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진리상점' 화면 캡처) [뷰어스=이소희 기자] “그 어떤 시선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우리는 설리의 편입니다” 설리가 SM CCC LAB의 콘텐츠 ‘진리상점’을 통해 오랜만에 미디어에 모습을 비췄다. 이 방송은 설리가 팝업스토어의 대표가 되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상점을 꾸려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일종의 기획 방송이지만 ‘진리상점’은 리얼리티의 성격도 부여해 미처 보여주지 못 한 설리의 일상적인 모습도 담아낸다.  독특한 점은 ‘진리상점’이 직접적으로 설리의 편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문장은 매 방송마다 나오는 캐치프라이즈로, ‘사심방송’처럼 비춰질 수도 있겠다. 심지어 ‘진리상점’은 “안티 팬들은 채널 고정. 12주간의 방송에 마음이 변했다면 설리의 손을 잡아주세요”라면서 설리의 ‘진짜’ 모습을 바라봐주기를 강조한다. ‘진리상점’은 오로지 설리에 의한, 설리를 위한 방송이다. 이에 방송에 출연하는 모든 이들과 제작진은 설리를 응원하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선언은 대중에게 통하지 않은 모양새다. ‘본인들만의 리그’로 보이는 탓에 되려 반감을 샀다. (사진='진리상점' 화면 캡처) ■ 설리 안 좋아하면 대중 탓? 아슬아슬한 ‘진리상점’ ‘진리상점’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모든 중심이 설리를 향해 있다는 점이다. 한 인물의 또 다른 내면을 담아내고, 그를 응원하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 다만 설리를 둘러싼 많은 말들을 ‘설리라는 사람을 몰라서 그래’라는 말로 뭉뚱그리는 시선은 불편함을 낳는다. ‘진리상점’은 설리를 중심으로 진심어린 소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맥락을 비약하고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 하고 있다. 그러니 설리의 진면모보다 ‘우쭈쭈’하는 편들기의 태도만 부각된다. ‘진리상점’이 외부의 시선을 외면한 채 설리만 바라보는 태도는 방송 곳곳에서 묻어난다. 각 에피소드의 제목부터 그렇다. 앞서 공개된 티저는 ‘진리상점의 손을 잡아주세요’다. 1회 제목은 ‘설리를 보는 방법’이고, 2회 제목은 ‘당신만 모르는 설리의 진실’이다. 그 전제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설리를 바라보는 네 시선은 틀렸어’인 것처럼 느껴진다.  방송 내용 또한 마찬가지다. 첫 장면부터 설리는 매니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고 힘들었을 당시 손을 잡아주는 이가 없었다는, 그래도 그 중 나의 사람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는 골자다. 또 다른 장면들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궁금해 할 법한 질문으로 “얘 정말 미친X인가?”라는 내용을 꼽는다. “저를 몰랐을 때는 다들 저를 싫어하나봐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설리와 제작진 입장에서는 대중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이를 설리의 성격대로 솔직하게 드러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장면들은 결코 쿨해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손을 잡아주지 않아서 무너져 내렸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등의 말들과 맞물려 설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자신을 이해하지 못 한 대중의 탓으로 돌리는 인상을 준다.  (사진='진리상점' 화면 캡처) ■ 눈가리고 아웅하는 '우쭈쭈' 프로젝트, 뭘 보고 좋아하나 이 같은 의아함은 설리보다  프로그램의 시선과 편집 자체가 일방적인 게 더 큰 원인이다. ‘진리상점’이 강조하는 ‘소통’은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다. 하지만 ‘진리상점’은 귀를 막고 ‘설리를 알면 좋아할 수밖에 없을 거야’라는 주장을 이미 전제하고, 이를 시청자들에게 끊임없이 주입시킨다. 정작 다른 이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선행되어야할, 자신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은 생략됐다.  방송은 주구장창 힘들었던 이야기, 부정적인 시선에 받은 상처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설리의 모습만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설리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면서 그를 보듬는다. 심지어 설리를 향한 긍정적인 시선, 부정적인 시선을 보여주는 키워드를 자막으로 삽입할 때도 외모나 몸매 칭찬, ‘관종’이라는 단어 등 피상적인 수준에만 그친다.  이는 설리를 응원하거나 비호감의 표를 던지는 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묵살하는 접근법이다. 그러니 설리가 하는 말들은 그의 성향과 진짜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속내가 아니라 ‘하소연’으로 들릴 수밖에. 맹목적인 편들기는 설득력과 공감을 얻지 못 하고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오히려 반발심이 안 생기면 다행이다.  현재까지 ‘진리상점’은 3회차까지 오픈된 상태. 아직까지는 대체 어떤 모습을 보고 설리를 알아가고 좋아하라는 건지 알 수 없다. 차라리 설리가 SNS를 통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꿋꿋이 실천하고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가던 태도가 더 멋져 보인다. 자신의 힘든 점만을 토로하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라는 비판을 받는 설리에게 대놓고 ‘매우 주관적인 시각을 지닌 일방적인 방송“이라고 말하는 관점은 과연 적합할까. 설리의 손을 잡아달라고 말하기 이전에, 설리가 대중에 손 내미는 법을 찾는 것이 먼저다.

[수다뉴스] 설리의 '진리상점', 뭘 보고 '손을 잡아달라'는 걸까

이소희 기자 승인 2018.11.05 11:09 | 최종 수정 2137.09.09 00:00 의견 0
(사진='진리상점' 화면 캡처)
(사진='진리상점' 화면 캡처)

[뷰어스=이소희 기자] “그 어떤 시선이 우리를 속일지라도 우리는 설리의 편입니다”

설리가 SM CCC LAB의 콘텐츠 ‘진리상점’을 통해 오랜만에 미디어에 모습을 비췄다. 이 방송은 설리가 팝업스토어의 대표가 되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상점을 꾸려가는 이야기를 담는다. 일종의 기획 방송이지만 ‘진리상점’은 리얼리티의 성격도 부여해 미처 보여주지 못 한 설리의 일상적인 모습도 담아낸다. 

