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 소속사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자신을 성적으로 모욕한 혐의로 블랙넛을 고소한 키디비가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키디비가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5단독이 13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연 모욕죄 혐의로 피소된 블랙넛에 대한 6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키디비는 고통과 분노가 섞인 발언을 했다.
앞서 지난 달 열린 5차 공판에서 재판부는 키디비가 두 차례에 걸쳐 블랙넛을 모욕죄로 고소한 두 개의 사안을 병합해 공판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 과정에서 검찰은 키디비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번 증인신문은 공개 분리신문으로 진행됐다. 신문의 주된 내용은 2차 고소 건에 대한 것으로, 이에 따르면 키디비는 팬들이 보내준 메시지와 변호인을 통해 2차 고소를 하게 된 배경인 퍼포먼스가 이뤄진 사실을 알게 됐다.
키디비는 “콘서트를 했을 당시에는 (블랙넛이 이런 행동을 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면서 “동영상을 받고 처음에는 누르지 못 했다. 그 전의 고소건 으로도 너무 힘들었던 상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키디비는 “이 외에 피고인이 펼친 공연 등은 찾아보지 않았다. 보고 싶지 않았다. 죽여 버리고 싶을 정도의 마음이었다”면서 심적인 고통을 설명했다.
또한 검사는 블랙넛이 힙합가수 100명에 관한 노래인 ‘100’을 공연하던 중 키디비의 이름이 나오는 파트 전 노래를 끊고, 이후 ‘과연 블랙넛’을 부른 것을 짚었다. ‘과연 블랙넛’은 “과연 블랙넛은 누구랑 처음 잘 것인가”라는 가사가 나오는 노래다.
이에 대해 블랙넛 측의 변호인은 문제가 된 퍼포먼스의 존재 사실을 키디비가 언제 알았는지, 또 가사에 모욕을 느낀 건지 행위가 더해졌기 때문에 모욕을 느낀 건지 등과 관련해 물었다.
키디비는 “(‘100’의) 수많은 이름들 중에서 내 이름이 나오는 부분에서 노래를 끊고 성적인 노래를 불렀다. 그것도 고소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고 난 뒤 이렇게 했다”면서 “표현 하나를 특정해 모욕감을 느꼈다는 게 아니라, (노래를 끊고 성적인 노래를 부른 정황에 대한) 그 의도가 불순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키디비는 “이런 사건들과 관련해 지금도 피해를 보고 있냐”는 검사의 질문에 “기사나 영상 댓글에서도 지속적인 희롱을 당하고 있다. 블랙넛의 팬들이 내 SNS에 와 조롱을 하기도 한다. 약을 먹지 않으면 자기도 어려운 상태다”라고 밝혔다.
또한 “피고인이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 받아주겠냐”는 재판부의 질문에는 “이미 늦은 것 같다”고 답했다.
마지막 한 마디로는 “이 사건이 주목 받는 이유는 힙합이냐, 아니냐의 문제도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건 디스가 아니라 성범죄다. 또 블랙넛이 재판을 받으러 오면서 김치 티셔츠를 입고 온 것을 보시지 않았나. 가볍게 형을 내리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내가 고통을 받은 만큼 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판이 끝난 후 키디비 변호인은 “키디비가 여전히 지금도 기분의 업다운이 심하고 잠도 잘 못 잔다”면서 “이번 재판을 통해 잘못된 부분들이 바로잡혔으면 좋겠다. 키디비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키디비는 지난해 6월2일 블랫넛을 성폭력 범죄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모욕죄 등 적용하여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블랙넛이 공연에서 총 4차례 자신을 모욕하는 행위를 했다는 내용으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블랙넛을 추가 고소했다.
블랙넛에 대한 7차 공판은 오는 10월18일 오후 4시다. 이 공판에서는 블랙넛을 둘러싼 혐의에 대한 증거 조사가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