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울예술단 김태형 연출은 대학로에서 ‘믿고 보는 연출’로 통한다. 연극 ‘모범생들’ ‘벙커 트릴로지’ ‘카포네 트릴로지’ ‘더 헬멧’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오펀스’, 뮤지컬 ‘팬레터’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의 다수 작품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 김태형 연출이 강남 한복판,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철거민, 재개발 이야기를 다루는 ‘신과 함께-이승편’(이하 ‘이승편’)을 통해 관객들을 다시 만났다. “LG아트센터에서 한다고 해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 다른 작품도 미루고(웃음). 강남 한복판, 역삼동에서 시위하는 얘기를? 쉽게 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김 연출은 앞서 다수 작품에서도 원작을 무대로 옮겨 호평을 받았다. 그는 ‘이승편’은 작업을 하며 원작을 더 많이 정독했다고 털어놨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계속 했기 때문에 부담은 적었다. 공연 만드는 입장에서 무대에 오르는 인물들을 최적화되게 만들었는데 후반 작업할 때 원작 웹툰을 다시 보니 원작이 더 재밌더라(웃음). 대사 등을 다시 바꾸기도 했다.“ 철거민, 용역업체, 자진 철거 등의 어둡고 다루기 쉽지 않은 부분이 그려지기 때문에 ‘좀 덜어내는 것’이 연출의 중점이었다. 사진=서울예술단 “‘이승편’은 ‘저승편’이나 ‘신화편’과 다른 얘기를 다루고 싶다는 전략이었다. 단순히 시위, 파업, 철거민, 투쟁 얘기만 다룬다면 작품이 퇴색될 거 같아 좀 덜어냈다. 신이라는 매개체를 다루고 있지만, ‘현 시대에서 인간이 타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어떤 자세를 취할 때 인간도 신에게도 무언가를 원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신과 함께’라는 작업을 하면서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이성과 머리로는 말도 안 되는 거라고 하지만, 아주 가끔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누군가 날 도와주지 않는 이상 이렇게 풀리지 않을 수 없다, 라고 생각이 들 때. 이런 간절함이 신을 만들게 하고, 믿음을 생기게 하고 인간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이승편’은 집, 즉 가족과 함께 하는 공간에 관한 얘기다. 김 연출이 생각하는 집은 어떤 곳일까. 사진=서울예술단 “집은 안식처이자 자기를 돌볼 수 있는 공간이다. 순수한 공간이자, 안정된 곳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혼자 살 때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꾸미거나 정성을 들이지 않았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니 집을 꾸미게 되더라. 더러우면 치우고 고장나면 고치고. 사람과 함께 사는 공간이 되니까 정성을 들이게 되더라. 가택신이라는 개념이 정성을 들이고, 그럴 때 깃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에서 그리는 ‘집’과 ‘상징적인 의미’에 관해 김 연출은 “집이라는 게 따뜻한 공간이어야 하는데 투기, 투자의 대상이 되면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재개발은 경제적 이익, 독점된 이익을 위해 누군가가 피해자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이 공연은 집이라는 공간과 그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정성을 들여서 보듬느냐, 또 구성원을 서로 관심을 갖고 사랑하느냐에 대한 얘기다. 이미 그렇지 않은 시대가 되어버린 상징이 드러나는 거 같다.”    그 상징에는 결국, 인간의 존엄성과 사라져가는 것들에 관한 얘기가 비친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것은 원작에서 많이 느낄 수 있었는데, 무대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을 봤을 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경제적인 가치가 중요하게 되면서 인간이 행동 거지들, 서로를 배려했던 거, 이해했던 것이 사라지고 소멸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협력 연출과 이야기 한 것이 ‘존엄성을 잃고 고군분투하는 인간들과 그것을 지키려는 신들에 관한 얘기’였다.” ‘이승편’을 올리면서 ‘저승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어 김 연출은 무대에 ‘저승편’의 윤회 고리를 그려냈다. 결국 두 작품이 그리고자 하는 세상은 같은 연결 고리이기 때문이다. 사진=서울예술단 “두 작품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영상을 통해 윤회의 고리를 그렸다. 무대에는 박혀있지만 부수어지고 깨어진, 갈라진 조각의 상태로 실루엣이나 달동네로 표현됐다. 김 연출이 생각하는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뮤지컬 ‘신과함께-이승편’의 강점은 무엇일까. ”노래를 부르지 않나(웃음). 사실 ‘신과 함께’ 두 편의 영화를 아직 안 봤다. 일부러 안 본 건 아닌데 영향을 받을 거 같아서 보려다가도 안 봤다. 관객들이 원작이나 영화를 통해 감동 받았던 부분을 뮤지컬로 다시 강렬한 체험이 되길 바란다.“ ‘신과함께-이승편’은 29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마주보기] ‘신과함께’ 김태형 연출 “강남 한복판서 시위 소재? 쉽게 할 수 없는 기회”

김진선 기자 승인 2019.06.23 20:22 | 최종 수정 2138.12.15 00:00 의견 0
사진=서울예술단
사진=서울예술단

김태형 연출은 대학로에서 ‘믿고 보는 연출’로 통한다. 연극 ‘모범생들’ ‘벙커 트릴로지’ ‘카포네 트릴로지’ ‘더 헬멧’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오펀스’, 뮤지컬 ‘팬레터’ ‘오늘 처음 만드는 뮤지컬’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등의 다수 작품으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런 김태형 연출이 강남 한복판,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철거민, 재개발 이야기를 다루는 ‘신과 함께-이승편’(이하 ‘이승편’)을 통해 관객들을 다시 만났다.

