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현지 기자
‘아스달 연대기’가 스태프 혹사 논란에 대한 대화를 사전 차단했다. 귀를 닫고 일방향 홍보만 보여준 ‘아스달 연대기’가 시청자들과 소통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8일 오후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tvN 새 드라마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에서는 드라마 관련 다양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이 가운데 “스태프들의 부당한 제작 환경에 관한 논란에 대한 대답을 해달라”는 질문이 등장했다. 앞서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와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가 ‘아스달 연대기’의 부당한 근로 환경을 규탄하고 고발장을 접수한 것과 관련해서다. 드라마는 스태프들과 근로계약 미체결, 근로기준법 미준수, 연장근로 추가수당 미지급, 해외촬영 사고 은폐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드라마 현장에서 직접 벌어진 일이었고, 논란 이후 관련자들이 처음으로 나온 공식 석상이었기에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그러나 ‘아스달 연대기’ 측은 “제작환경과 관련해서는 공식입장이 배포됐으니 이를 참고해주시길 바라며, 작품에 관한 질문만 부탁드린다”고 질문에 대한 대답을 피했다.
출연진에게 특별한 이슈가 있어 진행자가 자연스럽게 작품 관련 질문으로 유도를 하는 경우는 종종 있다. 영화 ‘배심원들’ 언론시사회에서 조수향은 박혁권과의 열애설 질문에 대답을 피했으며, 홍수현이 tvN 예능프로그램 ‘서울메이트2’ 제작발표회에서 마이크로닷에 대한 질문에 답을 못한 적 있다.
그러나 ‘아스달 연대기’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나온 해당 질문은 다른 문제다. 얼마 전까지 함께 있던 현장에서 벌어진 일이며, 시청자들은 납득하기 힘든 문제가 있을 경우 작품을 선택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또한 답변이라 내놓은 공식입장은 단순히 ‘아스달 연대기’ 측에서 밝힌 일방적 입장문이다. 의문이 남으면 얼마든지 재 질문이 가능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흐르다 보니 김원석 PD의 불참에도 의문이 남게 됐다. 현장까지 왔지만 바쁜 후반 일정을 이유로 인사만 하고 현장을 떠난 것이다. 총 책임자라 할 수 있는 김 PD의 불참은 논란에 대한 질문을 사전에 막고자 한 확고한 의지 표현이 아니냐는 네티즌들의 의심을 받아야 했다.
결국 ‘아스달 연대기’의 석연치 않은 태도는 의문만 남겼다. 불편하다고 해서 피한 ‘아스달 연대기’의 태도는 이 문제를 돌파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드러낸 것과 다름없다.
이날 현장에서는 태고를 배경으로 한 영웅들의 운명적 이야기를 담은 작품에 대해 접근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 강조하며 시청자들의 우려를 돌리려 애썼다. 그러나 논란에 대한 의문의 눈길은 여전해 ‘아스달 연대기’가 방송 후 어떤 반응을 얻을지 이목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