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어스=남우정 기자] 시대의 맞지 않는 구시대 로맨스의 클리셰를 '장난스런 키스'가 그대로 계승했다.   대만 스타 왕대륙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영화 ‘장난스런 키스’는 IQ 200인 남신 장즈수(왕대륙)를 처음 보고 사랑에 빠진 위안샹친(임윤)의 짝사랑 일대기를 담은 작품이다. 일본의 유명 순정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답게 곳곳에서 로맨스 영화의 공식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들을 포착된다. 하지만 시대를 역행하는 클리셰를 굳이 따라가야 할까. 시대에 맞지 않는 해석은 불쾌함만 남길 뿐이다.  ■ 장면1 고등학교 입학식날. 위안샹친은 입학식이 진행되는 강당을 찾아 헤맨다. 강당을 찾아 계단을 오르던 위안샹친은 이어폰을 낀 채 계단을 내려오던 장즈수와 우연히 부딪치게 되고 장즈수는 순발력을 발휘해 계단에서 넘어질 뻔한 위안샹친을 구해준다. 하지만 서로를 잡다가 두 사람은 입맞춤을 하게 되고 이 사고를 계기로 위안샹친은 첫 눈에 장즈수에게 반한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장즈수는 자신의 길을 갔고 그를 지켜보던 위안샹친은 아무렇지 않게 그의 뒷모습을 핸드폰으로 담아낸다.  ■ 장면2 위안샹친은 F반답게 공부와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고등학생이 중학교 1학년 수준의 수학문제도 못 풀 정도. 그런 위안샹친이 의사가 되겠다는 장즈수의 꿈을 따라 간호사가 됐다. 하지만 고등학생 시절부터 항상 사고만 쳤던 위안샹친은 달라지지 않았다. 환자에게 주사를 놓으면서 쳐다보지도 못하고 실수를 연발한다. 직장 상사는 “전과시험 어떻게 합격했냐?”고 묻기까지 한다.  ■ 장면3 학교 체육대회날, 반 별로 나뉘어서 경기를 펼친다. F반인 위안샹친은 A반인 장즈수의 활약을 지켜보면서도 같은 반이자 자신을 짝사랑하는 아진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이 모습에 장즈수는 자신도 모르게 질투심을 느끼고 괜히 아진에게 시비를 건다. 이에 위안샹친이 나서 아진을 감싸자 화를 참지 못한 장즈수는 위안샹친의 손목을 잡아끌고 나간다. 짝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장즈수가 이용한다고 느낀 위안샹친은 “널 좋아한 게 후회돼”라고 말하 고 장즈수는 위안샹친의 의견은 물어보지 않고 기습키스를 한 후 “나 안 좋아할 수 있어?”라고 묻는다.  ■ 불편한 시선 ‘장난스런 키스’는 1990년대 연재를 시작했던 만화다. 당연히 2019년에 그대로 재현한다면 시대상과 맞지 않는 부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영화 ‘장난스런 키스’는 요즘 시대에 맞춰 SNS, 메신저 등을 통해 변화를 줬다. 하지만 로맨스는 90년대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일단 요즘 같이 불법 촬영에 민감할 때에 ‘장난스런 키스’에선 이런 행동이 아무렇지 않게 장난과 유머코드로 그려지고 있다. 위안샹친은 장즈수와 처음 만났을 때도 동의없이 그의 뒷모십을 자신의 핸드폰 카메라로 담아냈다. 이후 장즈수를 짝사랑하면서 만든 굿즈 등도 몰래 찍은 사진임을 알 수 있다. 위안샹친 뿐만 아니라 교내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장즈수는 항상 불법 촬영에 노출되어 있다. 심지어 장즈수의 엄마까지도 아들과 위안샹친이 공부를 하던 중 잠이 든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둔다. 상대의 동의 없는 촬영과 유포를 그저 웃어 넘기긴 쉽지 않다.  또한 많은 로맨스물에 등장했던 대표적 클리셰가 ‘장난스런 키스’에도 등장한다. 남성이 힘으로 여성의 손목을 잡아끄는 것은 물론 동의 없이 키스까지 한다. 과거 드라마에선 이를 로맨스로 포장했었다. 하지만 현 시대에서 보면 이는 명백한 폭력이다. 이외에도 성인이 된 위안샹친이 장즈수의 집 앞에서 밤새도록 기다리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 또한 단순한 순애보아 아닌 스토킹으로 보이기도 한다.  영화 캐릭터의 전체적인 문제는 여주인공인 위안샹친을 민폐 캐릭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앞뒤 보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정도로 솔직한 위안샹친이지만 그 모습이 과해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일례로 그는 체육대회 계주 시합에서 자신이 팀이 아닌 장즈수에게 배턴을 넘겨 반의 승리를 날려버린다. ISAT시험을 보는 장즈수를 몰래 따라갔다가 교통사고가 당하는가 하면 함께 호수에서 배를 타던 중 갑자기 일어나 물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초반부터 F반으로 머리가 나쁘게 등장하던 위안샹친은 성인이 돼 간호사가 돼서도 환자들에게 온갖 폐를 끼치고 있다. 유머코드라곤 하지만 항상 로맨스 영화에서 민폐가 되는 것은 여주인공 뿐이다. 시대에 맞춰 캐릭터에도 변화를 줬어야 한다. 분명 2019년에 나온 로맨틱 코미디인데 ‘장난스런 키스’의 시계는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다.

2019년 맞아요? 구시대에 머물러 있는 로맨스 ‘장난스런 키스’

남우정 기자 승인 2019.04.02 00:39 | 최종 수정 2138.07.02 00:00 의견 0

[뷰어스=남우정 기자] 시대의 맞지 않는 구시대 로맨스의 클리셰를 '장난스런 키스'가 그대로 계승했다.  

