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는 문화재단의 교과서를 쓰겠습니다” 새롭게 출범하는 노원문화재단의 김승국 초대 이사장의 각오다. 오는 11일 재단 출범식을 앞둔 김 이사장은 벌써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대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준비가 완벽해야 한다’는 신념 하에 그는 재단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계획을 발빠르게 세웠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문 인력구성 및 노원구 문화·축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에 힘을 쏟고 있다. 노원문화재단이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빠르게 토대를 쌓고 있는 비결은 김승국 이사장의 ‘신념’과 ‘경험’ 덕분이다. 김 이사장은 극장 전문 경영인이다. 건축문화예술 월간지 ‘공간’의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상임부회장직과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문화예술기관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동국대 겸임교수와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으로 활동해 왔다. 문화예술과 관련된 다채로운 실무 경험은 김승국 이사장이 노원문화재단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성공적으로 안착한 다른 문화재단을 베끼지는 않겠다”고 소신을 밝히며 “이후 출범할 다른 문화재단이 벤치마킹할 교과서를 써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교과서의 첫 페이지는 ‘체질 개선’이다. “답은 늘 현장에 있다”는 김 이사장의 신념에 따라 발로 뛰는 문화재단을 만들기 위한 직원 교육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토대는 빠르게 쌓아가지만,  앞으로 진행할 문화예술 프로젝트에는 ‘신중함’을 더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노원 문화예술의 방향성은 조금 더딜지라도 구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생각하고, 협의하는 노원문화협의체(가제)의 구축도 준비 중이다. 노원구민을 위한 문화예술을 이끌어 나갈 노원문화재단의 출범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소통 중인 김승국 이사장의 ‘새로운 시작’을 미리 들어봤다. ▲ 초대 노원문화재단 이사장에 자리를 맡게 돼 책임감이 남다를 것 같다 “노원문화재단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15번째 문화재단으로 출범하게 됐다. 그동안 노원구에서는 노원문화재단 출범 요구가 지속해서 있었다. 오는 11일 출범식을 하게 되는데, 노원구 문화생태계를 건강히 만들어야 할 노원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에 취임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노원문화재단 초대 이사장 자리를 수락한 이유가 있나? “과거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을 하다가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맡았고 이후 2017년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노원구의 문화재단 필요성이 크게 느껴졌다. 그래서 문화재단을 건의했고, 구청장께서도 공감하셔서 재단이 탄생하게 됐다. 그때 구청장께서 구민을 위한 문화복지를 만드는 역할을 맡아 달라고 하셔서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 노원구의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분석은 이뤄졌나    “사실 노원구는 그동안 사회복지에 집중해 온 지역이다. 취약 계층 지원에 힘을 쓰다 보니 그 외 다수 구민은 혜택을 받는 게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다. 또 구민들의 다수가 아침 일찍 다른 곳에 나가 생활하다 저녁에 퇴근해 돌아와 잠만 자는 ‘베드타운’이라는 점도 노원구의 문화적 인프라 부족 현상을 만들었다고 본다. 다수 구민이 대학로, 홍대, 강남 쪽으로 나가 문화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구청에서 살기 좋고, 머무르고 싶은 노원구가 되기 위해 뭘 해야 할지 고민했고, 불암산, 수락산, 당현천, 중랑천 등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휴식과 쉼표가 있는 힐링 인프라를 구축하고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기로 한 거다. ‘자연과 문화 속으로! 힐링 도시 노원’의 슬로건에 응답한 것이 노원문화재단이다” ▲ 노원문화재단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이 될까    “구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로 행복할 수 있도록 문화서비스를 극대화하는 곳이다. 그동안에도 구민들을 위한 문화복지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구청 문화과에서 맡다 보니 순환보직 특성상 업무를 숙지할 때면 다른 부서로 이동이 생기는 일이 반복되며 축적된 경험이 없다고 봐야 한다. 이에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문화재단이 만들어지게 됐다. 예전에는 국민이 문화의 향유자이자 관람객이었지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은 모두가 직접 문화예술 행위를 하는 문화 주체자이자 생산자의 시대로 접어들지 않았나. 그런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연습 공간을 만들고, 네트워킹을 통해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노원문화재단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중점을 두고 있는 핵심 업무들은 무엇인가? “노원구에는 예술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들이 창작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해드리는 일을 해야 한다. 