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반비)
[뷰어스=문다영 기자] '미투(#Metoo)'의 파도가 한차례 한반도를 휩쓸었다. 그러나 수많은 여성들의 폭로 후가 문제다. 폭로 후 사회의 일면이 바뀌는가, 바뀌지 않는가가 초미의 관심사다. 자극적 보도와 의혹이 양산되면서 2차 피해는 곳곳서 일어나고 있다. 이 때문에 2차 피해를 차단하고 성폭력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인식 제고에 목소리를 높이는 이들이 많다. 사회의 권력 구조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빈번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미투의 양상을 보면 사회 구조나 제도에 대한 진지한 논의보다는 누가 어떻게 피해를 입었고 누가 얼마나 대단한 가해를 저질렀는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가운데 미투 운동의 교훈을 이어가려는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이토록 두려운 사랑'은 폭력과 혐오 속에 남녀 사이의 친밀성이 가능한지를 파고든다. 1990년대 대학을 다니며 여성주의 운동에 적극 참여했던 페미니스트이자 여성학 연구자인 저자, 김신현경은 젠더와 섹슈얼리티를 키워드로 대중문화 텍스트를 심층 분석에 나선다.
그는 영화 '접속' '연애의 목적'을 비롯해 갖가지 드라마 등 대중이 친숙한 작품들을 통해 사랑과 연애에 관한 폭력, 열망의 모순 등을 헤집어낸다.
저자는 1987년 민주화 이후 한국 사회에서 연애가 밟아 온 궤적을 따라가면서 연애란 큰 카테고리 안에서 친밀한 관계를 둘러싼 기대가 어떻게 왜곡되고 훼손됐는지, 되어가는지를 조명한다. 그리고 이를 이해하고 인지하는 것이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첫 걸음이라 지적한다. 남성과 여성의 관계에 대한 본질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남긴다. 김신현경, 줌마네(기획) 지음 | 반비 | 268쪽 | 1만7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