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이소희 기자] 연휴의 꽃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바로 파일럿 예능이다. 올 구정에도 지상파의 다양한 2부작 예능이 시청자들과 만났다.  이번 KBS, SBS, MBC 지상파 3사의 작품에서는 공통점을 엿볼 수 있었다. 바로 ‘공감 코드’와 ‘관찰 포맷’이다. 최근 몇 년간 예능프로그램의 트렌드는 관찰 포맷이 꽉 잡고 있었다. 올해 설 파일럿 예능 역시 이 같은 추세를 따랐다. 여기에 명절은 가족끼리 모여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은 특수성을 지닌 만큼 각각 직장생활, 가족, 경제와 관련한 주제를 토대로 남녀노소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사진=KBS 제공) ■직장생활 공감해주는 ‘대나무숲’,  KBS2 먼저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는 자신을 꽤 좋은 상사라고 굳게 믿고 있는 보스들과 직원들의 극과 극 동상이몽을 보여줬다.  ‘당나귀 귀’는 캐스팅부터 흥미를 끌었다. 양세형과 김숙이 열심히 분노하며 직원의 마인드로 공감을 해주면, 김수미는 정 아니다 싶을 때만 일갈을 날리면서도 연륜으로 모두를 감싸 안았다. 또 프로그램은 대외적으로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인물인 박원순 시장, 이연복, 김준호마저 누군가의 상사가 되면 똑같은 갈등과 고민을 겪는다는 것을 보여주며 반전의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프로그램에는 웃음과 감동이 모두 녹아났다. 상사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온도차가 확실한 직원들의 리얼한 모습은 웃음을 줬다. 그러면서도 최고 시청률을 차지한 장면은 이연복이 강할 것이라 생각했던 직원이자 아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눈시울을 붉힌 순간이었다. 이처럼 ‘당나귀 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직장생활을 소재로 가족의 이야기 거리를 끌어내면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며 의미를 남겼다. (사진=SBS 화면 캡처) ■ 가족 예능 대명사 SBS가 보여준 다양한 ‘조카 사랑’ SBS ‘우리 가족 – 조카면 족하다?’(이하 ‘조카면 족하다?’)는 조카를 돌보는 이모, 삼촌, 고모의 모습을 통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가족의 삶과 형태를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진 김원희, 김지민, 홍석천은 모두 조카를 끔찍이 사랑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그 형태는 제각각이었다. 김원희는 결혼 14년차이지만 아이를 갖지 않은 가정이었다. 김지민은 미혼으로 언니의 조카를 보며 귀여워하는 싱글로, 시청층의 가장 많은 공감을 이끌 형태의 가구였다. 누나의 자식을 입양했다고 여러 번 밝혀왔던 홍석천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조카를 들여다보며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출연진이 조카와 시간을 보내며 느끼는 감정들도 서로 달랐다. 김원희는 조카를 통해 부모의 책임감을 배웠고, 김지민은 아이를 잠깐 볼 때는 귀엽지만 육아는 전쟁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언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됐다. 홍석천은 조카이자 자식인 이들을 향한 사랑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조카’는 온 가족들이 모일 때 가장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조카면 족하다?’는 이런 공통점을 건드려 시청자들에게 친근함을 부여했다. 그러면서도 지극히 사실적인 모습을 그리며 공감까지 이끌었다. (사진=MBC 화면 캡처) ■ 스타들이 대신 집을 구해준다? 참신한 MBC MBC ‘구해줘! 홈즈’는 바쁜 현대인들을 대신해 스타들이 직접 집을 찾아주는 내용의 예능이다. 다른 프로그램과 똑같이 관찰형 포맷을 취하고 있지만 스타가 의뢰인이 내건 조건을 토대로 돌아다니며 직접 집을 살펴본다는 관점에서 지상파 3사 중 가장 신선했다. ‘집 구경’이라는 소재 또한 시청자들의 구미를 가장 당기는 요소였다. 가장 다양한 시도를 하는 MBC다웠다.  프로그램은 다양성에도 신경 썼다. ‘구해줘! 홈즈’는 의뢰인을 맞벌이 부부, 대학생, 외국인,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구로 섭외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힘썼다. 지역도 서울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아울러 실제로 집을 구할 때 필요한 요소들을 빠르게 살피며 중요한 정보들만 쏙쏙 골라 제공해 지루함을 없애고자 했다. 그 안에서 수압과 채광부터 수납, 집 구조까지 꼼꼼하게 집을 살피는 출연진은 실제로 함께 집을 보러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들어 재미를 줬다.  ■ 여전한 관찰예능 홍수 속 생존법은 이처럼 올해 설 파일럿 예능은 공감형 관찰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당나귀 귀’는 1회 8.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2회 6.6%로 설 파일럿 1위를 기록했다. ‘조카면 족하다?’는 1, 2회 모두 5.8%를 기록하며 꼴찌를, ‘구해줘! 홈즈’는 각각 5.6%와 6.2%로 2위에 올라섰다. 다만 프로그램들이 호평만 받은 것은 아니다. 정규 편성이 되기 위해서는 보완할 점이 꽤 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지상파 3사 프로그램은 모두 관찰 포맷을 취하고 있어 결국엔 다 비슷해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미운 우리 새끼’가 간판예능이 된 SBS는 이번에도 또 가족예능을 내세워 참신성이 가장 떨어졌다. 내용을 풀어내는 과정에 있어 지루함도 있었다. 정규편성이 된다면 조카를 돌보는 모습 그 자체보다 다양한 가구의 형태에 집중해야 그나마 의미를 되찾을 수 있다. 또 일부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공감 뒤편의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당나귀 귀’에서는 비예능인이 출연한 것에 대한 반발심이 컸다. 아울러 결국엔 ‘착한 상사’를 이끌어내는 형식적인 결말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상사의 생각보다 부하직원들의 속마음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구해줘! 홈즈’는 지역 혹은 기존의 부동산 어플 홍보성으로 내용이 변질되지 말아야 한다는 우려를 낳았다. 실제로 방송에 나온 집들은 누군가가 살 집이기도 하기에 단점이나 불편한 점을 적나라하게 꼬집지는 못했다. 현실과 거리가 먼 시세라는 지적도 있었다.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비춰진다.