또 노원구에 8대 축제가 있는데 그 축제를 함께 하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미래로 가는 동력을 창출 하는 일을 수행해야 한다고 본다. 그게 ‘대동’이고 ‘상생’이라고 생각한다” ▲ 노원문화재단이 가장 먼저 진행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노원문화재단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이 중요한다. 한 사람에 의해서 마을 전체가 바뀌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문화 일꾼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에 먼저 집중하려고 한다. 재단이 문화 일꾼을 지원하는 데 힘쓰면, 그들이 주체적으로 구민과 예술인을 도울 거라고 본다. 또 문화재를 잘 발굴 활용해 자원화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바로 착수해야 할 일은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콘텐츠가 있는지 조사해 검색만 하면 어떤 예술인 또는 단체가 있는지, 어떤 행사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나올 수 있게 정리하려 한다. 앞으로 엄청난 일들이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은 모른다 (웃음)” ▲ 문화재단 직원들을 문화 일꾼으로 양성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노원문화재단의 초대 이사장이지만 수원에서 문화재단을 운영한 경험이 축적돼 있어서 어렵진 않을 것 같다. 당시 수원문화재단이 250명 규모였는데 지금은 50여 명 정도이니 더 효율적이고 세심하게 관리해 훌륭한 문화 일꾼으로의 양성이 가능할 거로 본다” ▲ 김승국 이사장의 인생에서 문화예술이 어떤 영향을 끼쳤나? “사람은 꿈을 가져야 한다고 하는데 난 고등학교 때부터 그 생각을 가져왔다. 지금도 진행 중이어서 고등학교 때 시작한 시를 여전히 쓰고 있어요. 월간지 ‘공간’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건축, 미술, 문학, 예술 영역 전체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고, 예술학교 교사, 연구소 운영 등 한평생 문화예술에 몸담아왔다고 자부한다. 지금의 날 만든 게 문화예술이었던 셈이다” ▲ 김승국 이사장의 삶을 지탱해 온 힘은 무엇이었나? “스스로 ‘내 환경분석’을 자주 하는 편이다. 그래서 얻어진 결론은 ‘난 부족한 사람이구나’라는 것이었다. 학벌, 집안, 잘하는 것 등을 생각해보면 무엇하나 뛰어난 게 없더라. 그게 내 삶의 동력이 됐다. 부족함을 알기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밤을 지새우며 준비해 완전한 세팅을 하려 노력했다. 남들이 한 시간이면 준비하는 일을 난 4, 5시간 동안 더 세심히 준비했다. 그 힘으로 지금까지 온 것 같고, 운이 좋아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그 사람들이 날 많이 도와줬는데 내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아무도 내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과 진실하지 않으면 금방 알아챈다는 걸 배우게 됐다. 그 때문에 만남에서는 늘 진실하려고 노력한다” ▲ 이사장께서 생각하는 ‘문화예술’이란 무엇인가? “전쟁 중에도 꽃은 핀다는 말처럼 생과 사를 오가는 과정에서도 문화예술의 힘은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 평소 김구 선생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혼란스럽고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애를 쓰던 시기 ‘문화 강국을 꿈꾼다’고 하신 그 말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문화의 역할은 사람들에게 미적 향유를 통해 행복감과 힐링을 주는 역할도 있지만 한 사회를 뭉치고 통합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촛불집회에서 공연이 없었다면 장기간 추위를 견디며 촛불을 들지 못했을 거라고 본다. 또 5~7세 시기에 문화예술을 경험하면 인성, 감성, 창의력 등에 큰 힘이 된다. 나중에는 ‘태양의 서커스’처럼 문화는 산업적 힘도 지녔다. 지금이 문화에 투자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10년 문화예술은 복지의 큰 축을 차지할 것이다” ▲ 노원문화재단이 구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나? “7월11일 노원문화재단이 출범하면 노원구의 문화와 관련된 공동 협의체를 구성할 생각이다. 문화도 민주주의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문화재단에서 홀로 기획하고 진행하는 게 아니라 공동 사고하고 협의하며 만들어 가려고 한다. 같이 모여 협의를 하다보면 속도는 느리겠지만 그렇다고 서둘러 갈 일은 아닌 것 같다. 그게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구민들이 문화재단이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하지 않도록 투명하게 오픈하고 상의해 가며 나아가려 한다. 답은 늘 현장에 있으니 구민들과 많이 스킨십 할 생각이다” ▲ 노원문화재단이 구에서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나? “존레논의 ‘이매진 (imagine)’의 가사를 정말 좋아한다. 평화와 하나됨을 노래하기 때문이다. 또 불암산에 ‘더불어 숲’이라는 공간의 이름도 정말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산에는 아름다운 꽃만 피어나는 건 아니다. 다양한 꽃이 모여 꽃밭을 이루고,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는 것처럼 다 모여서 세상을 이루는 것이다. 노원구라는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노원문화재단이 했으면 한다” ▲ 이사장으로서의 각오를 밝혀달라 “내 임기 중에 노원문화재단이 재단으로서 엔진이 정확히 움직일 수 있게 완성하고, 구축시키는 일을 할 생각이다. 다른 문화재단이 하는 일을 그대로 베끼는 게 아니라 교과서를 써 나갈 것이다. 문화재단의 시작을 정리하고 기본 원론에 충실한 문화재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마주보기] 노원문화재단 김승국 이사장 “소통과 상생, 문화재단의 교과서 되겠다” (영상)

