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엔난민기구 배우 정우성이 난민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책을 펴냈고, 대중 앞에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우리 사회의 난민에 대한 포용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정우성은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북토크 행사를 통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에세이 출간 기념 강연에 나섰다. 이 책은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여름, 첫 책'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날 정우성은 난민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그간 난민에 대한 발언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제주에 예멘 난민들이 입국한 후 2명이 인정을 받고 412명이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데 대해 “대부분 분들이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아서 살고 있지만 그건 임시적 체류다. 그분들의 권리는 크지 않다. 취업은 할 수 있게 됐지만 언어적 문제도 있고,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문제라 과연 그 분들이 취업의 기회를 얼마나 가질 수 있을지, 노동자의 권리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되는 상황이다”면서 “많은 분들이 난민을 지원한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체류 허가 뿐 그분들은 자력으로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그분들 역시 자역으로 생활을 재건하고 유지해나가려는 의지가 높아요. 체류 허가는 떨어졌지만 생계에 있어서는 녹록지 않은 현실임에 틀림없다”고 실상을 알렸다. 국민적 불안감이 높은 점에 대해서도 극단적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난민들의 입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낙관했다. 그는 “극단적 우려는 할 수 있다. 다만 전체의 보편화된 성향으로 생각하시지 않길 바란다. 개개인은 사정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기에 개인이 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나 역시 두렵지만 난민 전체를 잠재적 범죄집단이라 규정 지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이 생활하는 것을 볼 때 ‘고국에 평화가 돌아온다면 자존감을 지키면서 돌아가야지’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고 살아가고 있는 분들도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예멘 난민은 주운 지갑을 열어보지도 않고 경찰서에 가져다 줬다. 그들은 현재 국내 안에서 잘못을 저질렀을 때 공동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조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유엔난민기구 난민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정우성을 향해 수많은 악플이 달렸던 것도 사실. 정우성은 “무섭지는 않았고 놀라기는 했다”며 “이 반대의 목소리가 어떤 이유로, 어떤 관점으로 나에게 전달되는지를 알기 위해서 그 댓글들을 차분히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분들 중에는 마음을 닫고 배타적으로 결심을 하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고, 대다수 우려의 목소리는 난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말들이 나오는데 이게 사실이에요?’라는 순수한 우려였다. 이 순수한 우려에 대해 답하고 알려드리는 게 사회의 담론을 성숙하게 이끌어가는 것이란 생각에 차분하려 했다. 내 주변 분들은 더 걱정하고 우려했지만 나는 난민들에 대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침착하게 알려드리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초반의 불안감을 지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시선으로 난민 문제를 바라보게 됐다면서 오히려 유엔난민기구에 후원이 늘어나기도 했다고 알렸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난민에 대한 후원을 보내주는 분들이 차분히 늘어나고 있다”며 “사실 우리 국민은 세계에서도 큰 온정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다. 유엔난민기구에서 개인 차원으로 후원하는 분들의 비율이 세계 2위다. 개인 후원으로는 미국 등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난민을 만났던 2014년부터 6년째 난민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정우성은 그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가장 다른 점을 “늘 감사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그는 “난민촌을 보면서 일상의 하나하나 어느 것 하나가 감사하지 않은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누리는 것, 우리가 갖는 관계에 대한 값어치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정우성은 “기구에서 ‘이제 그만하시죠’ 할 때까진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아직은 체력도 괜찮고 1년에 한두 번 캠프에 갈 수 있는 여력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할 것이라 밝혔다. 정우성은 지난 2014년 5월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이 됐다. 그해 11월 네팔로 첫 난민 캠프 미션을 떠났고 이듬해에는 남수단에서 수단 출신 난민과 남수단의 국내 실향민 등을 만났다. 같은 해 6월 정우성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11명 중 한 명으로 공식 임명됐고 이후 꾸준히 레바논, 이라크, 지부티, 말레이시아 등지를 찾아가 난민을 만나왔다. 이번에 내놓은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바로 이 곳들을 찾아 세계 난민을 만난 특별한 경험을 담고 있다. 책의 인세는 전액 유엔난민기구에 기부된다.

[현장에서] 난민 에세이 낸 정우성…그를 변화시킨 난민, 그가 바라는 세상

문다영 기자 승인 2019.06.20 15:25 | 최종 수정 2138.12.07 00:00 의견 0
사진=유엔난민기구
사진=유엔난민기구

배우 정우성이 난민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나섰다. 책을 펴냈고, 대중 앞에 발언할 수 있는 기회를 통해 우리 사회의 난민에 대한 포용의 필요성에 대해 말했다.