[수다뉴스] 관찰·공감 내세운 설 파일럿 예능, 참신함과 지루함 사이

이소희 기자 승인 2019.02.07 11:48 | 최종 수정 2138.03.16 00:00 의견 0

[뷰어스=이소희 기자] 연휴의 꽃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바로 파일럿 예능이다. 올 구정에도 지상파의 다양한 2부작 예능이 시청자들과 만났다. 

이번 KBS, SBS, MBC 지상파 3사의 작품에서는 공통점을 엿볼 수 있었다. 바로 ‘공감 코드’와 ‘관찰 포맷’이다. 최근 몇 년간 예능프로그램의 트렌드는 관찰 포맷이 꽉 잡고 있었다. 올해 설 파일럿 예능 역시 이 같은 추세를 따랐다. 여기에 명절은 가족끼리 모여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은 특수성을 지닌 만큼 각각 직장생활, 가족, 경제와 관련한 주제를 토대로 남녀노소 모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직장생활 공감해주는 ‘대나무숲’,  KBS2

먼저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이하 ‘당나귀 귀’)는 자신을 꽤 좋은 상사라고 굳게 믿고 있는 보스들과 직원들의 극과 극 동상이몽을 보여줬다. 

‘당나귀 귀’는 캐스팅부터 흥미를 끌었다. 양세형과 김숙이 열심히 분노하며 직원의 마인드로 공감을 해주면, 김수미는 정 아니다 싶을 때만 일갈을 날리면서도 연륜으로 모두를 감싸 안았다. 또 프로그램은 대외적으로 ‘좋은 사람’으로 비춰지기도 하는 인물인 박원순 시장, 이연복, 김준호마저 누군가의 상사가 되면 똑같은 갈등과 고민을 겪는다는 것을 보여주며 반전의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프로그램에는 웃음과 감동이 모두 녹아났다. 상사가 있을 때와 없을 때 온도차가 확실한 직원들의 리얼한 모습은 웃음을 줬다. 그러면서도 최고 시청률을 차지한 장면은 이연복이 강할 것이라 생각했던 직원이자 아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눈시울을 붉힌 순간이었다. 이처럼 ‘당나귀 귀’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직장생활을 소재로 가족의 이야기 거리를 끌어내면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며 의미를 남겼다.

(사진=SBS 화면 캡처)
(사진=SBS 화면 캡처)

■ 가족 예능 대명사 SBS가 보여준 다양한 ‘조카 사랑’

SBS ‘우리 가족 – 조카면 족하다?’(이하 ‘조카면 족하다?’)는 조카를 돌보는 이모, 삼촌, 고모의 모습을 통해 시대의 흐름에 따라 다양하게 변화하는 가족의 삶과 형태를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다. 

