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줄 나라가 없어 꽃다운 나이에 강제로 위안부에 끌려간 할머니들. 젊은 날을 눈물의 세월로 보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과 아픔을 어루만져 드리고 싶은 마음 하나로 젊은 예술인들이 재능기부로 뭉쳤다. 그 결과물이 헌정 앨범 ‘소녀의 꽃’이다. 후렴구를 가득 채운 ‘잊지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연재 기획 인터뷰 [소녀와 꽃]을 기획했다. 재능기부로 참여한 젊은 예술인들과 일본군 성노예제로 인한 피해가 잊히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조명해보려 한다.-편집자 주 (사진=탑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곽민구 기자] 어릴 적부터 트로트를 듣고 부르며 성장했던 소녀. 그는 전국 청소년 트로트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고, KBS ‘전국 노래자랑’ 홍성 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녹화 현장에서 만난 이제이 대표와의 인연으로 그는 오랫동안 간직해 온 트로트 가수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트로트 가수 한여름의 이야기다. 한여름은 지난해 데뷔 앨범 ‘한 써머(Han summer)’를 발표하고 더블 타이틀곡 '방가방가', '흔들흔들'을 비롯해 '오빠야!', '한사람', '웃음꽃', '비타민'으로 상큼한 매력을 과시했다. 그랬던 한여름이 확 달라진 분위기로 무대에 올랐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헌정곡 ‘소녀와 꽃’의 가창에 나선 그는 기존과는 다른 창법으로 듣는 이들에게 짙은 여운을 선사한다. 데뷔 1년도 안 된 신인 가수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헌정 곡에 참여한다는 건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그는 가창 제안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망설임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음을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잊지 않기 위해 시작한 연재 기획 인터뷰 ‘소녀와 꽃’의 두 번째 주인공으로 헌정곡 ‘소녀와 꽃’의 가창자 한여름을 만나봤다.   ▲ ‘소녀와 꽃’ 가창 제안을 받았을 때의 마음은? “망설임은 없었어요. 대표님의 제안에 바로 ‘하고 싶다’고 했죠. 위안부 할머님들의 일은 어릴 적부터 알고 있었고, 성장해서는 그분들의 사연에 여자로서 마음이 아팠어요. 나 역시 그 시대에 살았다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텐데 국가에서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알게 되니 걱정이 되더라고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기도 했어요. 그럴 때 대표님께서 위안부 할머니들께 헌정한 노래인데 편곡을 해 다시 발표할 생각이라고 가창 의사를 물어보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 ‘소녀와 꽃’을 부르기 전 대표님께서 어떤 주문을 했나. 그리고 스스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특별한 주문은 없으셨어요. 스스로는 이 노래에서 가사가 잘 들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또 할머니들의 아픔을 노래에 담아내면 좋을 것 같아서 가사를 한 번 더 곱씹어보고, 현재 할머니들의 마음을 담아 부르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 감정이입이 되면 그 아픔이 전해져 노래하는 게 힘들지 않았나? “녹음할 때는 노래에 집중하다 보니 슬픈 느낌을 크게 받지는 못했는데 공연할 때 갑자기 눈물이 나서 혼났어요. ‘소녀와 꽃’ 헌정식에서 이영순 무용단의 공연을 보는데 눈물이 계속 나더라고요. 다음이 제 무대인데 눈물을 참느라 엄청나게 고생한 기억이 나네요. 무용 공연에서 한이 시린 몸짓에 울컥하더라고요. ▲ 트로트 가수 한여름의 창법과 ‘소녀와 꽃’에서의 창법이 매우 다른데 ”어릴 적부터 트로트를 많이 좋아했어요. 하지만 트로트뿐 아니라 발라드도 많이 불렀는데 들려줄 기회가 없었던 거죠. 평소 발라드를 좋아해서 많이 불러왔는데 그 느낌이 ‘소녀와 꽃’에서 잘 표현된 것 같아요. 곡이 나온 후 ‘소녀와 꽃’이 내게 잘 맞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 ‘소녀와 꽃’ 음악 작업을 하며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영상이 많은 울림을 주더라고요. ‘소녀와 꽃’의 음악에 더 깊게 이입할 수 있는 매개체가 영상인 것 같아요. 노래를 녹음해서 지인들에게 들려줬을 때는 ‘노래 좋다’ 정도의 평가를 받았는데 영상과 함께 보여주니 ‘위안부 할머니를 너무 생각 안 하고 살았다’며 마음 아파하더라고요. ‘소녀와 꽃’은 영상과 함께 들으면 더 큰 울림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사진=탑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번 헌정 곡을 준비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더 관심을 두게 됐을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세상을 떠나시는 할머니들이 많아지고 계세요. 그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헌정 곡을 부르게 되면서는 계속 미루고만 있는 할머니들을 향한 일본의 사과와 보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커지고 있어요” ▲ 어떤 무대에서 ‘소녀와 꽃’을 부르고 싶나? “첫 번째로는 단순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이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특히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인 행사에서 이 노래를 불러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향한 관심을 갖게 하고 싶어요. 이 노래를 들으며 그들의 생각에 변화가 생겨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시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분들의 마음에 울림을 전하는 계기가 되고 싶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평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평은 ‘할머니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마음 아파하겠다’는 댓글이 많았어요. 또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담은 노래 가사가 예술이다’는 평도 기억에 남고요” ▲ 위안부 피해 외에 음악으로 알리고 싶은 사회적 문제들이 있나? “올해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잖아요. 독립운동에 애쓰신 분들을 위한 노래에 참여를 해보고 싶어요. 독립운동가 후손 중에서는 생계유지도 힘든 분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나라를 위해 애쓴 사람들의 후손들이 힘들게 사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게 마음이 아파서 그 이야기도 노래로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 한여름에게 '소녀와 꽃'은 어떤 의미인가? “젊음인 것 같아요. 내 나이가 어리다 보니 지금 할머니들의 마음을 100% 헤아리지 못하겠지만, 이 노래를 부르다 보면 내가 할머니들의 젊은 시절, 소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느낌을 받곤 해요. 그래서 젊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향후 계획을 이야기해달라 “트로트를 포함해 다른 장르의 노래로도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녀와 꽃’이 많이 알려져서 트로트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다 잘 소화하는 가수로 인식되고 싶어요”