곽민구 기자 승인 2019.07.06 15:26 | 최종 수정 2139.01.12 00:00 의견 0

“시작하는 문화재단의 교과서를 쓰겠습니다”

새롭게 출범하는 노원문화재단의 김승국 초대 이사장의 각오다. 오는 11일 재단 출범식을 앞둔 김 이사장은 벌써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대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준비가 완벽해야 한다’는 신념 하에 그는 재단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계획을 발빠르게 세웠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문 인력구성 및 노원구 문화·축제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에 힘을 쏟고 있다.

노원문화재단이 기본에 충실하면서도 빠르게 토대를 쌓고 있는 비결은 김승국 이사장의 ‘신념’과 ‘경험’ 덕분이다. 김 이사장은 극장 전문 경영인이다. 건축문화예술 월간지 ‘공간’의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상임부회장직과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문화예술기관에서 실무 경험을 쌓았고, 동국대 겸임교수와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으로 활동해 왔다.

문화예술과 관련된 다채로운 실무 경험은 김승국 이사장이 노원문화재단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성공적으로 안착한 다른 문화재단을 베끼지는 않겠다”고 소신을 밝히며 “이후 출범할 다른 문화재단이 벤치마킹할 교과서를 써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교과서의 첫 페이지는 ‘체질 개선’이다. “답은 늘 현장에 있다”는 김 이사장의 신념에 따라 발로 뛰는 문화재단을 만들기 위한 직원 교육에 힘을 쏟을 예정이다. 토대는 빠르게 쌓아가지만,  앞으로 진행할 문화예술 프로젝트에는 ‘신중함’을 더할 계획이다. 김 이사장은 노원 문화예술의 방향성은 조금 더딜지라도 구민들과의 소통을 통해 결정하겠다는 각오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함께 생각하고, 협의하는 노원문화협의체(가제)의 구축도 준비 중이다.

노원구민을 위한 문화예술을 이끌어 나갈 노원문화재단의 출범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또 소통 중인 김승국 이사장의 ‘새로운 시작’을 미리 들어봤다.

▲ 초대 노원문화재단 이사장에 자리를 맡게 돼 책임감이 남다를 것 같다

“노원문화재단은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15번째 문화재단으로 출범하게 됐다. 그동안 노원구에서는 노원문화재단 출범 요구가 지속해서 있었다. 오는 11일 출범식을 하게 되는데, 노원구 문화생태계를 건강히 만들어야 할 노원문화재단 초대 이사장에 취임하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 노원문화재단 초대 이사장 자리를 수락한 이유가 있나?

