진=필름케이)

[뷰어스=남우정 기자] “어릴 땐 서른이 진짜 어른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서른에 가까워지다 보니까 그게 아니더라고요. 크게 다른 게 없어요”

서른을 앞두고 있는 박보영은 담담했다. 조급함 보다는 더 많은 걸 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가졌다. 데뷔 12년차 배우이기에 가질 수 있는 여유일까. 하지만 박보영은 연기를 하면서 여유를 느꼈던 적은 단 한번도 없다고 했다. 오히려 너무 많은 고민을 끊임없이 해오면서 터득한 노하우였다. 

“지금까지 일 하면서 느낀 것은 내 맘대로 될 수 있는 건 없다는 거예요. 일에 대한 욕심은 항상 있어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서 선택한 작품도 있었어요. 스펙트럼을 조금씩 동그랗게 넓혀가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한두 해로 끝날 고민이 아니니까요. 혹여는 그런 작품이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는데 겸허하게 받아들여야하겠죠. 항상 나를 왜 그런 이미지로만 봐줄까 고민이 많았는데 너무 바꿔버리는 건 솔직히 자신이 없어요. 여러 작품을 해가는 게 나름의 대비책이에요. 한쪽 이미지로만 커지고 싶지 않아서 욕심을 부리게 된 적도 있는데 그럴 땐 작품 텀이 길어졌어요”

얼마나 고민이 많았는지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느껴졌다. 그런 시기에 박보영은 자신을 알아보는 이가 없는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짓고 별을 보며 생각의 끈을 놓지 않았다. 박보영은 여전히 고민이 많았다. 지금이 제일 고민이 많은 시기라고 했지만 그 고민이 쉽게 털어놓지 않았다. 스스로에게 너무 채찍질만 하는 게 아닌가 싶었는데 올해 목표도 ‘작년보다 더 나를 사랑하기’라고 말했다. 

“내가 가진 고민이 다른 이들에겐 고민이 아닌 걸로 다가올 수 있잖아요. 어떤 이에겐 배부른 소리가 될 수도 있어서 고민을 이야기하는 게 어려워졌어요. 지금은 꿈을 꾸기 보단 한 해 한 해 해나갔으면 좋겠어요. 올해 목표는 작품이 아니라 작년의 나보다 나를 더 사랑해주자에요. 어릴 때부터 노출이 되었잖아요. 그 때를 생각하면 내가 나 자신을 너무 안 예뻐하고 자책하고 싫어했더라고요. 못난 사람이라고 항상 생각을 했어요. 누가 지적을 해주면 그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책망했어요. 자기애가 부족한 사람이라서요. 그래서 지금 노력하고 있고 많이 나아졌어요” 

■ “나랑 안 닮아서 더 매력적인 승희, 동경의 대상이였죠”

이번 영화 ‘너의 결혼식’ 역시 박보영은 고민하고 자신의 목마름을 채워줄 수 있었기에 선택했다. ‘너의 결혼식’은 3초의 운명을 믿는 승희(박보영)과 승희만이 운명인 우연(김영광)의 첫사랑 연대기를 그린 작품. 박보영은 실제 본인의 성격과는 전혀 다른 승희에게 매력을 느꼈다. 

“대중들은 나의 밝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고 싶어 하는데 드라마론 그런 걸 보여주려고 해요. 아무래도 욕심을 다 버리긴 어려워서 영화는 내 안에서 욕심 부릴 수 있는 걸 선택해요. 승희는 마냥 밝고 사랑스러운 역할이 아니라 좋았어요. 나랑 안 닮아서 더 매력적이고 동경의 대상이에요. 현실에서 나는 눈치도 많이 보고 우유부단한 면이 많은데 승희는 완전 다른 친구죠. 후회가 없는 친구인 것 같아서 더 멋있어요”

‘케미요정’답게 박보영은 이번 작품에서 상대역인 김영광을 그야말로 빛나게 만들어줬다. 우연의 시선으로 흘러가는 영화에서 자신의 역할이 다소 밉게 그려지더라도 말이다. 

“일단 내가 그런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어요. 작품을 할 때 다 잘해야 좋은 영화가 나온다고 생각해요. ‘내가 더 잘해야 한다’ 생각은 작품이 이상하게 가는 지름길이에요. 특히나 이번 영화는 우연이의 시선으로 가야 되니까 우연이가 멋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을 거니까요. 자칫 집착으로 보일 수도 있는데 (김)영광 오빠가 그렇게 표현해서 순수하게 비춰지는 것 같아요. 내가 한 건 딱히 없어요. 빨리 친해지려고 했던 정도?”

첫사랑에 관련된 영화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첫사랑과 남녀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박보영은 자신이 경험한 첫사랑은 진짜 사랑이 아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박보영이 생각하는 첫사랑의 조건은 무엇일까. 

“승희는 자신의 일대기를 같이 한 친구가 첫사랑이잖아요. 이런 걸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난 누군가 첫사랑이라고 할 만한 사람이 없어요. 사연 많은 이별이나 몇날 며칠을 울었던 기억도 없어요. 좋아하는 감정은 알지만 사랑은 조금 다른 것 같아요. 일단 첫사랑이라면 일단 엄청난 사연이 있어야 해요(웃음) 엄청나게 고통을 겪어야 첫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지금까지 사랑을 한다고 했는데 그런 걸 보면 내가 한건 뭔가 싶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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