대만 스타 왕대륙이 출연해 화제를 모은 영화 ‘장난스런 키스’는 IQ 200인 남신 장즈수(왕대륙)를 처음 보고 사랑에 빠진 위안샹친(임윤)의 짝사랑 일대기를 담은 작품이다. 일본의 유명 순정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답게 곳곳에서 로맨스 영화의 공식이라고 할 수 있는 장면들을 포착된다. 하지만 시대를 역행하는 클리셰를 굳이 따라가야 할까. 시대에 맞지 않는 해석은 불쾌함만 남길 뿐이다. 

■ 장면1

고등학교 입학식날. 위안샹친은 입학식이 진행되는 강당을 찾아 헤맨다. 강당을 찾아 계단을 오르던 위안샹친은 이어폰을 낀 채 계단을 내려오던 장즈수와 우연히 부딪치게 되고 장즈수는 순발력을 발휘해 계단에서 넘어질 뻔한 위안샹친을 구해준다. 하지만 서로를 잡다가 두 사람은 입맞춤을 하게 되고 이 사고를 계기로 위안샹친은 첫 눈에 장즈수에게 반한다.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장즈수는 자신의 길을 갔고 그를 지켜보던 위안샹친은 아무렇지 않게 그의 뒷모습을 핸드폰으로 담아낸다. 

■ 장면2

위안샹친은 F반답게 공부와는 거리가 멀다. 심지어 고등학생이 중학교 1학년 수준의 수학문제도 못 풀 정도. 그런 위안샹친이 의사가 되겠다는 장즈수의 꿈을 따라 간호사가 됐다. 하지만 고등학생 시절부터 항상 사고만 쳤던 위안샹친은 달라지지 않았다. 환자에게 주사를 놓으면서 쳐다보지도 못하고 실수를 연발한다. 직장 상사는 “전과시험 어떻게 합격했냐?”고 묻기까지 한다. 

■ 장면3

학교 체육대회날, 반 별로 나뉘어서 경기를 펼친다. F반인 위안샹친은 A반인 장즈수의 활약을 지켜보면서도 같은 반이자 자신을 짝사랑하는 아진를 응원할 수밖에 없다. 이 모습에 장즈수는 자신도 모르게 질투심을 느끼고 괜히 아진에게 시비를 건다. 이에 위안샹친이 나서 아진을 감싸자 화를 참지 못한 장즈수는 위안샹친의 손목을 잡아끌고 나간다. 짝사랑하는 자신의 마음을 장즈수가 이용한다고 느낀 위안샹친은 “널 좋아한 게 후회돼”라고 말하 고 장즈수는 위안샹친의 의견은 물어보지 않고 기습키스를 한 후 “나 안 좋아할 수 있어?”라고 묻는다. 

■ 불편한 시선

‘장난스런 키스’는 1990년대 연재를 시작했던 만화다. 당연히 2019년에 그대로 재현한다면 시대상과 맞지 않는 부분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영화 ‘장난스런 키스’는 요즘 시대에 맞춰 SNS, 메신저 등을 통해 변화를 줬다. 하지만 로맨스는 90년대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일단 요즘 같이 불법 촬영에 민감할 때에 ‘장난스런 키스’에선 이런 행동이 아무렇지 않게 장난과 유머코드로 그려지고 있다. 위안샹친은 장즈수와 처음 만났을 때도 동의없이 그의 뒷모십을 자신의 핸드폰 카메라로 담아냈다. 이후 장즈수를 짝사랑하면서 만든 굿즈 등도 몰래 찍은 사진임을 알 수 있다. 위안샹친 뿐만 아니라 교내 팬클럽이 있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장즈수는 항상 불법 촬영에 노출되어 있다. 심지어 장즈수의 엄마까지도 아들과 위안샹친이 공부를 하던 중 잠이 든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둔다. 상대의 동의 없는 촬영과 유포를 그저 웃어 넘기긴 쉽지 않다. 

또한 많은 로맨스물에 등장했던 대표적 클리셰가 ‘장난스런 키스’에도 등장한다. 남성이 힘으로 여성의 손목을 잡아끄는 것은 물론 동의 없이 키스까지 한다. 과거 드라마에선 이를 로맨스로 포장했었다. 하지만 현 시대에서 보면 이는 명백한 폭력이다. 이외에도 성인이 된 위안샹친이 장즈수의 집 앞에서 밤새도록 기다리는 모습이 등장하는데 이 또한 단순한 순애보아 아닌 스토킹으로 보이기도 한다. 

영화 캐릭터의 전체적인 문제는 여주인공인 위안샹친을 민폐 캐릭터로 만들었다는 점이다. 앞뒤 보지 않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정도로 솔직한 위안샹친이지만 그 모습이 과해 주위 사람들을 힘들게 한다. 일례로 그는 체육대회 계주 시합에서 자신이 팀이 아닌 장즈수에게 배턴을 넘겨 반의 승리를 날려버린다. ISAT시험을 보는 장즈수를 몰래 따라갔다가 교통사고가 당하는가 하면 함께 호수에서 배를 타던 중 갑자기 일어나 물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초반부터 F반으로 머리가 나쁘게 등장하던 위안샹친은 성인이 돼 간호사가 돼서도 환자들에게 온갖 폐를 끼치고 있다. 유머코드라곤 하지만 항상 로맨스 영화에서 민폐가 되는 것은 여주인공 뿐이다. 시대에 맞춰 캐릭터에도 변화를 줬어야 한다. 분명 2019년에 나온 로맨틱 코미디인데 ‘장난스런 키스’의 시계는 아직도 과거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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