“과거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을 하다가 수원문화재단 대표이사를 맡았고 이후 2017년 노원문화예술회관 관장으로 다시 돌아왔는데 노원구의 문화재단 필요성이 크게 느껴졌다. 그래서 문화재단을 건의했고, 구청장께서도 공감하셔서 재단이 탄생하게 됐다. 그때 구청장께서 구민을 위한 문화복지를 만드는 역할을 맡아 달라고 하셔서 이사장직을 맡게 됐다”

▲ 노원구의 문화예술 분야에 대한 분석은 이뤄졌나   

“사실 노원구는 그동안 사회복지에 집중해 온 지역이다. 취약 계층 지원에 힘을 쓰다 보니 그 외 다수 구민은 혜택을 받는 게 부족했던 것이 현실이다. 또 구민들의 다수가 아침 일찍 다른 곳에 나가 생활하다 저녁에 퇴근해 돌아와 잠만 자는 ‘베드타운’이라는 점도 노원구의 문화적 인프라 부족 현상을 만들었다고 본다. 다수 구민이 대학로, 홍대, 강남 쪽으로 나가 문화생활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구청에서 살기 좋고, 머무르고 싶은 노원구가 되기 위해 뭘 해야 할지 고민했고, 불암산, 수락산, 당현천, 중랑천 등의 자연경관을 활용한 휴식과 쉼표가 있는 힐링 인프라를 구축하고 문화예술을 활성화하기로 한 거다. ‘자연과 문화 속으로! 힐링 도시 노원’의 슬로건에 응답한 것이 노원문화재단이다”

▲ 노원문화재단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이 될까   

“구민들이 일상 속에서 문화로 행복할 수 있도록 문화서비스를 극대화하는 곳이다. 그동안에도 구민들을 위한 문화복지가 이뤄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구청 문화과에서 맡다 보니 순환보직 특성상 업무를 숙지할 때면 다른 부서로 이동이 생기는 일이 반복되며 축적된 경험이 없다고 봐야 한다. 이에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지원기관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문화재단이 만들어지게 됐다. 예전에는 국민이 문화의 향유자이자 관람객이었지 그 이상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은 모두가 직접 문화예술 행위를 하는 문화 주체자이자 생산자의 시대로 접어들지 않았나. 그런 활동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주고 연습 공간을 만들고, 네트워킹을 통해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노원문화재단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 중점을 두고 있는 핵심 업무들은 무엇인가?

“노원구에는 예술인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그들이 창작 활동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여건을 개선해드리는 일을 해야 한다. 또 노원구에 8대 축제가 있는데 그 축제를 함께 하고,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미래로 가는 동력을 창출 하는 일을 수행해야 한다고 본다. 그게 ‘대동’이고 ‘상생’이라고 생각한다”

▲ 노원문화재단이 가장 먼저 진행할 일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노원문화재단에서 해야 할 일들이 많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사람이 중요한다. 한 사람에 의해서 마을 전체가 바뀌는 걸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문화 일꾼을 발굴하고 양성하는 일에 먼저 집중하려고 한다. 재단이 문화 일꾼을 지원하는 데 힘쓰면, 그들이 주체적으로 구민과 예술인을 도울 거라고 본다. 또 문화재를 잘 발굴 활용해 자원화하는 일을 해야 하는데 바로 착수해야 할 일은 데이터베이스 구축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콘텐츠가 있는지 조사해 검색만 하면 어떤 예술인 또는 단체가 있는지, 어떤 행사가 있는지에 대한 정보가 나올 수 있게 정리하려 한다. 앞으로 엄청난 일들이 직원들을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은 모른다 (웃음)”

▲ 문화재단 직원들을 문화 일꾼으로 양성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노원문화재단의 초대 이사장이지만 수원에서 문화재단을 운영한 경험이 축적돼 있어서 어렵진 않을 것 같다. 당시 수원문화재단이 250명 규모였는데 지금은 50여 명 정도이니 더 효율적이고 세심하게 관리해 훌륭한 문화 일꾼으로의 양성이 가능할 거로 본다”

▲ 김승국 이사장의 인생에서 문화예술이 어떤 영향을 끼쳤나?