“LG아트센터에서 한다고 해서 바로 하겠다고 했다. 다른 작품도 미루고(웃음). 강남 한복판, 역삼동에서 시위하는 얘기를? 쉽게 할 수 없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김 연출은 앞서 다수 작품에서도 원작을 무대로 옮겨 호평을 받았다. 그는 ‘이승편’은 작업을 하며 원작을 더 많이 정독했다고 털어놨다. 

”원작이 있는 작품을 계속 했기 때문에 부담은 적었다. 공연 만드는 입장에서 무대에 오르는 인물들을 최적화되게 만들었는데 후반 작업할 때 원작 웹툰을 다시 보니 원작이 더 재밌더라(웃음). 대사 등을 다시 바꾸기도 했다.“

철거민, 용역업체, 자진 철거 등의 어둡고 다루기 쉽지 않은 부분이 그려지기 때문에 ‘좀 덜어내는 것’이 연출의 중점이었다.

사진=서울예술단
사진=서울예술단

“‘이승편’은 ‘저승편’이나 ‘신화편’과 다른 얘기를 다루고 싶다는 전략이었다. 단순히 시위, 파업, 철거민, 투쟁 얘기만 다룬다면 작품이 퇴색될 거 같아 좀 덜어냈다. 신이라는 매개체를 다루고 있지만, ‘현 시대에서 인간이 타인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어떤 자세를 취할 때 인간도 신에게도 무언가를 원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신과 함께’라는 작업을 하면서 ‘신’이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이성과 머리로는 말도 안 되는 거라고 하지만, 아주 가끔 그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누군가 날 도와주지 않는 이상 이렇게 풀리지 않을 수 없다, 라고 생각이 들 때. 이런 간절함이 신을 만들게 하고, 믿음을 생기게 하고 인간에게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이승편’은 집, 즉 가족과 함께 하는 공간에 관한 얘기다. 김 연출이 생각하는 집은 어떤 곳일까.

사진=서울예술단
사진=서울예술단

“집은 안식처이자 자기를 돌볼 수 있는 공간이다. 순수한 공간이자, 안정된 곳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혼자 살 때는 집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 꾸미거나 정성을 들이지 않았는데,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니 집을 꾸미게 되더라. 더러우면 치우고 고장나면 고치고. 사람과 함께 사는 공간이 되니까 정성을 들이게 되더라. 가택신이라는 개념이 정성을 들이고, 그럴 때 깃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에서 그리는 ‘집’과 ‘상징적인 의미’에 관해 김 연출은 “집이라는 게 따뜻한 공간이어야 하는데 투기, 투자의 대상이 되면서 문제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재개발은 경제적 이익, 독점된 이익을 위해 누군가가 피해자가 생긴다고 생각한다. 이 공연은 집이라는 공간과 그 공간에서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정성을 들여서 보듬느냐, 또 구성원을 서로 관심을 갖고 사랑하느냐에 대한 얘기다. 이미 그렇지 않은 시대가 되어버린 상징이 드러나는 거 같다.” 
 
그 상징에는 결국, 인간의 존엄성과 사라져가는 것들에 관한 얘기가 비친다.

“사라지는 것들에 대한 것은 원작에서 많이 느낄 수 있었는데, 무대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을 봤을 때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했다. 경제적인 가치가 중요하게 되면서 인간이 행동 거지들, 서로를 배려했던 거, 이해했던 것이 사라지고 소멸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협력 연출과 이야기 한 것이 ‘존엄성을 잃고 고군분투하는 인간들과 그것을 지키려는 신들에 관한 얘기’였다.”

‘이승편’을 올리면서 ‘저승편’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어 김 연출은 무대에 ‘저승편’의 윤회 고리를 그려냈다. 결국 두 작품이 그리고자 하는 세상은 같은 연결 고리이기 때문이다.

사진=서울예술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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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품이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영상을 통해 윤회의 고리를 그렸다. 무대에는 박혀있지만 부수어지고 깨어진, 갈라진 조각의 상태로 실루엣이나 달동네로 표현됐다.

김 연출이 생각하는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뮤지컬 ‘신과함께-이승편’의 강점은 무엇일까.

”노래를 부르지 않나(웃음). 사실 ‘신과 함께’ 두 편의 영화를 아직 안 봤다. 일부러 안 본 건 아닌데 영향을 받을 거 같아서 보려다가도 안 봤다. 관객들이 원작이나 영화를 통해 감동 받았던 부분을 뮤지컬로 다시 강렬한 체험이 되길 바란다.“

‘신과함께-이승편’은 29일까지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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