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줄 나라가 없어 꽃다운 나이에 강제로 위안부에 끌려간 할머니들. 젊은 날을 눈물의 세월로 보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과 아픔을 어루만져 드리고 싶은 마음 하나로 젊은 예술인들이 재능기부로 뭉쳤다. 그 결과물이 헌정 앨범 ‘소녀의 꽃’이다. 후렴구를 가득 채운 ‘잊지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연재 기획 인터뷰 [소녀와 꽃]을 기획했다. 재능기부로 참여한 젊은 예술인들과 일본군 성노예제로 인한 피해가 잊히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조명해보려 한다.-편집자 주
[뷰어스=곽민구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헌정곡 ‘소녀와 꽃’ 프로젝트가 규모를 키우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경기도의원이 있다. 그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경기도의원에 당선된 후 안정행정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하고 있는 국중범 의원이다.
국중범 의원이 ‘소녀와 꽃’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건 가수 성국 때문이었다. 그는 1998년 발매된 ‘노래마을 4집-희망을 위하여’ 제작자로 참여했다. 당시 보컬로 참여했던 성국과 인연을 쌓았고, 지금까지 끈끈한 우정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소녀와 꽃' 프로젝트를 “함께하자”는 성국의 부탁에 흔쾌히 허락을 한 것.
하지만 국중범 의원의 ‘소녀와 꽃’ 프로젝트 참여는 필연적이었다. 과거에도 국중범 의원과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사이에는 깊은 인연이 존재했다. 성남시청에 위치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당시 시장이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최초 제안한 사람이 바로 그이기 때문이다.
또 한 번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애를 쓰며 ‘소녀와 꽃’ 프로젝트의 규모를 키운 국중범 경기도의원을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잊지 않기 위해 시작한 연재 기획 인터뷰 ‘소녀와 꽃’의 네 번째 주인공으로 택했다.
(사진=국중범 의원 제공)
▲ ‘소녀와 꽃’ 헌정 프로젝트를 어떻게 함께하게 됐나?
“가수 성국이 ‘소녀와 꽃’ 노래를 들은 후 정말 좋다며 3.1 독립 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라는 뜻깊은 해니까 의미있는 음반을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을 했어요. 그래서 노래를 들어봤는데 좋더라고요. 사실 21년 전 노래마을 4집 앨범을 마지막으로 음반 제작 일을 그만뒀는데 동참하고 싶어져 디렉터로서 이번 앨범에 함께하게 됐어요”
▲ 디렉터로서 어떤 일들을 맡아 진행했나?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다양한 아티스트가 재능기부로 참여해 함께 했어요. 보컬 성국과 한여름을 비롯해 이영순 무용단, 천향국악단. 성남시 유일한 홍보대사인 코리아주니어빅밴드 등 성남의 다양한 문화예술인이 함께 했죠. 그들을 모으는 게 내 역할이었어요. 사실 음악 활동을 하는 친구들이 재능기부로 이런 작업을 하는 게 쉽지 않은데 제가 이런 공동창작을 좋아하는 편이라 이들의 재능기부를 이끌어 내기 위해 노력했어요. 재능기부를 비롯해 제작비 부분에서도 성남시에 기반을 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어떤 부분이 알려지길 원했나?
“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잊지 않겠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어요. 또 하나는 문화 예술인이 함께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요. 많은 아티스트들이 함께 공동 작업으로 만들어 더 의미있고 좋았던 것 같아요. 그 때문에 ‘소녀와 꽃’의 울림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 위안부 피해 문제에 국중범 의원이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네. 제가 성남시청에 위치한 평화의소녀상 건립 최초 제안자이기도 해서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과거 성남시 공공발전 조정관으로 일할 때, 일본 위안부 피해를 잊지 않기 위한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커지던 시기였어요. 미국의 한 주가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자 일본에서는 이를 반대했고, 성남시청은 사절단을 파견해 평화의 소녀상 건립을 지지했는데 ‘성남시청이 쇼를 하고 있다’는 부정적 이야기가 나왔어요. 이에 ‘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고 싶다면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성남시청 광장에 평화의 소녀상을 건립하자’고 당시 시장이던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 제안을 했어요. 이 제안이 흔쾌히 받아들여져 현재 성남시청에 평화의소녀상이 자리하게 된거죠. 의미를 더하고자 이번 ‘소녀와 꽃’ 헌정식을 성남시청에서 추진해 봤어요”
(사진=국중범 의원 제공)
▲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돌아가실 때마다 마음이 아프실 듯 하다
“얼마 전에 나와 동향이신 할머님도 돌아가시고, 이제는 정말 몇분 남아계시질 않더라고요. 도의원이 되기 전에 민주당 경기도 홍보비디오국장을 할 당시 나눔의 집 봉사활동을 갔을 때 계셨던 분이 이제는 안계시기도 하고, 또 병상에 계신 분도 계셔서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언젠가 위안부 피해 할머님들이 안계신 상태에서 일본 정부에 사과를 받는 싸움도 진행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할머니들이 안계실 때 사과를 받는 건 너무 안타까운 일일 것 같아요. 그 전에 빨리 진심어린 사과를 받게됐으면 하네요”
▲ ‘소녀와 꽃’이 어디에서 불려지길 원하나?
“1번 트랙은 성국과 한여름의 듀엣버전 ‘소녀와 꽃’이고, 두 번째 트랙은 성국 솔로 버전, 세 번째는 한여름의 솔로 버전이에요. 또 4번부터 6번 트랙은 세 버전의 MR을 넣었는데 그 이유가 누구든 그 MR로 노래를 불렀으면 좋겠다는 마음 때문이었어요. 합찬단도 좋고, 개인 누구든지 ‘소녀와 꽃’ MR을 통해 곳곳에서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이 노래가 정말 많은 사람에게 불려지는 노래가 되길 바라봅니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평이 있다면?
“대부분 ‘너무 슬프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특히 영상과 같이 노래를 들은 사람들의 반응이 굉장히 뜨거웠죠. 컬러링 문의도 많이 와서 나이 드신 분들께는 컬러링 하는 법을 알려드리기도 했어요. 그리고 내가 속한 단체 톡방 몇군데서 내가 올리지 않았음에도 다른 분이 올려서 공유하고 계시는 걸 보기도 했어요. 그중에서는 ‘뜻깊은 앨범을 제작해줘서 고맙다’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어요”
▲ 국중범의원에게 ‘소녀와 꽃’이란 어떤 의미인가?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왜곡만 일삼는 일본 정부에게 회초리를 드는 심정으로 이 작업에 참여하게 됐어요. 지속적으로 수요집회에 참여하기도 했고, 성남시청 ‘평화의 소녀상’ 최초 제안자이기도 하다보니 내게 ‘소녀와 꽃’은 사명감 같은 곡이에요. 많은 분에게 불려지길 원한기에 더 열심히 홍보할 예정입니다”
▲ 앞으로 해보고 싶은 일이 있다면?
“현재 전 안전행정위원회에 속해서 도민들의 안전한 삶과 행복을 위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활동도 열심히 하겠지만, 그 외에 다양한 활동에도 욕심이 나네요. 그중 시민사회단체와 소통하면서 사회의 목소리를 정치인들에게 전하는 역할을 해보고 싶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