정우성은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북토크 행사를 통해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 에세이 출간 기념 강연에 나섰다. 이 책은 올해 서울국제도서전 '여름, 첫 책' 도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날 정우성은 난민 문제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냈다. 그간 난민에 대한 발언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는 지난해 제주에 예멘 난민들이 입국한 후 2명이 인정을 받고 412명이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은 데 대해 “대부분 분들이 인도적 체류 허가를 받아서 살고 있지만 그건 임시적 체류다. 그분들의 권리는 크지 않다. 취업은 할 수 있게 됐지만 언어적 문제도 있고, 1년마다 갱신해야 하는 문제라 과연 그 분들이 취업의 기회를 얼마나 가질 수 있을지, 노동자의 권리를 받을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되는 상황이다”면서 “많은 분들이 난민을 지원한다고 생각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체류 허가 뿐 그분들은 자력으로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 그분들 역시 자역으로 생활을 재건하고 유지해나가려는 의지가 높아요. 체류 허가는 떨어졌지만 생계에 있어서는 녹록지 않은 현실임에 틀림없다”고 실상을 알렸다.

국민적 불안감이 높은 점에 대해서도 극단적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난민들의 입장은 그렇지 않을 것이라 낙관했다. 그는 “극단적 우려는 할 수 있다. 다만 전체의 보편화된 성향으로 생각하시지 않길 바란다. 개개인은 사정이 다르고 생각이 다르기에 개인이 범죄를 저지를 수 있기 때문에 나 역시 두렵지만 난민 전체를 잠재적 범죄집단이라 규정 지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이 생활하는 것을 볼 때 ‘고국에 평화가 돌아온다면 자존감을 지키면서 돌아가야지’하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인도적 체류허가를 받고 살아가고 있는 분들도 어떤 범죄도 저지르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어떤 예멘 난민은 주운 지갑을 열어보지도 않고 경찰서에 가져다 줬다. 그들은 현재 국내 안에서 잘못을 저질렀을 때 공동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더 조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유엔난민기구
사진=유엔난민기구

난민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정우성을 향해 수많은 악플이 달렸던 것도 사실. 정우성은 “무섭지는 않았고 놀라기는 했다”며 “이 반대의 목소리가 어떤 이유로, 어떤 관점으로 나에게 전달되는지를 알기 위해서 그 댓글들을 차분히 보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그분들 중에는 마음을 닫고 배타적으로 결심을 하고 말하는 분들이 많았고, 대다수 우려의 목소리는 난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이런 말들이 나오는데 이게 사실이에요?’라는 순수한 우려였다. 이 순수한 우려에 대해 답하고 알려드리는 게 사회의 담론을 성숙하게 이끌어가는 것이란 생각에 차분하려 했다. 내 주변 분들은 더 걱정하고 우려했지만 나는 난민들에 대해 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침착하게 알려드리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우성은 초반의 불안감을 지나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의 시선으로 난민 문제를 바라보게 됐다면서 오히려 유엔난민기구에 후원이 늘어나기도 했다고 알렸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난민에 대한 후원을 보내주는 분들이 차분히 늘어나고 있다”며 “사실 우리 국민은 세계에서도 큰 온정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다. 유엔난민기구에서 개인 차원으로 후원하는 분들의 비율이 세계 2위다. 개인 후원으로는 미국 등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처음 난민을 만났던 2014년부터 6년째 난민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정우성은 그때의 자신과 지금의 자신이 가장 다른 점을 “늘 감사하는 것”이라고 꼽았다. 그는 “난민촌을 보면서 일상의 하나하나 어느 것 하나가 감사하지 않은 게 없다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누리는 것, 우리가 갖는 관계에 대한 값어치의 소중함을 생각하게 된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정우성은 “기구에서 ‘이제 그만하시죠’ 할 때까진 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아직은 체력도 괜찮고 1년에 한두 번 캠프에 갈 수 있는 여력을 만들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할 것이라 밝혔다.

정우성은 지난 2014년 5월 유엔난민기구 명예사절이 됐다. 그해 11월 네팔로 첫 난민 캠프 미션을 떠났고 이듬해에는 남수단에서 수단 출신 난민과 남수단의 국내 실향민 등을 만났다. 같은 해 6월 정우성은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 11명 중 한 명으로 공식 임명됐고 이후 꾸준히 레바논, 이라크, 지부티, 말레이시아 등지를 찾아가 난민을 만나왔다. 이번에 내놓은 ‘내가 본 것을 당신도 볼 수 있다면’은 바로 이 곳들을 찾아 세계 난민을 만난 특별한 경험을 담고 있다. 책의 인세는 전액 유엔난민기구에 기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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