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상류사회’는 노골적이라고 느낄 정도로 자극적이다. 불량식품 같은 이 맛에 불쾌함이 따라온다.
29일 개봉하는 영화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최상류층의 추악한 민낯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SWOT 분석을 통해 짚어봤다.
■ Strength(강점)
‘상류사회’는 2등이 1등이 되고 싶어하는 욕망과 최상위층의 추악한 민낯을 까발린다. 큐레이터라는 수연의 직업과 미술관이라는 배경 등을 통해 비주얼적으로 신경을 많이 썼다. 또한 곳곳에 뿌려둔 블랙코미디적 요소에 조소를 터트리게 만든다. 이상적인 학자에서 권력욕에 눈을 뜨게 되는 태준은 박해일과 만나면서 입체적이고 납득이 가게 그려진다. 수애는 욕망을 쫓다 벼랑 끝까지 서게 되는 수연의 심리를 날카롭게 표현했다.
■ Weakness(약점)
‘상류사회’가 다루는 상류층의 모습은 전형적이다. 현실 속 인물을 떠오르게 하는 설정이 곳곳에서 포착된다. 하지만 뉴스를 통해서 이미 접했던 캐릭터가 새로울 리 만무하다.
무엇보다 ‘상류사회’는 시대착오적인 시선에 머물러 있다. 젊고 예쁜 정치인 보좌관은 유부남인 정치인을 동경하며 그를 유혹한다. 미투 정국으로 뜨거운 현실 속에서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다. 여성끼리 적으로 돌리고 대립하게 만드는 구조도 안일하다.
또 피해자는 여성이다. 극중 수연과 태준은 둘 다 불륜을 저지른다. 하지만 태준의 불륜은 한순간 휘몰아 친 바람 같이 가볍게 터치한 반면에 수연은 하룻밤 불장난으로 온갖 협박과 치욕을 당한다. 수연을 힘들게 한 건 그의 섹스 동영상을 가지고 협박하는 이들이지만 1차 가해자인 지호(이진욱)는 아무런 타격을 입지 않는다. 사회적으로 불법 촬영 문제가 대두되고 있고 여성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때에 섹스 동영상으로 온갖 협박을 받은 수연이 최후에 자신의 치부를 직접 고백한다는 설정은 가장 비현실적이다.
특히 무분별한 살색의 향연은 보는 사람까지 피곤하게 만든다. ‘상류사회’에선 여러 차례 베드신이 등장하는데 그 수위들이 상당하다. 특히 윤제문이 연기한 재벌 총수 용석과 실제 AV 배우의 베드신은 지나치게 길고 배우들의 몸을 노골적으로 담아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추악함을 보여주고 싶었다면 성공이지만 말이다.
■ Opportunity(기회)
선선해진 날씨 탓일까. 스케일이 큰 블록버스터 보단 드라마 요소가 강한 작품이 눈에 가는 때다. 또 최근 성인들을 중심으로 한 영화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상류사회’가 틈새시장을 노려볼 만도 하다.
■ Threat(위협)
방학 시즌이 끝나면서 극장가 성수기는 막을 내렸다. 개봉하는 영화들이 골고루 흥행을 했던 때와 비교하면 전체 관객수가 확연하게 줄어들었다. ‘상류사회’에게도 아쉬운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