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현지 기자)
[뷰어스=장수정 기자] 영화 ‘어벤져스4’의 열풍이 심상치 않다. 마블 영화의 거듭된 인기는 더 이상 마블이 일시적 유행이 아닌 문화가 됐음을 보여준다.
20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어벤져스: 엔드게임’(감독 안소니·루소 조 루소, 이하 ‘어벤져스4’) 사전 예매량은 오전 8시 기준 133만 3857명을 기록했다. 예매율은 92.7%에 이른다.
‘어벤져스4’의 예매는 16일과 18일 양일간 진행됐다. 2D 예매만 진행한 16일에는 예매 관객 49만 5687명을 기록했으며, 4DX와 IMAX 예매를 진행한 18일 115만을 돌파한 것이다. 이틀 모두 예매 오픈과 동시에 관객들이 해당 사이트로 몰리면서 영화관 홈페이지의 서버가 일부 마비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예매 창구가 열린 이후에는 중고 사이트를 통해 ‘어벤져스4’ 표를 사고 파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정상가보다 부풀려 내놓은 표의 거래가 성사되는 경우도 있다고 알려졌다.
횟수가 정해진 공연과 달리 시간, 시기의 제한이 비교적 덜하고, 장소의 폭도 넓은 영화에서 암표가 등장하는 드물다.
(사진=이현지 기자)
가장 큰 이유는 4DX와 3D, IMAX 등 특수 포맷에 대한 관심 급증하면서 희소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상영관보다 스크린 크기가 훨씬 크고 사운드가 선명한 IMAX 포맷은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관심이 뜨겁다. ‘어벤져스4’는 전 분량을 IMAX 전용 카메라로 촬영했기 때문에 그 효과는 더욱 크며, 여기에 영화를 선명하게 즐길 수 있는 이른바 ‘명당자리’ 유행이 소비 심리를 더욱 자극한다.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는 “이 자리가 명당자리가 맞냐?”는 문의들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IMAX 인기를 부추기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전작인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개봉 당시 엔딩에서 작품 흐름을 뒤집는 큰 반전이 있었고, 스포일러 방지 차원에서도 하루빨리 영화를 보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굳이 묻지 않아도 SNS와 온라인에 올라오는 이야기들을 우연하게라도 접하지 않으려는 노력인 것이다.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상영 당시에는 마블 스튜디오가 ‘스포 방지’ 캠페인까지 진행하며 판을 키웠었다. ‘타노스가 당신의 침묵을 요구합니다’라는 재치 있는 문구를 해시태그로 달았던 캠페인은 지금 다시 시작됐다. 여기에 마블 스튜디오는 스포일러를 한 배우 톰 홀랜드에게 ‘스포 요정’이라는 별명을 붙이고, 그에게 대본 전체를 주지 않는다는 농담 섞인 발표를 하는 등 이를 유머 코드로 활용하며 화제성을 더하기도 했다.
결국 ‘어벤져스’ 열풍은 유행이 유행을 부른 상황이 됐다. 시리즈를 거듭하며 세계관이 커졌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멀티플렉스의 장점이 적절하게 맞물렸으며, 또한 SNS를 통한 활발한 공유 문화가 불씨를 키웠다.
단순하게 '어벤져스를 본다'는 유행으로 그칠 수 있었던 이 영화가 세계적 대세가 된 것은 영화의 완성도 때문만은 아닌 셈이다. 영화적 체험을 함께 하고 싶은 관객들의 욕구가 마블 신드롬을 이어가는 힘이 되고 있기에 마블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