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제공)
[뷰어스=이소희 기자]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가 떨어지는 빗방울을 뚫고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이번 개막식의 키워드는 ‘화합’이었다. 정상화의 원년을 맞이한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더 나아가 ‘남북공동영화제’까지 꿈꿨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이 4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 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렸다. 이날 개막식 사회는 배우 김남길과 한지민이 맡았다..
본격적인 개막식이 시작하기 전, 굵은 빗방울이 조금씩 떨어졌지만 현장의 분위기는 한껏 달궈졌다. 객석은 빈자리 없이 꽉 들어찼고 환호성과 유쾌한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활기찬 소리는 잠시 가라앉고 개막식은 감미로운 분위기 속 시작됐다. 검은색 슈트를 입은 사카모토 류이치는 웅장하면서도 부드러운 선율로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시작을 축하했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 수상자 자격으로도 이 자리에 참석했다. 영화제 기간에는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 인생 40주년을 돌아볼 수 있는 전시회 ‘이즈 유얼 타임 – 부산 버전(IS YOUR TIME - BUSAN VERSION)’를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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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진 순서에서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을 수상한 사카모토 류이치는 한국어로 첫인사를 건네 시민들의 환호를 받았다. 사카모토 류이치는 “영광스러운 상을 주시고 초청을 받게 되어 감사하다”면서 “한반도에 이제 드디어 평화가 찾아오려고 한다. 같은 아시아인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서로 다른 사람들 사이에서 이념이 통하고 뜻이 연결되는 작품을 영화제에서 선보일 수 있어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 커런츠 심사위원장 김홍준 교수는 영화 ‘다이빙벨’ 사태 이후 점차 정상화되어가고 있는 영화제의 각오를 다시 한 번 되새겼다. 그는 “올해 부산영화제는 보통과 다르다. 뉴 커런츠 심사위원으로서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영화를 보고 싸울 때 싸우면서 공감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다”라면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인의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고 격려하는데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금껏 그랬듯 올해도,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개막작은 윤재호 감독의 ‘뷰티풀 데이즈(Beautiful Days)’다. ‘뷰티풀 데이즈’는 아픈 과거를 지닌 채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자(이나영)와 14년 만에 그를 찾아 중국에서 온 아들(장동윤)에 대한 이야기다. 두 사람이 만나면서 하나 둘씩 과거의 일들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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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뷰티풀 데이즈’의 주역들도 무대 위에 올랐다. 제작자 김현우는 “영화를 한다는 건 멋지고 매력적인 동시에 무척 고통스럽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의 감격을 느껴보니 영화는 할 만 하구나 느끼게 됐다”면서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 이 영화가 만들어졌다. 그 분들께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평양방문 일정으로 자리를 비운 오거돈 부산광역시장은 영상으로 개막식 선언을 대신했다. 영상 속 오거돈 시장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여러분들 모두 환영한다. 2018년은 부산국제영화제 정상화의 원년이다. 우리는 어려움을 잘 이겨냈고 오늘 이렇게 자랑스럽게 다시 모였다. 영화에 대한 우리의 사랑을 방해할 그 어떤 것도 다시는 부산국제영화제를 가로막을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번 영화제는 남북공동영화제 개최를 위한 대장정의 출발점이다”라고 덧붙였다.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날부터 오는 13일까지 열흘간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79개국 323편의 초청작이 상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