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특종’에 눈이 멀어 한 치 앞을 못 본 것일까. SBS ‘8뉴스’가 남자 연예인들의 불법 행위 및 경찰 유착 의혹에 관한 단독 보도를 잇따라 내보내자 MBC ‘뉴스데스크’와 KBS ‘뉴스9’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그러나 MBC ‘뉴스데스크’와 KBS ‘뉴스9’의 보도에서는 지상파 뉴스가 응당 추구해야 할 공신력이나 사명감을 찾아볼 수 없어 오히려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18일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고(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를 인터뷰했다. 현재 윤지오는 ‘장자연 사건’의 공소시효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수사에 진척이 없자 직접 총대를 메고 나서 국민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윤지오에게 MBC ‘뉴스데스크’ 왕종명 앵커는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적힌 정치인의 실명을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앞서 윤지오는 해당 인사에 대해 “이름이 참 특이하다”고만 표현, 실명 거론을 피했던 바 있다. ‘장자연 사건’ 관련 인물의 혐의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인물의 실명을 언급했다가는 되레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뒤집어 쓸 수 있어서다. 윤지오 역시 “나는 지난 10년 동안 일관되게 진술하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 같은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는 윤지오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MBC ‘뉴스데스크’ 보도국에서 이미 파악하고 배려했어야 하는 사안이다. 하지만 왕종명 앵커는 “윤지오 씨가 검찰 진상 조사단에 말하는 것과 생방송으로 진행 중인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며 “용기를 내어 생방송 뉴스 시간에 이름을 밝히는 게 진실을 밝히는 데 빠른 걸음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냐”고 설득했다. 그러다 정작 윤지오가 “내가 발설하면 책임져 주실 수 있냐”고 반문하는 데는 “이 안에서 하는 거는 우리가 어떻게든지 간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장자연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현재 윤지오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모를 수 없을 터다. 윤지오는 ‘유일한 목격자’라는 이유만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직접 사설 경호원을 고용했으며, 이동 시에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을 활용해 자신의 행로를 네티즌들과 공유하고 있다. 현재 윤지오가 얼마나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기에 MBC ‘뉴스데스크’의 인터뷰는 경솔했다. ‘장자연 문건’의 실체와 관련해 시청자의 궁금증이나 의문을 해소해주는 것은 보도국의 몫이다. 그러나 MBC ‘뉴스데스크’는 2차 피해를 감수하고 나선 목격자에게 대답을 종용하는 것으로 언론의 윤리를 저버렸다. ‘생방송 뉴스 시간에 이름을 밝히는 게 좋다’는 왕종명 앵커의 발언은 더욱 그렇다. MBC ‘뉴스데스크’가 시청률을 위해 ‘특종’을 이용했다는 뉘앙스로 느껴져 지상파 뉴스로서의 진정성마저 잃는 무리수를 뒀다는 반응이다. (사진=KBS 뉴스9 방송화면) 바로 직전에는 KBS ‘뉴스9’가 ‘특종을 위한 특종’이라는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지난 16일 자사 채널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 출연자, 배우 차태현과 코미디언 김준호의 ‘내기 도박’ 의혹을 ‘메인 뉴스’로 보도한 이후다. KBS ‘뉴스9’은 ‘1박 2일’ 출연진이 참여하고 있는 대화방에서 차태현과 김준호가 해외에서 수백만 원대 내기 골프를 치고, 이것이 상습적으로 이뤄졌다고 짐작할 만한 내용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내기 골프도 금액이 크고 상습적일 경우 도박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KBS ‘뉴스9’ 보도 이후 차태현과 김준호는 연예인으로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다만 “내기 골프를 즐긴 건 2016년도의 일이며, 해외에서 골프를 친 사실은 없다” “(내기로 얻은) 금액을 실제로 가져온 적도 없으며, 단순히 재미를 위해 게임 도중 주고받았을 뿐 현장에서 돈을 돌려줬다”는 주장으로 보도된 내용에 대해 일부 반박했다.  실제 ‘도박죄’ 여부는 소득 수준에 달라진다. 때문에 법조계에서도 차태현과 김준호가 즐겼다는 내기 골프가 ‘도박’에 해당할지, 혹은 ‘일시오락’으로 봐야할지 판사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일부 시청자가 KBS ‘뉴스9’의 보도에 대해 성급했다는 비판을 제기한 까닭이기도 하다. 앞서 ‘1박 2일’이 고정 출연자인 가수 정준영의 불법촬영 등 혐의로 무기한 제작 중단을 선언하고 이 밖에 ‘장자연 사건’과 이른바 ‘승리 게이트’ 등 연예계와 공권력이 얽힌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는 요즘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KBS ‘뉴스9’이 ‘특종’을 위해 당사자의 확인 절차 없이 취재된 내용을 다소 편향된 시각으로 보도한 게 아니냐며 쓴소리를 냈다. 물론 MBC ‘뉴스데스크’와 KBS ‘뉴스9’는 책무에 충실했다. 앞서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만이라도 해 달라”고 호소했던 윤지호이기에, 그가 생중계로 내보내지는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직접 얼굴을 알리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한 자체는 분명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KBS ‘뉴스9’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번 내기 골프 의혹에 중심에 선 김준호는 2009년 해외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적이 있다. 경우에 따라 김준호는 ‘상습 도박’으로 처벌받을 여지가 있을 만큼 사안이 가볍지만은 않기에 KBS ‘뉴스9’가 이에 대해 다루는 것도 마땅한 처사다. 다만 뉴스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사건 당사자에 대한 팩트 체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종을 위한 특종’에만 치중했다는 오명을 지우려면 MBC ‘뉴스데스크’와 KBS ‘뉴스9’ 모두 위치에 걸맞는 책임을 다했어야 했다. (사진=SBS 8뉴스 방송화면) SBS ‘8뉴스’ 행보와 비교할 때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SBS ‘8뉴스’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 경찰 수사 요건을 충족시키는 혐의점 및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촬영물을 공유하고 공권력과 유착한 정황이 포착된 남자 연예인들에 대해 꾸준히 새로운 뉴스를 내놓는 것. 특히 지난 18일에는 대화방 일원이자 전(前) FT아일랜드 리더 최종훈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함으로써 문제의 연예인들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통했던 윤 모 총경과 ‘아는 사이’였다는 합리적 의심을 제기해 또 다른 파장을 예고했다.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급력 있는 특종과 특종에 목맨 무리수. 언론사의 고민이 깊어져야 할 때다.