[소녀와꽃]② 한여름, 위안부 피해 할머니 향한 마음 “망설임은 없었어요”

곽민구 기자 승인 2019.04.12 14:06 | 최종 수정 2138.08.07 00:00 의견 0

지켜줄 나라가 없어 꽃다운 나이에 강제로 위안부에 끌려간 할머니들. 젊은 날을 눈물의 세월로 보낸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한과 아픔을 어루만져 드리고 싶은 마음 하나로 젊은 예술인들이 재능기부로 뭉쳤다. 그 결과물이 헌정 앨범 ‘소녀의 꽃’이다. 후렴구를 가득 채운 ‘잊지말아 달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연재 기획 인터뷰 [소녀와 꽃]을 기획했다. 재능기부로 참여한 젊은 예술인들과 일본군 성노예제로 인한 피해가 잊히지 않게 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를 통해 조명해보려 한다.-편집자 주

(사진=탑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탑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뷰어스=곽민구 기자] 어릴 적부터 트로트를 듣고 부르며 성장했던 소녀. 그는 전국 청소년 트로트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았고, KBS ‘전국 노래자랑’ 홍성 편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당시 녹화 현장에서 만난 이제이 대표와의 인연으로 그는 오랫동안 간직해 온 트로트 가수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트로트 가수 한여름의 이야기다.

한여름은 지난해 데뷔 앨범 ‘한 써머(Han summer)’를 발표하고 더블 타이틀곡 '방가방가', '흔들흔들'을 비롯해 '오빠야!', '한사람', '웃음꽃', '비타민'으로 상큼한 매력을 과시했다. 그랬던 한여름이 확 달라진 분위기로 무대에 올랐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헌정곡 ‘소녀와 꽃’의 가창에 나선 그는 기존과는 다른 창법으로 듣는 이들에게 짙은 여운을 선사한다.

데뷔 1년도 안 된 신인 가수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헌정 곡에 참여한다는 건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그는 가창 제안을 받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망설임 없이, 감사한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음을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잊지 않기 위해 시작한 연재 기획 인터뷰 ‘소녀와 꽃’의 두 번째 주인공으로 헌정곡 ‘소녀와 꽃’의 가창자 한여름을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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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녀와 꽃’ 가창 제안을 받았을 때의 마음은?

“망설임은 없었어요. 대표님의 제안에 바로 ‘하고 싶다’고 했죠. 위안부 할머님들의 일은 어릴 적부터 알고 있었고, 성장해서는 그분들의 사연에 여자로서 마음이 아팠어요. 나 역시 그 시대에 살았다면 어떻게 할 수 없는 상황이었을 텐데 국가에서 제대로 된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알게 되니 걱정이 되더라고요.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을 해보기도 했어요. 그럴 때 대표님께서 위안부 할머니들께 헌정한 노래인데 편곡을 해 다시 발표할 생각이라고 가창 의사를 물어보셔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 ‘소녀와 꽃’을 부르기 전 대표님께서 어떤 주문을 했나. 그리고 스스로 어떤 노력을 했는지?

