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했다. 화려한 시상식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아카데미 후보작들이 관객들과 만나기 딱 좋은 시기다.
전 세계의 관심 속에서 지난 25일 제 91회 아카데미 시상식이 막을 내렸다. 소수자 중심의 이야기를 다룬 ‘그린북’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다. 특히 ‘화이트 오스카’로 불리며 백인들의 성지로 불렸던 아카데미 시상식은 올해 다인종과 소수자, 여성을 껴안으며 변화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미 시상식은 막을 내렸지만 극장가엔 아직 열기가 꺼지지 않았다.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 효과를 누릴 작품들이 관객들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아카데미 시상식 이전에 이미 개봉한 작품들은 이제 관객들의 관심을 자연스럽게 영화로 옮겨놓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그 효과는 벌써 나타나고 있다.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3관왕을 차지한 ‘그린북’이 딱 그 사례다.
‘그린북’은 이미 올해 1월초 개봉한 작품이다. 이미 개봉한지 8주차로 30만 관객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뒤로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혹은 재차 관람을 원하는 관객들이 늘고 있다. 아카데미 수상 직후인 2월26일 기준으로 박스오피스, 예매율이 역주행했고 35.3%라는 높은 객석률을 기록했다. 스크린수도 늘어나면서 관객들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스카 효과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게도 유효했다.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은 아카데미 시상식 전인 2월21일 이미 개봉한 작품이다. 18세기 영국 왕실을 무대로 절대 권력을 지닌 여왕 앤의 총애를 받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두 여자의 이야기를 그린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는 아카데미에서 최다 부문 후보에 올라 개봉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다. 여기에 올리비아 콜맨이 여우주연상을 거둬 더 홍보 효과를 누리고 있다.
21일 개봉 당시엔 73개의 스크린으로 시작한 이 작품은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인 28일, 스크린수는 82개로 늘어난 상황이다. 일일 관객 수가 증가했고 박스오피스 순위도 상승했다. 개봉 8일째 7만 관객을 돌파했으며 온라인상에서도 영화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올리비아 콜맨이 수상소감 중 언급할 정도로 강력한 여우주연상 후보였던 글렌 크로즈가 출연한 ‘더 와이프’도 2월27일 개봉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성차별일 만연했던 시기의 피해자인 여성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그려내 호평 받고 있다. 냉전 시대의 러브 스토리를 담은 ‘콜드 워’는 감독상, 외국어영화상, 촬영상 등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으로 이미 2월초에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개봉을 앞둔 작품도 있다. 작품상을 비롯해 6개 부문 후보에 오른 ‘바이스’로 크리스천 베일이 강력한 남우주연상으로 언급됐지만 아쉽게 상은 불발됐다. 대기업 CEO에서 미국 부통령까지 오른 딕 체니의 이야기를 담아 4월 국내 관객과 만난다.
에단 호크, 아만다 사이프리드 주연의 ‘퍼스트 리폼드’는 각본상에 노미네이트 된 작품이다. 급진적 환경주의자의 자살을 계기로 교회의 타락상을 목격하고 갈등하는 목사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로 오는 4월 개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