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드라마 '안투라지' 포스터 리메이크 작품의 원작이 일본에서 최근 미국, 영국 드라마로 확대되고 있다. 문화적 차이가 분명한 만큼 그 간극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미국 드라마인 ‘안투라지’를 리메이크한 작품의 실패 사례는 한국 정서에 맞는 적절한 각색의 중요성을 지적케 했다.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 문을 연 ‘안투라지’는 첫 회 시청률 2.5%로 시작해 2회 만에 1% 대로 추락했으며, 결국 0%대를 전전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연예인 영빈과 그를 톱스타로 만드는데 올인한 매니지먼트 대표, 또 톱스타가 된 영빈에게 인생을 건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안투라지’는 조진웅, 서강준 등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 화제성 또한 처참했다. 비슷한 시기 방송한 ‘굿 와이프’는 정반대의 결과를 받았다. 먼저 검사 남편이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아내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변호사로 복귀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굿 와이프’는 원작이 보여준 탄탄함을 그대로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방송 내내 6%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성공 사례를 남겼다. 두 드라마를 성공 여부를 나눈 것은 공감의 유무였다. ‘굿 와이프’가 당초 불륜이라는 자극적 소재가 통할 수 있을지 우려했지만, 이는 국내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는 내용은 아니었다. 또 이것이 로펌 내 권력 관계와 법정 스릴러 등 장르와 절묘하게 얽히며 시청자들을 설득시켰다. 전도연과 유지태, 윤계상 등 배우들의 열연도 몰입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굿 와이프’ 제작진은 제작발표회에서 “원작 드라마가 한국적인 정서가 있는 독특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하며 “이미 한국에서 법정 드라마와 영화가 제작됐기 때문에 이질감이 들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국내 정서와의 유사함을 강조했다. 반면 ‘안투라지’는 할리우드와 국내 연예계의 정서 자체가 다름을 고려하지 않았다. 여기에 원작은 솔직하고 과감함이 장점인데, 15세 관람가인 한국 ‘안투라지’에서 이 맛이 살아날 리 만무했다. 사진=드라마 '나쁜형사' 포스터 최근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국내 정서를 고려한 각색과 장르적 장점을 강조한 쾌감 사이에서 적절한 줄타기를 위해 노력 중이다. 먼저 영국 드라마 ‘루터’를 리메이크 한 ‘나쁜 형사’는 ‘따로 또 같이’를 강조했다.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서는 나쁜 짓도 서슴지 않는, 선과 악의 경계에 서 있는 주인공 형사와 그와 미묘한 감정을 주고받는 천재 사이코 패스의 성격을 유지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까지 불사하며 장르의 맛을 살린 것이다. 반면 주변 인물들에게 한국적인 정서를 부여했다. 라이벌 형사 전춘만, 존경심을 가지고 따르는 후배 형사 차선우, 이혼을 앞둔 아내 김해준, 연쇄 살인마 장형민 등 여느 범죄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캐릭터들을 통해 익숙함을 불어넣었다. 미국 드라마를 가지고 온 ‘슈츠’도 마찬가지다. 빠른 전개와 촘촘한 사건이 주는 완성도는 그대로 유지하되 한국적인 캐릭터로 낯선 느낌을 탈피했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고연우는 드라마 초반 발렛 파킹 등을 전전하며 기회를 얻지 못하는 등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내 한국적 색채를 더했다. 김진우 PD는 제작발표회에서 “흉내를 내지 말고 해석을 하자고 생각했다. 지나치게 한국화 시켜서 원작의 정서를 헤쳐서도 안됐고, 그 반대의 경우도 조심해야 했다”고 했다. 영국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라이프 온 마스’ 또한 원작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경이 되는 과거 재현을 완전히 한국화 해 각색의 좋은 예가 됐다. ‘라이프 온 마스’는 80년대 옷차림과 음악, 말투 등을 그대로 녹여냈고, 이는 드라마의 매력을 높이는 데 크게 일조했다. 한국화의 중요성은 실패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비밀을 가진 네 여자와 그들에 얽힌 남자들의 뒤틀린 관계를 다룬 미스터리 관능 스릴러 ‘미스트리스’가 원작이 보여준 파격적인 설정을 그대로 가지고 와 실패한 사례와 비교하면 현지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미스트리스’는 불륜,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를 그대로 차용했지만 자극적이라는 평을 받으며 실패했다. 특히 반복된 베드신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영미권 리메이크는 장르물에 한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표현이 좀 더 자유로운 만큼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소재들이 즐비하다. 로컬화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View기획┃리메이크 드라마 ②] 미드 리메이크, ‘안투라지’ 이후 어떻게 자리 잡았나

장수정 기자 승인 2019.07.08 11:05 | 최종 수정 2139.01.14 00:00 의견 0
사진=드라마 '안투라지' 포스터
사진=드라마 '안투라지' 포스터

리메이크 작품의 원작이 일본에서 최근 미국, 영국 드라마로 확대되고 있다. 문화적 차이가 분명한 만큼 그 간극을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특히 미국 드라마인 ‘안투라지’를 리메이크한 작품의 실패 사례는 한국 정서에 맞는 적절한 각색의 중요성을 지적케 했다.

