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매주 극장가에는 수많은 신작들이 쏟아진다. 상업영화의 해일 속 새로운 소재로 틈새시장을 노린 작은 영화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놓치기 쉽다. 이에 작은 영화들의 존재를 상기시키고, 이 영화들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조명해보고자 한다.
사진=영화 '북클럽' 스틸
■ ‘북클럽’: 40대 중년 여성들의 사랑스러운 매력
40년 동안 우정을 쌓아온 북클럽 멤버 4인방이, 한 권의 특별한 책을 만나면서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맞이하는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로 19일부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다이안 키튼, 제인 폰다, 메리 스틴버건, 캔디스 버겐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 출동했다.
네 중년 여성의 우정과 사랑 이야기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한다. 새로운 책을 만난 뒤 사랑을 찾으며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그들의 당당한 도전이 유쾌하게 그려지고, 그들의 사랑스러운 매력에 저절로 응원을 건네게 된다. 다이안 키튼, 제인 폰다 등 대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를 보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다.
사진=영화 '에움길' '행복한 라짜로' 스틸
■ ‘에움길’: ‘피해자’ 아닌 ‘사람’, 위안부 할머니들의 평범한 일상이 주는 감동
나눔의 집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20년간 촬영된 기록물을 토대로 제작된 다큐멘터리 영화다. 영화 ‘귀향’을 연출하며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꾸준한 관심을 보인 조정래 감독이 공동 제작했으며 20일 개봉했다.
위안부 할머니들을 다뤘던 여느 영화들이 그들의 피해에 초점을 맞췄다면 ‘에움길’은 할머니들의 일상을 다뤘다는 점이 다르다. 나눔의 집에서 함께하는 9명 할머니의 평범한 일상이 주는 잔잔함이 이번 영화만의 강점이다. 그들이 담담하게 털어놓는 인생 이야기와 일상이 돼버린 수요일 정기 집회에 참석 모습을 지켜보다 보면 저절로 감정의 파도가 인다.
■ ‘행복한 라짜로’: 진짜 ‘행복’이 무엇인지 궁금한 이들에게
20일 개봉한 ‘행복한 라짜로’는 이탈리아 인비올라타 마을의 담배 농장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순수한 청년 라짜로를 통해 진짜 행복은 무엇인지 질문을 던진다. 작년 열린 제71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신약 요한복음의 나사로의 죽음과 부활을 모티브로 한 이번 영화는 현실과 판타지가 묘하게 교차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후작 부인의 아들 탄크레디와 마을 하층민 라짜로가 나누는 우정은 평범해 보이지만, 속에 담긴 계급 문제에 대한 은유가 극에 무게감을 더한다. 영화의 동화 같은 분위기와 현실적인 문제들이 조화롭게 얽히며 동시대에도 유효한 질문들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