[수다뉴스] SBS 특종 따라가려다 가랑이 찢어진 MBC·KBS

손예지 기자 승인 2019.03.19 09:36 | 최종 수정 2138.06.06 00:00 의견 0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사진=MBC 뉴스데스크 방송화면)

[뷰어스=손예지 기자] ‘특종’에 눈이 멀어 한 치 앞을 못 본 것일까. SBS ‘8뉴스’가 남자 연예인들의 불법 행위 및 경찰 유착 의혹에 관한 단독 보도를 잇따라 내보내자 MBC ‘뉴스데스크’와 KBS ‘뉴스9’도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다. 그러나 MBC ‘뉴스데스크’와 KBS ‘뉴스9’의 보도에서는 지상파 뉴스가 응당 추구해야 할 공신력이나 사명감을 찾아볼 수 없어 오히려 시청자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18일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고(故) 장자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를 인터뷰했다. 현재 윤지오는 ‘장자연 사건’의 공소시효가 2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수사에 진척이 없자 직접 총대를 메고 나서 국민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윤지오에게 MBC ‘뉴스데스크’ 왕종명 앵커는 이른바 ‘장자연 문건’에 적힌 정치인의 실명을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 앞서 윤지오는 해당 인사에 대해 “이름이 참 특이하다”고만 표현, 실명 거론을 피했던 바 있다. ‘장자연 사건’ 관련 인물의 혐의가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인물의 실명을 언급했다가는 되레 명예훼손 등의 혐의를 뒤집어 쓸 수 있어서다. 윤지오 역시 “나는 지난 10년 동안 일관되게 진술하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 같은 위험성을 지적했다.

이는 윤지오가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았더라도 MBC ‘뉴스데스크’ 보도국에서 이미 파악하고 배려했어야 하는 사안이다. 하지만 왕종명 앵커는 “윤지오 씨가 검찰 진상 조사단에 말하는 것과 생방송으로 진행 중인 뉴스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며 “용기를 내어 생방송 뉴스 시간에 이름을 밝히는 게 진실을 밝히는 데 빠른 걸음으로 갈 수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냐”고 설득했다. 그러다 정작 윤지오가 “내가 발설하면 책임져 주실 수 있냐”고 반문하는 데는 “이 안에서 하는 거는 우리가 어떻게든지 간에”라며 말끝을 흐렸다.

‘장자연 사건’에 관심을 갖고 있는 이들이라면 현재 윤지오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모를 수 없을 터다. 윤지오는 ‘유일한 목격자’라는 이유만으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직접 사설 경호원을 고용했으며, 이동 시에는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을 활용해 자신의 행로를 네티즌들과 공유하고 있다. 현재 윤지오가 얼마나 큰 위험을 감수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렇기에 MBC ‘뉴스데스크’의 인터뷰는 경솔했다. ‘장자연 문건’의 실체와 관련해 시청자의 궁금증이나 의문을 해소해주는 것은 보도국의 몫이다. 그러나 MBC ‘뉴스데스크’는 2차 피해를 감수하고 나선 목격자에게 대답을 종용하는 것으로 언론의 윤리를 저버렸다. ‘생방송 뉴스 시간에 이름을 밝히는 게 좋다’는 왕종명 앵커의 발언은 더욱 그렇다. MBC ‘뉴스데스크’가 시청률을 위해 ‘특종’을 이용했다는 뉘앙스로 느껴져 지상파 뉴스로서의 진정성마저 잃는 무리수를 뒀다는 반응이다.