미국 드라마 리메이크 문을 연 ‘안투라지’는 첫 회 시청률 2.5%로 시작해 2회 만에 1% 대로 추락했으며, 결국 0%대를 전전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차세대 스타로 떠오른 연예인 영빈과 그를 톱스타로 만드는데 올인한 매니지먼트 대표, 또 톱스타가 된 영빈에게 인생을 건 친구들의 이야기를 담은 ‘안투라지’는 조진웅, 서강준 등 화려한 캐스팅에도 불구, 화제성 또한 처참했다.

비슷한 시기 방송한 ‘굿 와이프’는 정반대의 결과를 받았다. 먼저 검사 남편이 스캔들과 부정부패로 구속되자 아내가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변호사로 복귀하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굿 와이프’는 원작이 보여준 탄탄함을 그대로 유지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방송 내내 6% 안팎의 시청률을 유지하며 성공 사례를 남겼다.

두 드라마를 성공 여부를 나눈 것은 공감의 유무였다. ‘굿 와이프’가 당초 불륜이라는 자극적 소재가 통할 수 있을지 우려했지만, 이는 국내 드라마에서도 볼 수 없는 내용은 아니었다. 또 이것이 로펌 내 권력 관계와 법정 스릴러 등 장르와 절묘하게 얽히며 시청자들을 설득시켰다. 전도연과 유지태, 윤계상 등 배우들의 열연도 몰입을 높이는 데 한몫했다.

‘굿 와이프’ 제작진은 제작발표회에서 “원작 드라마가 한국적인 정서가 있는 독특한 드라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하며 “이미 한국에서 법정 드라마와 영화가 제작됐기 때문에 이질감이 들지 않겠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국내 정서와의 유사함을 강조했다.

반면 ‘안투라지’는 할리우드와 국내 연예계의 정서 자체가 다름을 고려하지 않았다. 여기에 원작은 솔직하고 과감함이 장점인데, 15세 관람가인 한국 ‘안투라지’에서 이 맛이 살아날 리 만무했다.

사진=드라마 '나쁜형사' 포스터
사진=드라마 '나쁜형사' 포스터

최근 만들어지는 작품들은 국내 정서를 고려한 각색과 장르적 장점을 강조한 쾌감 사이에서 적절한 줄타기를 위해 노력 중이다.

먼저 영국 드라마 ‘루터’를 리메이크 한 ‘나쁜 형사’는 ‘따로 또 같이’를 강조했다. 나쁜 놈들을 잡기 위해서는 나쁜 짓도 서슴지 않는, 선과 악의 경계에 서 있는 주인공 형사와 그와 미묘한 감정을 주고받는 천재 사이코 패스의 성격을 유지했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까지 불사하며 장르의 맛을 살린 것이다.

반면 주변 인물들에게 한국적인 정서를 부여했다. 라이벌 형사 전춘만, 존경심을 가지고 따르는 후배 형사 차선우, 이혼을 앞둔 아내 김해준, 연쇄 살인마 장형민 등 여느 범죄 영화에서 볼 수 있었던 캐릭터들을 통해 익숙함을 불어넣었다.

미국 드라마를 가지고 온 ‘슈츠’도 마찬가지다. 빠른 전개와 촘촘한 사건이 주는 완성도는 그대로 유지하되 한국적인 캐릭터로 낯선 느낌을 탈피했다. 천재적인 두뇌를 가진 고연우는 드라마 초반 발렛 파킹 등을 전전하며 기회를 얻지 못하는 등 청년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담아내 한국적 색채를 더했다. 김진우 PD는 제작발표회에서 “흉내를 내지 말고 해석을 하자고 생각했다. 지나치게 한국화 시켜서 원작의 정서를 헤쳐서도 안됐고, 그 반대의 경우도 조심해야 했다”고 했다.

영국 드라마를 리메이크 한 ‘라이프 온 마스’ 또한 원작의 틀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배경이 되는 과거 재현을 완전히 한국화 해 각색의 좋은 예가 됐다. ‘라이프 온 마스’는 80년대 옷차림과 음악, 말투 등을 그대로 녹여냈고, 이는 드라마의 매력을 높이는 데 크게 일조했다.

한국화의 중요성은 실패 사례에서도 찾을 수 있다. 비밀을 가진 네 여자와 그들에 얽힌 남자들의 뒤틀린 관계를 다룬 미스터리 관능 스릴러 ‘미스트리스’가 원작이 보여준 파격적인 설정을 그대로 가지고 와 실패한 사례와 비교하면 현지화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미스트리스’는 불륜, 살인 등 자극적인 소재를 그대로 차용했지만 자극적이라는 평을 받으며 실패했다. 특히 반복된 베드신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영미권 리메이크는 장르물에 한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표현이 좀 더 자유로운 만큼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소재들이 즐비하다. 로컬화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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