“사람은 꿈을 가져야 한다고 하는데 난 고등학교 때부터 그 생각을 가져왔다. 지금도 진행 중이어서 고등학교 때 시작한 시를 여전히 쓰고 있어요. 월간지 ‘공간’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건축, 미술, 문학, 예술 영역 전체를 폭넓게 이해할 수 있었고, 예술학교 교사, 연구소 운영 등 한평생 문화예술에 몸담아왔다고 자부한다. 지금의 날 만든 게 문화예술이었던 셈이다”

▲ 김승국 이사장의 삶을 지탱해 온 힘은 무엇이었나?

“스스로 ‘내 환경분석’을 자주 하는 편이다. 그래서 얻어진 결론은 ‘난 부족한 사람이구나’라는 것이었다. 학벌, 집안, 잘하는 것 등을 생각해보면 무엇하나 뛰어난 게 없더라. 그게 내 삶의 동력이 됐다. 부족함을 알기에 남들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고, 무슨 일을 하더라도 밤을 지새우며 준비해 완전한 세팅을 하려 노력했다. 남들이 한 시간이면 준비하는 일을 난 4, 5시간 동안 더 세심히 준비했다. 그 힘으로 지금까지 온 것 같고, 운이 좋아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났다. 그 사람들이 날 많이 도와줬는데 내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아무도 내게 다가오지 않는다는 것과 진실하지 않으면 금방 알아챈다는 걸 배우게 됐다. 그 때문에 만남에서는 늘 진실하려고 노력한다”

▲ 이사장께서 생각하는 ‘문화예술’이란 무엇인가?

“전쟁 중에도 꽃은 핀다는 말처럼 생과 사를 오가는 과정에서도 문화예술의 힘은 크게 작용한다고 본다. 평소 김구 선생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혼란스럽고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애를 쓰던 시기 ‘문화 강국을 꿈꾼다’고 하신 그 말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문화의 역할은 사람들에게 미적 향유를 통해 행복감과 힐링을 주는 역할도 있지만 한 사회를 뭉치고 통합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촛불집회에서 공연이 없었다면 장기간 추위를 견디며 촛불을 들지 못했을 거라고 본다. 또 5~7세 시기에 문화예술을 경험하면 인성, 감성, 창의력 등에 큰 힘이 된다. 나중에는 ‘태양의 서커스’처럼 문화는 산업적 힘도 지녔다. 지금이 문화에 투자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10년 문화예술은 복지의 큰 축을 차지할 것이다”

▲ 노원문화재단이 구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나?

“7월11일 노원문화재단이 출범하면 노원구의 문화와 관련된 공동 협의체를 구성할 생각이다. 문화도 민주주의로 가야한다고 생각한다. 문화재단에서 홀로 기획하고 진행하는 게 아니라 공동 사고하고 협의하며 만들어 가려고 한다. 같이 모여 협의를 하다보면 속도는 느리겠지만 그렇다고 서둘러 갈 일은 아닌 것 같다. 그게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구민들이 문화재단이 뭐 하는 곳인지 궁금해하지 않도록 투명하게 오픈하고 상의해 가며 나아가려 한다. 답은 늘 현장에 있으니 구민들과 많이 스킨십 할 생각이다”

▲ 노원문화재단이 구에서 어떤 역할을 하길 바라나?

“존레논의 ‘이매진 (imagine)’의 가사를 정말 좋아한다. 평화와 하나됨을 노래하기 때문이다. 또 불암산에 ‘더불어 숲’이라는 공간의 이름도 정말 좋은 말이라고 생각한다. 산에는 아름다운 꽃만 피어나는 건 아니다. 다양한 꽃이 모여 꽃밭을 이루고, 나무들이 모여 숲을 이루는 것처럼 다 모여서 세상을 이루는 것이다. 노원구라는 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게 하는 역할을 노원문화재단이 했으면 한다”

▲ 이사장으로서의 각오를 밝혀달라

“내 임기 중에 노원문화재단이 재단으로서 엔진이 정확히 움직일 수 있게 완성하고, 구축시키는 일을 할 생각이다. 다른 문화재단이 하는 일을 그대로 베끼는 게 아니라 교과서를 써 나갈 것이다. 문화재단의 시작을 정리하고 기본 원론에 충실한 문화재단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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