(사진=KBS 뉴스9 방송화면)
(사진=KBS 뉴스9 방송화면)

바로 직전에는 KBS ‘뉴스9’가 ‘특종을 위한 특종’이라는 질타를 받은 바 있다. 지난 16일 자사 채널 간판 예능 프로그램인 ‘해피선데이-1박 2일 시즌3(이하 1박 2일)’ 출연자, 배우 차태현과 코미디언 김준호의 ‘내기 도박’ 의혹을 ‘메인 뉴스’로 보도한 이후다.

KBS ‘뉴스9’은 ‘1박 2일’ 출연진이 참여하고 있는 대화방에서 차태현과 김준호가 해외에서 수백만 원대 내기 골프를 치고, 이것이 상습적으로 이뤄졌다고 짐작할 만한 내용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내기 골프도 금액이 크고 상습적일 경우 도박죄로 처벌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KBS ‘뉴스9’ 보도 이후 차태현과 김준호는 연예인으로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다만 “내기 골프를 즐긴 건 2016년도의 일이며, 해외에서 골프를 친 사실은 없다” “(내기로 얻은) 금액을 실제로 가져온 적도 없으며, 단순히 재미를 위해 게임 도중 주고받았을 뿐 현장에서 돈을 돌려줬다”는 주장으로 보도된 내용에 대해 일부 반박했다. 

실제 ‘도박죄’ 여부는 소득 수준에 달라진다. 때문에 법조계에서도 차태현과 김준호가 즐겼다는 내기 골프가 ‘도박’에 해당할지, 혹은 ‘일시오락’으로 봐야할지 판사의 기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이다. 일부 시청자가 KBS ‘뉴스9’의 보도에 대해 성급했다는 비판을 제기한 까닭이기도 하다. 앞서 ‘1박 2일’이 고정 출연자인 가수 정준영의 불법촬영 등 혐의로 무기한 제작 중단을 선언하고 이 밖에 ‘장자연 사건’과 이른바 ‘승리 게이트’ 등 연예계와 공권력이 얽힌 굵직한 사건들이 잇따라 터지는 요즘이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들은 KBS ‘뉴스9’이 ‘특종’을 위해 당사자의 확인 절차 없이 취재된 내용을 다소 편향된 시각으로 보도한 게 아니냐며 쓴소리를 냈다.

물론 MBC ‘뉴스데스크’와 KBS ‘뉴스9’는 책무에 충실했다. 앞서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의 언론에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만이라도 해 달라”고 호소했던 윤지호이기에, 그가 생중계로 내보내지는 MBC ‘뉴스데스크’에 출연해 직접 얼굴을 알리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기회를 마련한 자체는 분명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KBS ‘뉴스9’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번 내기 골프 의혹에 중심에 선 김준호는 2009년 해외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전적이 있다. 경우에 따라 김준호는 ‘상습 도박’으로 처벌받을 여지가 있을 만큼 사안이 가볍지만은 않기에 KBS ‘뉴스9’가 이에 대해 다루는 것도 마땅한 처사다. 다만 뉴스를 내보내는 과정에서 사건 당사자에 대한 팩트 체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특종을 위한 특종’에만 치중했다는 오명을 지우려면 MBC ‘뉴스데스크’와 KBS ‘뉴스9’ 모두 위치에 걸맞는 책임을 다했어야 했다.

(사진=SBS 8뉴스 방송화면)
(사진=SBS 8뉴스 방송화면)

SBS ‘8뉴스’ 행보와 비교할 때 그 차이는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SBS ‘8뉴스’는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것을 넘어 경찰 수사 요건을 충족시키는 혐의점 및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불법촬영물을 공유하고 공권력과 유착한 정황이 포착된 남자 연예인들에 대해 꾸준히 새로운 뉴스를 내놓는 것. 특히 지난 18일에는 대화방 일원이자 전(前) FT아일랜드 리더 최종훈의 통화 녹취록을 공개함으로써 문제의 연예인들이 대화방에서 ‘경찰총장’으로 통했던 윤 모 총경과 ‘아는 사이’였다는 합리적 의심을 제기해 또 다른 파장을 예고했다. 경찰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파급력 있는 특종과 특종에 목맨 무리수. 언론사의 고민이 깊어져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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