독특한 점은 ‘진리상점’이 직접적으로 설리의 편이 되어준다는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문장은 매 방송마다 나오는 캐치프라이즈로, ‘사심방송’처럼 비춰질 수도 있겠다. 심지어 ‘진리상점’은 “안티 팬들은 채널 고정. 12주간의 방송에 마음이 변했다면 설리의 손을 잡아주세요”라면서 설리의 ‘진짜’ 모습을 바라봐주기를 강조한다.

‘진리상점’은 오로지 설리에 의한, 설리를 위한 방송이다. 이에 방송에 출연하는 모든 이들과 제작진은 설리를 응원하는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한다. 하지만 이렇게 자신감 넘치는 선언은 대중에게 통하지 않은 모양새다. ‘본인들만의 리그’로 보이는 탓에 되려 반감을 샀다.

(사진='진리상점' 화면 캡처)
(사진='진리상점' 화면 캡처)

■ 설리 안 좋아하면 대중 탓? 아슬아슬한 ‘진리상점’

‘진리상점’의 가장 큰 문제점은 모든 중심이 설리를 향해 있다는 점이다. 한 인물의 또 다른 내면을 담아내고, 그를 응원하는 것 자체는 문제될 게 없다. 다만 설리를 둘러싼 많은 말들을 ‘설리라는 사람을 몰라서 그래’라는 말로 뭉뚱그리는 시선은 불편함을 낳는다. ‘진리상점’은 설리를 중심으로 진심어린 소통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맥락을 비약하고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 하고 있다. 그러니 설리의 진면모보다 ‘우쭈쭈’하는 편들기의 태도만 부각된다.

‘진리상점’이 외부의 시선을 외면한 채 설리만 바라보는 태도는 방송 곳곳에서 묻어난다. 각 에피소드의 제목부터 그렇다. 앞서 공개된 티저는 ‘진리상점의 손을 잡아주세요’다. 1회 제목은 ‘설리를 보는 방법’이고, 2회 제목은 ‘당신만 모르는 설리의 진실’이다. 그 전제는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다. ‘설리를 바라보는 네 시선은 틀렸어’인 것처럼 느껴진다. 

방송 내용 또한 마찬가지다. 첫 장면부터 설리는 매니저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는다. 자신을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고 힘들었을 당시 손을 잡아주는 이가 없었다는, 그래도 그 중 나의 사람들이 있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는 골자다. 또 다른 장면들에서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궁금해 할 법한 질문으로 “얘 정말 미친X인가?”라는 내용을 꼽는다. “저를 몰랐을 때는 다들 저를 싫어하나봐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설리와 제작진 입장에서는 대중이 갖고 있는 이미지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고, 이를 설리의 성격대로 솔직하게 드러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장면들은 결코 쿨해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손을 잡아주지 않아서 무너져 내렸다”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을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는 등의 말들과 맞물려 설리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자신을 이해하지 못 한 대중의 탓으로 돌리는 인상을 준다. 

(사진='진리상점' 화면 캡처)
(사진='진리상점' 화면 캡처)

■ 눈가리고 아웅하는 '우쭈쭈' 프로젝트, 뭘 보고 좋아하나

이 같은 의아함은 설리보다  프로그램의 시선과 편집 자체가 일방적인 게 더 큰 원인이다. ‘진리상점’이 강조하는 ‘소통’은 쌍방향으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다. 하지만 ‘진리상점’은 귀를 막고 ‘설리를 알면 좋아할 수밖에 없을 거야’라는 주장을 이미 전제하고, 이를 시청자들에게 끊임없이 주입시킨다. 정작 다른 이들과 소통을 하기 위해 선행되어야할, 자신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은 생략됐다. 

방송은 주구장창 힘들었던 이야기, 부정적인 시선에 받은 상처 등에 대해 이야기하는 설리의 모습만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설리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면서 그를 보듬는다. 심지어 설리를 향한 긍정적인 시선, 부정적인 시선을 보여주는 키워드를 자막으로 삽입할 때도 외모나 몸매 칭찬, ‘관종’이라는 단어 등 피상적인 수준에만 그친다. 

이는 설리를 응원하거나 비호감의 표를 던지는 이들의 다양한 생각을 묵살하는 접근법이다. 그러니 설리가 하는 말들은 그의 성향과 진짜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속내가 아니라 ‘하소연’으로 들릴 수밖에. 맹목적인 편들기는 설득력과 공감을 얻지 못 하고 역효과를 불러일으킨다. 오히려 반발심이 안 생기면 다행이다. 

현재까지 ‘진리상점’은 3회차까지 오픈된 상태. 아직까지는 대체 어떤 모습을 보고 설리를 알아가고 좋아하라는 건지 알 수 없다. 차라리 설리가 SNS를 통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꿋꿋이 실천하고 자신의 생각을 써 내려가던 태도가 더 멋져 보인다. 자신의 힘든 점만을 토로하지 말고 주변을 돌아보라는 비판을 받는 설리에게 대놓고 ‘매우 주관적인 시각을 지닌 일방적인 방송“이라고 말하는 관점은 과연 적합할까. 설리의 손을 잡아달라고 말하기 이전에, 설리가 대중에 손 내미는 법을 찾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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