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서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는 도서 리뷰 영상이 있다. ‘김미경의 북드라마’다. 김미경은 자신의 유명세와 별개로 진심어린 리뷰와 독자에 유익한 실천법을 통해 독서 읽기 열풍을 이끌어내고 있다. 이에 뷰어스가 ‘김미경의 북드라마’를 자사 사이트를 통해 연재하기로 했다. ‘김미경의 북드라마’ 시즌1과 시즌 2의 책들을 오가며 더욱 다양한 도서들로 책읽는 사회를 도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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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흔에게’란 책은
‘미움받을 용기’로 도서계를 강타한 일본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의 ‘마흔에게’는 저자 본인의 경험을 토대로 쓴 책이다. 저자 아버지의 이야기 뿐 아니라 나이 오십에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심장에 대체 혈관을 연결하는 대수술을 받고 죽음의 문턱까지 간 저자의 인생철학이 담긴 책이다. 저자는 노년에 접어든다고 해서 힘들고 괴로운 일만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주어진 노년을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해보기를 권한다. 나이듦의 가치를 인정하고 해보고 싶었는데 지금까지 해보지 못한 일에 도전하거나 전혀 새로운 세계에 뛰어들어 보는 것을 추천하면서 지금을 사는 행복과 나이 들어서도 자유롭게 살 수 있는 힘을 전한다.
김미경 : “저자 아버지의 인지증을 알게 된 사건이 펼쳐집니다. 치매를 오래 앓은 아버지는 이를 계기로 병원에 입원하게 돼요. 어머니는 이미 돌아가신 지 오래 뒤입니다. 반려견의 존재조차 망각하고 아들마저 잊어가는 아버지를 보는 아들의 상실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아버지가 빈털터리가 된 것처럼 보였답니다. 아버지는 과연 무엇으로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게 된 기시미 이치로. 그가 내놓은 해답은 무엇일까요? 이 책은 바로 늙어가는 용기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우리는 늙어갈수록 우리 가치를 낮게 보는데요, 지금 내 나이를 최고로 여길 줄 아는 용기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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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목, 이 대목
“만약에 부모가 자식인 나를 잊어버렸다고 하면 처음 만난 사람처럼 부모와 다시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노력하면 되는 겁니다. 만약에 아내가 나를 잊어버렸다면 아내와 다시 연애하면 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면 잊히는 것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겠지요. -‘마흔에게’(p.145)”
저자는 치매에 걸려 모든 것을 잊어가는 아버지를 보면서 그 슬픔과 절망을 가장 단순하고 명쾌하게 풀어낼 수 있는 생각의 전환법을 전한다.
김미경 : “맞아! 하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입니다. 엄마가 김미경이란 딸을 잊어버렸다고 하면 다시 좋은 관계를 맺으려 애쓰고 하루하루 살면 되지 엄마가 모든 걸 잊어버렸다고 해서 빈털터리라고 생각하고 모든 걸 잃어버린 사람이라 생각하면 안되겠구나, 치매는 잊어버린 사람이 아니라 다시 시작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면 되는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사람들 누구나 두려워하는 것은 노화와 죽음입니다. 55세가 되니 80대가 되는 우리 부모를 보게 됩니다. 더 이상 젊은 부모는 그 곳에 없습니다. 야단 치고 잔소리하는 이는 없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모님을 간병하게 뇌며 노화와 죽음을 목격하게 됩니다. 이 책은 노화와 죽음에 대해 사색하게 하고, 노년을 계획하게 만듭니다. 특히 40~50대에게 큰 가치가 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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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보다 ‘북액션’
“‘老노’라는 글자는 허리가 굽은 장발의 노인이 지팡이를 짚는 모습을 본뜬 상형문자입니다. 하지만 에도시대의 관리직인 ‘노중老中’이나 나이 많은 승려를 높여 부르는 ‘노사老師’라는 단어에는 결코 부정적인 함의가 들어 있지 않습니다. 눈에 보이는 모습이 아니라 그 사람이 축적해온 지식과 경험을 존중하기 때문입니다. -‘마흔에게’(p.25)”
“경험한 것, 배운 것, 그리고 ‘지금, 여기’에 있는 행복을, 뭔가의 형태로 직접 건네주고, 전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나이 든 사람의 사명이며, 나이 들어 맛보는 행복이 아닐까요? -‘마흔에게’(p.243)”
김미경 : “노화를 본격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부모님이 계시지요? 부모님에게 늙어가는 용기를 줄 수 있는 한마디가 무엇이 있을까요? 세 가지만 써 보십쇼. 나는 엄마와 통화할 때 밥 해먹었다는 일화에 ‘엄마 큰일했네’라고 합니다. 아픈 몸으로 하루를 살아내는 게 얼마나 큰일인지 아십니까? 85세에 화장실도 혼자 가시고, 밥 세끼 다 드시고 약을 드십니다. 내 전화를 받기 위해, 자식 곁에 있기 위해 버텨내고 있는 겁니다. 정말 큰일을 하고 계시는 겁니다. (울먹) 늙어가는 부모님을 내가 격려할 때, 나이들어가는 나를 내 자식이 격려해줄 수 있습니다. 첫째, 나이 들어가는 나에 대한 예습을 해보세요. 둘째, 예습한 것으로 내 부모에게 격려할 말을 생각해보세요. 셋째, 직접 전해보세요. 우리의 나이듦이 슬프지 않고 더 화려하고 더 멋지고 더 단단하게 진행될 거라고 믿습니다”
※ 김미경의 ‘북드라마’는 ‘위북(We Book)프로젝트’ 일환이다. 작은 출판사 지원, 열악한 환경의 작은 도서관 도서지원, 미혼모 자녀 도서 지원 등을 통해 다양한 상황에 처한 모두가 공평하게 책을 읽고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