출연진 김원희, 김지민, 홍석천은 모두 조카를 끔찍이 사랑한다는 공통점이 있었지만 그 형태는 제각각이었다. 김원희는 결혼 14년차이지만 아이를 갖지 않은 가정이었다. 김지민은 미혼으로 언니의 조카를 보며 귀여워하는 싱글로, 시청층의 가장 많은 공감을 이끌 형태의 가구였다. 누나의 자식을 입양했다고 여러 번 밝혀왔던 홍석천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조카를 들여다보며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하는 입장이었다. 

그래서 출연진이 조카와 시간을 보내며 느끼는 감정들도 서로 달랐다. 김원희는 조카를 통해 부모의 책임감을 배웠고, 김지민은 아이를 잠깐 볼 때는 귀엽지만 육아는 전쟁이라는 깨달음을 통해 언니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게 됐다. 홍석천은 조카이자 자식인 이들을 향한 사랑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조카’는 온 가족들이 모일 때 가장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존재로 여겨져 왔다. ‘조카면 족하다?’는 이런 공통점을 건드려 시청자들에게 친근함을 부여했다. 그러면서도 지극히 사실적인 모습을 그리며 공감까지 이끌었다.

(사진=MBC 화면 캡처)
(사진=MBC 화면 캡처)

■ 스타들이 대신 집을 구해준다? 참신한 MBC

MBC ‘구해줘! 홈즈’는 바쁜 현대인들을 대신해 스타들이 직접 집을 찾아주는 내용의 예능이다. 다른 프로그램과 똑같이 관찰형 포맷을 취하고 있지만 스타가 의뢰인이 내건 조건을 토대로 돌아다니며 직접 집을 살펴본다는 관점에서 지상파 3사 중 가장 신선했다. ‘집 구경’이라는 소재 또한 시청자들의 구미를 가장 당기는 요소였다. 가장 다양한 시도를 하는 MBC다웠다. 

프로그램은 다양성에도 신경 썼다. ‘구해줘! 홈즈’는 의뢰인을 맞벌이 부부, 대학생, 외국인,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구로 섭외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데 힘썼다. 지역도 서울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아울러 실제로 집을 구할 때 필요한 요소들을 빠르게 살피며 중요한 정보들만 쏙쏙 골라 제공해 지루함을 없애고자 했다. 그 안에서 수압과 채광부터 수납, 집 구조까지 꼼꼼하게 집을 살피는 출연진은 실제로 함께 집을 보러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만들어 재미를 줬다. 

■ 여전한 관찰예능 홍수 속 생존법은

이처럼 올해 설 파일럿 예능은 공감형 관찰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당나귀 귀’는 1회 8.1%(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이하 동일), 2회 6.6%로 설 파일럿 1위를 기록했다. ‘조카면 족하다?’는 1, 2회 모두 5.8%를 기록하며 꼴찌를, ‘구해줘! 홈즈’는 각각 5.6%와 6.2%로 2위에 올라섰다.

다만 프로그램들이 호평만 받은 것은 아니다. 정규 편성이 되기 위해서는 보완할 점이 꽤 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지상파 3사 프로그램은 모두 관찰 포맷을 취하고 있어 결국엔 다 비슷해 보인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미운 우리 새끼’가 간판예능이 된 SBS는 이번에도 또 가족예능을 내세워 참신성이 가장 떨어졌다. 내용을 풀어내는 과정에 있어 지루함도 있었다. 정규편성이 된다면 조카를 돌보는 모습 그 자체보다 다양한 가구의 형태에 집중해야 그나마 의미를 되찾을 수 있다.

또 일부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공감 뒤편의 의구심을 지우지 못했다. ‘당나귀 귀’에서는 비예능인이 출연한 것에 대한 반발심이 컸다. 아울러 결국엔 ‘착한 상사’를 이끌어내는 형식적인 결말이 아니냐는 비판도 있었다. 상사의 생각보다 부하직원들의 속마음에 더 집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구해줘! 홈즈’는 지역 혹은 기존의 부동산 어플 홍보성으로 내용이 변질되지 말아야 한다는 우려를 낳았다. 실제로 방송에 나온 집들은 누군가가 살 집이기도 하기에 단점이나 불편한 점을 적나라하게 꼬집지는 못했다. 현실과 거리가 먼 시세라는 지적도 있었다.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비춰진다.

저작권자 ⓒ뷰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