“특별한 주문은 없으셨어요. 스스로는 이 노래에서 가사가 잘 들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또 할머니들의 아픔을 노래에 담아내면 좋을 것 같아서 가사를 한 번 더 곱씹어보고, 현재 할머니들의 마음을 담아 부르려 노력했던 것 같아요”

▲ 감정이입이 되면 그 아픔이 전해져 노래하는 게 힘들지 않았나?

“녹음할 때는 노래에 집중하다 보니 슬픈 느낌을 크게 받지는 못했는데 공연할 때 갑자기 눈물이 나서 혼났어요. ‘소녀와 꽃’ 헌정식에서 이영순 무용단의 공연을 보는데 눈물이 계속 나더라고요. 다음이 제 무대인데 눈물을 참느라 엄청나게 고생한 기억이 나네요. 무용 공연에서 한이 시린 몸짓에 울컥하더라고요.

▲ 트로트 가수 한여름의 창법과 ‘소녀와 꽃’에서의 창법이 매우 다른데

”어릴 적부터 트로트를 많이 좋아했어요. 하지만 트로트뿐 아니라 발라드도 많이 불렀는데 들려줄 기회가 없었던 거죠. 평소 발라드를 좋아해서 많이 불러왔는데 그 느낌이 ‘소녀와 꽃’에서 잘 표현된 것 같아요. 곡이 나온 후 ‘소녀와 꽃’이 내게 잘 맞는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 ‘소녀와 꽃’ 음악 작업을 하며 생긴 에피소드가 있다면?

“영상이 많은 울림을 주더라고요. ‘소녀와 꽃’의 음악에 더 깊게 이입할 수 있는 매개체가 영상인 것 같아요. 노래를 녹음해서 지인들에게 들려줬을 때는 ‘노래 좋다’ 정도의 평가를 받았는데 영상과 함께 보여주니 ‘위안부 할머니를 너무 생각 안 하고 살았다’며 마음 아파하더라고요. ‘소녀와 꽃’은 영상과 함께 들으면 더 큰 울림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사진=탑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탑스타엔터테인먼트 제공)

▲ 이번 헌정 곡을 준비하며 ‘일본군 위안부 피해’에 더 관심을 두게 됐을 것 같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세상을 떠나시는 할머니들이 많아지고 계세요. 그 소식을 들을 때마다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고요. 헌정 곡을 부르게 되면서는 계속 미루고만 있는 할머니들을 향한 일본의 사과와 보상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이 커지고 있어요”

▲ 어떤 무대에서 ‘소녀와 꽃’을 부르고 싶나?

“첫 번째로는 단순하지만 많은 사람이 모인 곳에서 이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특히 국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모인 행사에서 이 노래를 불러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향한 관심을 갖게 하고 싶어요. 이 노래를 들으며 그들의 생각에 변화가 생겨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해 도움이 되는 일을 하시게 된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그분들의 마음에 울림을 전하는 계기가 되고 싶어요”

▲ 가장 기억에 남는 평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평은 ‘할머니들이 이 노래를 들으면서 마음 아파하겠다’는 댓글이 많았어요. 또 ‘위안부 할머니들의 마음을 담은 노래 가사가 예술이다’는 평도 기억에 남고요”

▲ 위안부 피해 외에 음악으로 알리고 싶은 사회적 문제들이 있나?

“올해가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잖아요. 독립운동에 애쓰신 분들을 위한 노래에 참여를 해보고 싶어요. 독립운동가 후손 중에서는 생계유지도 힘든 분들이 있다고 들었는데 나라를 위해 애쓴 사람들의 후손들이 힘들게 사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그게 마음이 아파서 그 이야기도 노래로 들려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더라고요”

▲ 한여름에게 '소녀와 꽃'은 어떤 의미인가?

“젊음인 것 같아요. 내 나이가 어리다 보니 지금 할머니들의 마음을 100% 헤아리지 못하겠지만, 이 노래를 부르다 보면 내가 할머니들의 젊은 시절, 소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느낌을 받곤 해요. 그래서 젊음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향후 계획을 이야기해달라

“트로트를 포함해 다른 장르의 노래로도 찾아뵐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소녀와 꽃’이 많이 알려져서 트로트뿐 아니라 다양한 장르를 다 잘 소화하는 가수로 인식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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